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ndi Plays with Design
펜디를 애용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탁월한 디자인과 퀄리티는 기본이고 ‘재미있는’ 브랜드라 입을 모은다.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기발함을 더하기 때문이다. 영역을 넘나드는 펜디의 참신함을 엿볼 수 있는 장소가 한 군데 더 있다. 매년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는 펜디의 창의성이 극대화되는 흥미로운 장면이다.
디자인 마이애미에 위치한 펜디 부스 전경. 심플한 책장이 인상적이다.
디자인 마이애미에 위치한 펜디 부스 전경. 심플한 책장이 인상적이다.
디자인 마이애미에 위치한 펜디 부스 전경. 심플한 책장이 인상적이다.
디자인 마이애미에 위치한 펜디 부스 전경. 심플한 책장이 인상적이다.
디자인 마이애미에 위치한 펜디 부스 전경. 심플한 책장이 인상적이다.
수직 조명과 어우러진 컨버세이션 피스
왠지 모를 나른한 어감 때문인지, 마이애미는 휴양지 아니면 미드에 단골로 등장하는 도시로 기억된다. 얼마 전까지는 누구도 마이애미를 ‘디자인’ 또는 ‘아트’와 연결해 생각하지 않았다. 디자인 마이애미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고, 같은 기간에 열리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가 세력을 확장하며 전 세계 부호들을 따뜻한 도시로 불러들이는데 말이다. 그리하여 최근 마이애미를 다녀온 사람들은 마이애미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디자인과 아트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도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마이애미에 간다는 건 그리 (아시아의 관점에서) 간단치 않은 일이다. 우선 뉴욕까지 간 다음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마이애미에 내리기까지 대략 만 하루가 소요된다. 쌀쌀하고 부산스러운 뉴욕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야자수가 펄럭이고, 뜨끈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감싸는 도시. 코트로 무장한 에디터가 민망할 정도로 가벼운 옷차림의 신사숙녀가 칵테일을 즐기는 모습이 마이애미의 첫인상이었다.
다음 날 아침, 디자인 마이애미를 보기 위해 호텔을 나서자 전날 저녁의 느슨함을 없앤 도시는 긴장한 모습으로 에디터를 반긴다. 미국에서도 보행자가 많기로 유명한 도시답게 뛰거나 거니는 등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많다. 전시가 열리는 곳은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센터 뒤편의 특별 텐트. 흰색 텐트가 눈이 부실 정도로 청명하고 강렬한 햇살을 반사했다.
7회째 디자인 마이애미에 참가하는 펜디. 브랜드가 보유한 제품군을 뛰어넘어 ‘전혀 새로운 창조’에 집중하는 펜디의 행보는 관람객의 찬사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올해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듀오 디모레 스튜디오(Dimore Studio)와 협업해 ‘로마의 거실(Roman Lounge)’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다. 심플한 선과 세련된 컬러를 사용해 호텔, 레지던스,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는 물론 설치 작품도 선보이는 젊은 디자이너 듀오인 디모레 스튜디오. 에밀리아노 살치(Emiliano Salci)와 브리트 모란(Britt Moran)이 표현한 로마의 거실은 벽을 따라 이어진 수평 방향, 위쪽에서 내려오는 수직 방향의 2가지 조명, 수평 조명과 같은 색상의 책장, 컨버세이션 피스라 불리는 커다란 사각 탁자와 의자 2개, 데이 베드, 그 밑에 깔린 그레이 컬러 카펫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이질적인 소재의 결합으로 그 아름다움이 깊어졌다. 질감이 살아 있는 레더와 밍크 등을 이용한 제품은 실용적이면서도 오브제 같은 오라를 풍긴다. 전반적으로 펜디를 연상시키는 옐로 컬러를 사용하고 아스팔트, 그레이, 다크 브라운 등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특히 수평 조명, 수직 조명, 책장, 사각 탁자 등에는 산화 처리한 황동을 사용해 미래적이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선사했고, 깎은 밍크를 사용한 데이 베드와 회색에 노란색 털실로 펜디의 셀러리아 스티치를 넣은 카펫은 펜디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젊은 디자인 듀오는 자신들의 색채에 펜디의 디테일을 더해 유니크하면서 오트 쿠튀르적인 로마의 거실을 완성했다.
2014년으로 10회째를 맞은 디자인 마이애미는 역사적이고 동시대적 디자인의 교류를 상징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을 위한 페어로, 펜디를 포함한 35개의 이색적인 갤러리가 참여해 주로 가구, 오브제 등을 선보인다. 매년 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리는 디자인 마이애미는 아티스트가 직접 관람객을 만나는 디자인 토크를 비롯해 디자인 큐리오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마이애미의 핫 플레이스인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디자인 마이애미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 세계의 예술가, 컬렉터, 건축가, 갤러리스트 등으로 가득했다. 레스토랑 주위로는 프레스티지 브랜드의 독창적 쇼윈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조만간 오프닝을 알릴 브랜드와 갤러리가 눈에 띈다. 도시 전체가 아트와 디자인을 향해 달려가는 형상이랄까. 일행은 펜디와 디자인 마이애미의 협업이 아트 도시로의 진행 속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과연 에디터만의 지나친 확신일까?
디모레 스튜디오의 디자이너와 함께한 CEO 피에트로 베카리.
Talk with Pietro Beccari, Chairman & CEO of Fendi
디자인 마이애미에 일곱 번째 참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마이애미에 어떤 목적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과 펜디는 오랜 친구와 같습니다. 펜디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하죠. 우리의 전통과 컨템퍼러리가 만나는 중요한 기회로 여기며,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데 만족합니다.
디모레 스튜디오와의 작업은 만족하나요? 디모레 스튜디오가 선보인 로마의 거실은 펜디의 특징과 디모레 스튜디오의 감각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디모레 스튜디오와는 3년 전 파리의 갤러리에서 처음 만났고, 그때부터 관계를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펜디는 가구에서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알다시피 펜디 까사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마이애미에 첫 번째 펜디 레지던스를 만들 계획도 있습니다. 2016년 완공 예정인 이 레지던스는 말 그대로 펜디 스타일로 완성될 것입니다. 왜 마이애미냐고요? 이곳을 보세요. 디자인과 아트가 이처럼 융성한 도시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향후 좀 더 집중하고자 하는 아이템이 있나요? 펜디는 까사 외에도 모피, 의류, 슈즈, 레더 액세서리, 키즈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이템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하는 브랜드입니다. 향후에는 의류와 슈즈에 좀 더 집중할 것입니다.
펜디는 항상 문화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펜디는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지만 의무적으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패션은 문화의 하나며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한국의 한강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현대적이면서 전통을 지닌 브랜드를 문화와 역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나날이 영역을 넓혀가는 아트는 브랜드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까요? 디지털을 이용한 협업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은 프레스티지 브랜드와 아트 분야에서 모두 중요한 매개체로 인식되기에 디지털을 이용한 두 분야의 협업이 활발해질 것입니다.
펜디를 몇 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한마디로 특별합니다. 하이엔드 브랜드로서 뛰어난 품질과 장인정신을 갖추면서도 유머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러한 반전의 매력이 펜디가 사랑받는 이유인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아티스트인 폰타나, 카스틸리오네, 만초니 등을 좋아합니다. 모두 이탈리아 디자인의 부흥기를 이끈 사람들이죠.
Fendi in Design Miami
지난 7년간 디자인 마이애미를 장식한 펜디의 야심 찬 도전
크래프트 펑크(Craft Punk), 2009
지속 가능한 개발과 개인주의를 주제로 선보인 퍼포먼스. 펜디의 거대한 아틀리에에서 동시대 디자이너들과 펜디의 장인들이 관람객의 눈앞에서 직접 제작 과정을 시연했다. 참여 작가로는 이광호, 사이먼 하산, 사라 베커 등이 있다. 특별히 밀라노의 가구 박람회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모던 프리미티브스(Modern Primitives), 2010
유명한 건축사무소인 아랜다/래쉬와 함께한 프로젝트. 가구와 과장된 크기의 미네랄을 연상시키는 오브제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가 고급스러운 재료를 만나 새로운 오브젝트로 변하는지, 딱딱하고 부드러운 물질이 서로 만나는 과정을 살펴보는, 즉 건축과 패션의 만남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s), 2012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마르텐 데 퀴라에르와 함께한 작업으로 디자이너는 펜디의 대표적인 페퀸(pequin) 모티브에서 영감을 받았다. 펜디의 풍부한 유산인 추상적인 직선과 기하학적인 형상화를 기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래커 처리한 나무판과 나무 그루터기, 핸드메이드로 완성한 가죽판을 대비시키는 방식 등으로 표현했다.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2013
장식 예술의 대가 마리아 퍼게이가 만든 몽환적 공간은 스테인리스스틸, 레더, 목재, 퍼가 자유롭게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연에 경의를 표하는 퍼를 이용한 리미티드 에디션, 상감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강렬한 존재감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다.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2013
장식 예술의 대가 마리아 퍼게이가 만든 몽환적 공간은 스테인리스스틸, 레더, 목재, 퍼가 자유롭게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연에 경의를 표하는 퍼를 이용한 리미티드 에디션, 상감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강렬한 존재감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다.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2013
장식 예술의 대가 마리아 퍼게이가 만든 몽환적 공간은 스테인리스스틸, 레더, 목재, 퍼가 자유롭게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연에 경의를 표하는 퍼를 이용한 리미티드 에디션, 상감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강렬한 존재감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다.
Talk with Dimore Studio
펜디와 협업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입니까? 로마와 이탈리아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만들고, 펜디만의 장인정신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펜디를 상징하는 컬러인 노란색을 사용하고, 스티치 등으로 디테일을 강조했습니다.
디모레 스튜디오는 설치물부터 호텔, 레스토랑, 레지던스 등 다양한 분야를 디자인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대답은 아니지만, 모두 중요합니다.
디자인을 할 때 드러나는 디모레 스튜디오만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특정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컬러를 사용하고, 심플한 선을 추구하죠. 모호한 그레이, 퍼플, 그린 등이 대표적입니다.
가죽과 밍크 등 이질적인 소재를 조합해 사용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가죽은 좋아하는 소재로 평소에도 자주 사용합니다. 셀러리아 가죽과 밍크를 사용한 것은 펜디를 연구하다 보니 알게 된 거고요. 마무리는 장인정신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피카부 백 남성용을 들고 있네요. 펜디와 협업하게 됐을 때의 소감은? 우아하면서 컨템퍼러리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상반된 면이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당신들의 집은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합니다. 1940년대와 1950년대 스타일로 장식했습니다. 곧 모 잡지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우리만의 스타일을 담은 호텔을 갖고 싶습니다. 우리가 11년 전 처음 만나 의기투합해 일을 시작한 것처럼 열심히 하다 보면 이룰 수 있겠죠?
에디터 이윤정 (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