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Treasures in London #1
하이엔드 브랜드의 본고장으로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런던의 본드 스트리트. 올드본드 스트리트에서 뉴본드 스트리트로 이어지는 메인 거리와 그 주변에는 보물 같은 주얼러들이 터를 잡고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장 가치 높은 프레스티지 주얼리를 탐구해보는 시간.
첫 번째 주인공은 1951년 상표권을 잃고 여러 주인의 손을 거치며 방황의 시간을 보낸 후, 2007년에 드디어 오리지널 가문과 재회한 파인 주얼리 브랜드 파베르제(Fabergé)다.
#1 파베르제(Fabergé)
하이엔드 브랜드의 본고장으로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런던의 본드 스트리트. 올드본드 스트리트에서 뉴본드 스트리트로 이어지는 메인 거리와 그 주변에는 보물 같은 주얼러들이 터를 잡고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장 가치 높은 프레스티지 주얼리를 탐구해보는 시간.
첫 번째 주인공은 1951년 상표권을 잃고 여러 주인의 손을 거치며 방황의 시간을 보낸 후, 2007년에 드디어 오리지널 가문과 재회한 파인 주얼리 브랜드 파베르제(Fabergé)다.

1 Coronation Egg, 1897 2 Hen Egg, 1885
Image courtesy of the Forbes collection
파베르제, 과거와 오늘
제정러시아의 전설적 아티스트 주얼러 피터 카를 파베르제(Peter Carl Fabergé). 그는 보석 세공사인 아버지 밑에서 수련한 후 1882년 독자적으로 공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주얼리뿐 아니라 정교하고 예술성 높은 아트 오브제로도 유명한 파베르제 하우스는 황제 일가에 만들어준 호화로운 부활절 달걀 시리즈를 통해 명성을 떨쳤다.
1885년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3세는 황후 마리아 표도로브나(Maria Feodorovna)와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해 파베르제에게 부활절 달걀 장식품을 주문했다. 그가 만든 첫 달걀 안에는 금으로 세공한 암탉이 들어 있었다. 이를 받은 황후는 뛸 듯이 기뻐했고, 파베르제는 러시아 황실의 공식 금세공사로 임명됐다. 달걀 자체의 아름다운 디자인과 정교한 세공 기술도 감탄을 자아냈지만, 그 안에 더한 파베르제의 위트가 백미였다. 이후 매년 부활절이 돌아오면 황후는 “이번 달걀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라며 기대에 부풀었다는 후문. 1917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30여 년간 매해 제작한 50개의 파베르제 달걀은 오늘날 미국 포브스(Forbes) 가문이 소유했던 9개를 포함해 단 43개만 남아 있다. 파란만장한 로마노프왕조에 깃든 극적인 스토리와 ‘전 세계에 43개’라는 희소성으로 인해 간혹 경매에 등장할 때면 수백억 원을 호가할 정도로 컬렉터들이 갈망하는 독보적인 대상이 되었다.
21세기에 새롭게 거듭난 파인 주얼리 브랜드 파베르제는 100여 년 전 헤리티지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컨템퍼러리 주얼리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 하우스의 상징이던 정교한 에나멜링과 최고의 세공 기술, 엄격하게 선별한 유색 보석을 통해 다음 세대에 가보로 남을 만한 가치 있는 컬렉션을 전개 중이다.

모자이크 펜던트
1914년에 제작한 모자이크 부활절 달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모잠비크 루비, 사파이어, 차보라이트를 통해 세 가지 컬러 버전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선명한 색과 인비저블 세팅으로 정교하게 완성한 무결점의 완벽한 모자이크 패턴이 감상 포인트.

헤리티지 컬렉션
파베르제의 오리지널 마스터피스에서 영감을 받은 정교함과 기술적 완벽성을 자랑하는 컬렉션. 기요셰(guilloché)라는 기하학적 줄무늬를 새긴 에나멜링 기술이 핵심이다. 과거 제정러시아 황실을 상징하던 부활절 달걀 오브제가 여성들이 매일 착용할 수 있는 작은 로켓 펜던트로 거듭난 사실이 흥미롭다. 파베르제는 항상 ‘서프라이즈’ 요소로 오브제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달걀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기대하고, 개봉 후 깜짝 놀라는 그 순간을 중요하게 여긴 것. 이 펜던트 안에도 금과 에나멜, 보석으로 완성한 작은 동물 미니어처가 숨어 있다. 파베르제의 철학과 예술성, 장인정신, 독창성의 응집이자 현대 여성에게 선사하는 행운의 증표다.

파베르제 뱅글
요즘 유행하는 스태커블 팔찌에 파베르제의 감성을 담은 컬렉션이다. 오픈 형태의 뱅글은 화이트·옐로·로즈 골드로 제작하며 양 끝에는 파베르제의 상징적 달걀 모티브가 부착되어 있다. 파베르제가 사랑한 퀼팅 디자인과 파베 세팅을 적용했고, 선물용으로 메시지 각인이 가능하다. 화려한 유색 보석과 다이아몬드, 기요셰 에나멜링의 시너지 효과가 탁월하다.

쓰리 컬러스 오브 러브 컬렉션
레드(루비), 그린(에메랄드), 블루(사파이어) 3색 귀보석에 초점을 두고 예술적 독창성과 완벽한 장인정신을 조합해 탄생시킨 반지 시리즈다. 여기에 사용하는 원석은 아름다운 컬러와 광채 외에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채굴을 표방하는 광산 회사 젬필즈(Gemfields)에서 생산하는 모잠비크 루비와 잠비아 에메랄드를 취급하기 때문. 클래식하면서도 컨템퍼러리한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다.
글 윤성원(주얼리 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