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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Treasures in London] #4. Wartski

FASHION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런던의 본드 스트리트에는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앤티크 딜러가 다수 포진해 있다. 그중 몇 세대를 이어온 안목과 박물관급 아카이브를 자랑하는 워츠키(Wartski)에서 소장 가치 높은 19세기 유럽 주얼리 거장들의 작품을 만났다.

19세기는 과거에서 영감을 찾고, 먼 곳을 동경하며, 중세의 낭만을 그리워한 시대다. 수많은 복고풍 양식이 부활했고, 인간의 상상력을 총동원한 이국적인 물결로 뒤덮였다. 한편 사회 전반에 혁신을 몰고 온 산업혁명은 주얼리 분야에도 대량생산과 가격 인하를 초래했지만, 품질과 재료가 하향 평준화되는 문제를 낳았다. 기계가 숙련된 장인들의 일자리를 잠식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아트 주얼러’들의 활약이 점차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시대정신을 담은 이 거장들의 작품은 수준 높은 수공예의 결정체로 오늘날 장인정신의 손맛과 그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의 수집 열기를 자극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인 카스텔라니(Castellani)카를로 줄리아노(Carlo Giuliano)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관심으로 금세공 기법을 부각시켰고, 르네상스 모티브를 차용한 세밀한 에나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줄리아노는 런던에서 활동하며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금세공, 흑백 에나멜과 마름모꼴 펜던트를 시그너처로 발전시켰다.
클루아조네 에나멜링과 르네상스 양식, 자포니즘 디자인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팔리즈(Falize) 또한 복고풍 주얼리와 준보석, 에나멜, 금세공 위주의 예술성 높은 작품으로 나폴레옹 3세 시대에 명성을 쌓았다. 아버지 알렉시의 노하우를 계승한 루시앙 팔리즈는 아르누보 양식의 선구자로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아르누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름, 르네 랄리크(Rene Lalique)는 1890년 이후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 그의 상상력을 자극한 디자인 영감은 복고풍이 아니라 자연과 낭만적인 동화 그리고 자포니즘이었다. 비싸지 않은 소재로 여성의 나체를 고혹적이고 신비롭게 표현했으며, 그의 플리카주르 에나멜링은 지금까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러시아에서는 페테르 카를 파베르제(Peter Carl Faberge)가 1882년 독립 공방을 설립한 이후 뛰어난 기요셰 에나멜링과 세공력을 선보이며 예술성 높은 아트 오브제와 하이 주얼리로 이름을 떨쳤다. 황제 일가에게 만들어준 호화로운 부활절 달걀 시리즈와 함께 그의 명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워츠키(Wartski)
파인 주얼리와 아트 오브제, 파베르제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워츠키. 1865년 현 회장의 모계 쪽 증조부인 모리스 워츠키가 설립한 이후 에드워드 7세 국왕을 비롯한 다양한 고객층의 후원에 힘입어 성장했다. 2011년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의 반지,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의 결혼반지 등 현대 왕실의 주얼리도 다수 제작했다. 2015~2016년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서 개최한 전시〈Bejeweled Treasures〉를 단독 후원할 정도로 방대한 아카이브를 자랑한다.

 

윤성원(주얼리 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
사진 Wartski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디자인 임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