Exhibition in Daegu & Busan
제3회 아트쇼부산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영남의 대표 미술관과 갤러리가 올여름 더위를 잠시 잊게 해줄 야심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중국의 대표 현대미술 작가 장샤오강의 대규모 전시부터 흔히 접할 수 없던 독일 작가들의 사진전,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대가 하종현 작가 개인전까지 개성 강한 12색 전시.
사진 공정현
<아트쇼부산 2014>
기간 4월 18일~4월 21일
문의 051-740-3530
지역성, 그것은 한 지역을 다른 곳과 구별하는 특별한 무기인 동시에 외부로부터 고립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기도 한다. 지난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아트쇼부산은 전자에 가깝다. 푸른 바다를 품은 자연환경과 해안을 따라 늘어선 마천루 그리고 영화의전당과 수영만요트경기장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갖춘 부산은 미술을 즐기는 데 안성맞춤인 도시. 아트 페어와 함께 이 아름다운 도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아트쇼부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트쇼부산 2014는 개최 전날 들려온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관람객들이 보인 예술 작품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무척 뜨거웠다. 가장 큰 이유는 갤러리스트들조차 “눈이 즐겁다”고 할 만큼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기 때문.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걸작부터 이우환, 이강소 등 국내 거장의 작품까지, 그 모든 마스터피스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부산에선 그리 흔치 않다.
‘앤디 워홀 이후 가장 대중적인 팝아트 작가’ 줄리언 오피는 신사동과 사당동의 풍경을 포착해 그림에 옮겼는데, 이번 아트 페어에는 그중 ‘워킹 인 신사동’을 출품했다. 이 밖에도 독일의 최 앤 라거 갤러리, 일본의 갤러리 야마키 같은 굵직한 해외 갤러리와 김종학·이우환·김창열 등 한국 대가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 조현화랑, 줄리언 오피의 작품으로 부스를 가득 채운 국제갤러리를 포함한 국내 파워 갤러리 부스는 아트 컬렉터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어느 때보다 풍성한 작품을 출품한 이번 아트쇼부산은 판매 작품의 총액 85억 원에 이르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21일 막을 내렸다. 아트쇼부산 홍성영 스페셜리스트는 “안목을 키운 컬렉터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백남준, 김종학,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품이 다량 판매되어 아트쇼부산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며 아트쇼부산이 부산의 미술 시장과 컬렉터층을 넓히는 데 기여했음을 피력했다.
아트쇼부산은 올해 새로운 미술 축제도 펼쳤는데, 특히 부산의 작가와 비영리 전시 공간을 끌어안은 점이 돋보였다.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벡스코 영 아티스트 어워드’, 김대홍·장만영·사타 등 주목받고 있는 부산 출신 작가의 작품을 모은 ‘아트 악센트’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미술 시장의 확장에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부산다운 것과 현재 미술계 최전선의 경향을 함께 만나고 느낄 수 있었던 아트쇼부산. “올해의 성공을 바탕으로 명실상부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비엔날레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 예술 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아트쇼부산의 의지는 이미 실현된 듯하다.
이동기, Bubbles, 2008-2011
리안갤러리 <이동기+김현수>전
기간 5월 22일~7월 5일
문의 053-424-2203
여름에 어울리는 밝은 느낌의 전시를 보고 싶다면 리안갤러리에 들러보자. 동화 속에 등장할 것 같은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을 조각하는 김현수 작가와 ‘한국 팝아트의 원조’라고 불리는 이동기 작가의 작품을 한곳에 모았다. 알록달록한 색채와 일러스트 같은 표현 때문에 언뜻 어릴 때 보던 만화 같기도 하지만 작품을 통해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성찰하는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하종현, Conjunction 95-005, 1995
우손갤러리 <하종현>전
기간 5월 29일~8월 15일
문의 053-427-7736
하종현 작가는 캔버스의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독특한 ‘배압법’을 이용해 추상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구작부터 최신작까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이번 전시는 같은 시리즈의 작품일지라도 그린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흥미롭다. ‘접합’ 시리즈를 보면, 1970년대 작품은 거친 질감이 돋보이지만 1980년대 작품은 캔버스에 물감을 누르는 힘을 고르게 분배해 균일하고 세밀한 느낌을 준다.
장이규, 松, 2012
갤러리제이원 <장이규>전
기간 6월 3일~6월 14일
문의 053-252-0614
여름에 어울리는 푸른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장이규 작가의 개인전. 작가는 주로 전나무와 소나무를 화폭에 담아 이른바 ‘소나무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겨울에도 푸름을 유지하는 소나무의 매력에 심취한 덕분이다. 앉아서 소나무를 바라보는 것처럼 낮은 구도의 풍경을 묘사한 것이 독특하고, 짙고 선명한 색채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서옥순, Emotion, 2013
아트스페이스펄 <서옥순>전
기간 6월 10일~6월 30일
문의 053-651-6958
캔버스와 실의 묘한 조합. 서옥순 작가는 캔버스의 앞뒤를 오가며 한 땀 한 땀 실을 꿰어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독일 유학 시절 회화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바늘과 실을 접했고, 그 후 실을 매개체로 자신의 내면 세계를 표현해왔다. 끊임없이 격자 모양으로 교차시켜 촘촘해진 실이 만든 이미지는 단순하면서도 빠져들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준다.
장샤오강, Bloodline:Big Family, No.1, 1996
대구미술관 < Zhang Xiaogang, Memory +ing >전
기간 6월 13일~9월 10일
문의 053-790-3000
지난해 관람객 33만 명을 기록한 <쿠사마 야요이>전에 이어 대구미술관이 또 한 번 대규모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주인공은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대표 작가 장샤오강.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뒤섞여 혼란스럽던 중국 근대기에 성장한 그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초현실적 분위기로 담아낸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조각, 설치, 페인팅 등 1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국제 미술 시장에서 가장 ‘핫한’ 중국 작가 장샤오강의 작품 세계를 직접 확인해보자.
임창민, Into the Frame Series#4, 2013
갤러리분도 <임창민>전
기간 6월 23일~7월 19일
문의 053-426-5615
미디어 아티스트 임창민은 작품을 통해 사진과 영상 등 여러 가지 미디어 장르를 결합하는 작가. 이번 전시의 대표작 ‘Into the Frame’ 시리즈는 창이 있는 공간을 촬영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움직이는 영상을 더했다. 작품 속 창틀은 마치 액자 틀처럼 보여 회화, 사진, 영화적 특성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움직이는 풍경에선 주로 잔잔한 파도 같은 평온한 장면을 연출해 시간의 흐름을 강조했다.
클라우디아 훼렌켐퍼, Armor, 2011 / ⓒ Claudia
Fahrenkemper,Armor, W 03-11-2, 100×125cm, 2011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컨템포러리미술관
< Sehen Zen 시선視禪 >전
기간 5월 10일~7월 30일
문의 051-746-0055
고은미술관이 베르나르 포콩 전시에 이어 두 번째 해외 교류전으로 독일의 현대사진 작가를 소개한다. 클라우디아 훼렌켐퍼와 요제프 스노블은 대상의 객관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사진가의 주관을 표현하는 주관주의 사진을 작업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훼렌켐퍼의 최신작 ‘아르모르(Armor)’, 스노블의 ‘카니발’ 시리즈 등 총 170여 점을 선보인다. 훼렌켐퍼의 작품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스노블의 작품은 고은컨템포러리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원,맨드라미, 2014
조현화랑 <지평선이 되다>전
기간 5월 23일~6월 22일
문의 051-747-8853
‘맨드라미 화가’ 김지원의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장 벽면을 수많은 맨드라미로 가득 채워 마치 맨드라미 화원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것. 작업실 앞마당에서 직접 맨드라미를 기르는 작가는 맨드라미의 성장과 소멸 과정을 관찰하며 깨달은 삶과 죽음,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맨드라미’ 연작을 포함해 총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천경자, 황금의 비, 2006
갤러리이배 <천경자>전
기간 6월 11일~7월 27일
문의 051-746-2111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작가 천경자의 판화전. 작가는 화려하고 이국적인 색채로 자연과 꽃, 여인의 모습을 담아내며 순수한 원시에 대한 향수 또는 환상을 표현했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인은 단순한 작품 소재가 아니라 작가의 모습을 투영한 분신이다. 아마도 그녀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과 동경의 세계를 나타낸 것이 아닐까?
변대용, 고양이들, 2014
미부아트센터 <변대용>전
기간 6월 11일~8월 10일
문의 051-243-3100
변대용 작가의 작품을 본 첫인상은 귀엽고 판타지 같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의 매끈하고 둥그런 조각은 생명 없는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표정 없는 얼굴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는 화려한 조형물을 통해 그늘진 현대사회의 이면과 개인이 품고 있는 상처를 비추려 했다고 말한다.
유은석, 코페라하우스, 2013
맥화랑 <김현엽, 유은석>전
기간 7월 2일~7월 13일
문의 051-722-2201
맥화랑이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신진 작가 2명의 합동 전시를 준비했다. 김현엽 작가는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감정적인 폭력 행위인지 보여주기 위해 전쟁 상황을 조형물로 만들고 군인들이 축제를 벌이는 것처럼 연출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회화나 오브제로 표현하는 유은석 작가는 조롱하듯 건물에 변형을 줌으로써 사회적 이슈, 환경문제 등을 제기한다.
유대영, Alice in weird Land, 2013
갤러리아트숲 < wacky >전
기간 7월 3일~8월 2일
문의 051-731-0780
‘국찌니빵’ 캐릭터 디자인, 뮤직비디오 연출 등 다양하고 독특한 경력을 지닌 유대영 작가. 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를 동양화 배경에 등장시켜 우리에게 익숙한 대상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차용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낸다. 노랑, 빨강 등 화려한 색채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모니터에 작품을 띄우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전시는 지루할 틈이 없다.
에디터 신숙미(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