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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억 명이 시청한다는 인기 스포츠 F1. 하지만 그런 F1도 한국에서는 비인기 종목일 뿐이다. 즐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포뮬러 원(Formula One), 즉 F1은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네 차례 열린 적이 있어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모터스포츠 역사가 짧아 폭넓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F1을 포함해 모터스포츠에서 좀처럼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F1은 경기마다 수만에서 수십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고, TV를 통해 전 세계에서 생중계를 보는 사람이 수천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F1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은 이유는 재미없기 때문이 아니다. 보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다. 사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F1 세계를 이해하고 즐기기 어렵다. 그러나 농구나 축구, 야구 같은 인기 스포츠처럼 일단은 관심을 갖는 것이 우선이다. 모터스포츠도 엄연한 스포츠이므로, 우승하기 위해 펼치는 참가자들의 경쟁이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F1을 재미있게 즐기려면 먼저 경쟁이 어떤 규칙 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펼쳐지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응원할 팀과 선수를 정하면 재미는 한층 커진다. 그런 과정을 거쳐 조금씩 많은 것을 알아나가면 어느새 F1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우선 F1은 기본적으로 1년을 단위 시즌으로 치르는 자동차 경주 선수권대회다. 한 시즌은 대개 3월부터 11월까지 세계 각지의 서킷을 돌며 치르는 20여 차례의 개별 경기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랑프리(grand prix)라고 부르는 개별 경기만 봐도 좋지만, 시즌 전체를 보며 시즌 순위가 바뀌는 과정을 함께 봐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즌에는 10여 개의 팀이 각자 경주차를 만들고 드라이버를 고용해 F1에 참가한다. 서킷과 경주차, 드라이버, 진행과 안전 등 경기에 관련된 모든 사항은 F1 주관 단체인 FIA가 엄격하게 지정하고 시험한다. F1이 최고의 모터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 경기와 관련된 규정이 국제 규모의 모터스포츠 가운데 가장 철저하고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그랑프리는 연습 주행과 예선, 결승을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한다. 이렇게 3일간 진행하는 일정을 레이스 위크엔드(race weekend)라고 한다. 결승에서 출발 순서는 세 번에 걸쳐 단계별로 진행하는 예선을 통해 정해진다. 예선에서 코스 주행 기록이 빠른 순서대로 결승 때 앞쪽에서 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예선에서의 경쟁도 무척 치열하다.
그랑프리에는 팀마다 2명의 드라이버가 각자 경주차를 몰고 출전한다. 그랑프리마다 드라이버들은 정해진 횟수만큼 서킷을 달리고, 가장 먼저 횟수를 채워 결승선을 통과한 드라이버가 우승자가 된다. 그리고 그랑프리에서 순위별로 1위 25점부터 10위 1점까지 드라이버에게 점수가 주어지는데, 이 점수를 한 시즌 동안 합산해 가장 많은 점수를 챙긴 이가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이 된다. 또한 팀 드라이버들의 점수를 합산한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시즌 컨스트럭터 챔피언이 된다.
F1 팀은 두 분야의 챔피언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 개별 그랑프리에서는 물론 시즌 전반에 걸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팀 감독은 드라이버들의 실력이나 운전 습관, 경기 중 생길 수 있는 여러 변수와 다른 팀의 경기 진행 상황 등을 파악해 시기에 맞춰 전략을 세우고 드라이버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드라이버들은 팀이 컨스트럭터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다른 팀 드라이버들과 경쟁하면서 드라이버 챔피언을 놓고 팀 내 다른 드라이버와도 경쟁한다. 이처럼 입체적인 경쟁 구도가 F1의 가장 큰 재밋거리다.
문제는 처음 F1을 접하면 경기 중 휙휙 지나가버리는 경주차가 어느 팀의 어느 드라이버인지 알아보기 어려워 난감하다는 점이다. 그럴 때에는 경주차의 색깔과 무늬(리버리)로 팀을, 경주차에 표시한 엔트리 넘버와 헬멧 색깔로 드라이버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팀은 은색과 검은색, 녹색을 칠한 경주차를 타고, 엔트리 넘버 44번인 루이스 해밀턴과 6번인 니코 로스베르크는 각각 흰색과 검은색, 검은색과 은색을 칠한 헬멧을 쓴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만 알고 싶으면 팀 웹사이트를, 다른 팀 경주차와 드라이버까지 알고 싶으면 F1 관련 주요 웹사이트에서 시즌 개막 즈음에 공개하는 스포터스 가이드(spotters guide)를 참고하면 된다.

경기 중에는 의무적으로 타이어를 교체하게 되어 있다. F1에서 쓰는 타이어는 접지력에 따라 마른 노면용 다섯 종류와 젖은 노면용 두 종류가 있고, 결승에서는 그중 두 종류 이상을 반드시 써야 한다. 어떤 타이어를 쓰고 언제 교체할지는 날씨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서킷 표면 상태와 경기 전략에 따라 팀 감독이 정한다. 타이어 교체 시간도 경기에 포함되는 만큼 순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유리한 시기에 최대한 빨리 타이어를 교체하고자 하는 팀 전략과 순위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 애쓰는 드라이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경기 중에 일어나는 사고 등 여러 변수도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준다. 사고가 일어나면 경기 운영 요원들이 다른 차가 사고에 휘말리지 않도록 경고하는 의미의 노란 깃발을 흔든다. 노란 깃발은 사고 난 장소가 정리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데, 그동안 그 구간을 지나는 차들은 속도를 줄여야 하고 앞차를 추월할 수 없다. 간혹 대형 사고가 나서 구난 장비를 동원하거나 구급차가 출동할 때에는 세이프티 카(safety car)가 투입되고, 모든 경주차가 추월할 수 없는 상태로 세이프티 카의 뒤를 따라 서행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뒤처져 달리던 차들이 앞차와의 간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사고 현장이 정리된 뒤 세이프티 카가 빠지면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사고는 당사자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경기를 보는 사람에게는 박진감을 더해 F1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밋거리이기도 하다. 올해는 3월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첫 경기를 시작으로 11월 27일에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21차례의 경기 일정이 잡혀 있다. 올 시즌에 F1에 출전한 팀은 모두 11개다. 즉 22명의 드라이버가 우승컵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7월 말까지 선두는 2014년 이후 컨스트럭터 챔피언을 유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팀이고, 소속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과 니코 로스베르크가 드라이버 선수권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주차와 드라이버 모두 뛰어난 팀인 만큼 올해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F1 전통의 강호인 페라리와 레드불 레이싱의 추격도 만만찮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으므로 지금부터 팀과 드라이버의 면면을 살피고 응원하는 것도 좋다.

에디터 | 이기원 (lkw@noblesse.com)
글 |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사진 | Getty Images 사진 제공 | 페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