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Flyers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부호들에게 ‘시간은 돈’이다.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개인 제트기는 그들의 귀중한 시간을 절약해주는 특별한 교통수단. 전 세계 억만장자들은 이미 이를 보유하고 있거나 구매할 계획이다. 상업용 여객기와는 차원이 다른 비행 실력과 초호화 인테리어로 그들의 위시리스트에 담긴 플래그십 모델을 소개한다.
Brand Gulfstream
Model G650ER
Range 13,890km(max)
High Speed 1,132km/h
Passenger Capacity 19
Inquirywww.gulfstream.com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비행이 가능한 걸프스트림 G650ER.
가장 빠른 장거리 제트기
개인 제트기가 남의 일이라며 관심 없던 이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 이름, 걸프스트림(Gulfstream). 명실공히 개인 제트기업계의 일인자로 꼽히는 미국의 민간 항공기 제조사다. 톰 크루즈, 짐 캐리, 타이거 우즈 같은 해외 스타가 전용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유랑한다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 걸프스트림은 주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하이엔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G650ER이 대표적이다. 대당 762억 원에 이르지만 구매하려는 슈퍼리치가 줄을 섰다. 길이 30.41m, 폭 30.36m, 높이 7.72m로, 크기는 일반적 중장거리 노선 여객기의 절반 수준이나 민간 제트기 가운데 가장 빠른, 최고속도 1132km/h를 자랑해 전용기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

작은 응접실처럼 안락한 걸프스트림 G650ER의 실내.
한 번에 1만3890km까지 운항할 수 있어 태평양을 가로 지르는 비행이 가능하다. 두바이에서 애틀랜타까지, 홍콩에서 미국 동부 해안 도시까지 논스톱으로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서울에서 출발하면 뉴욕까지 11시간 30분 만에 도달하니 일반 여객기보다 빠르다. 여기에 몸을 싣고 구름 속을 유영하는 시간은 당연히 풍요롭다. 16개의 파노라마 창문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오고, 2분마다 100% 신선한 공기가 유입된다. 고급스러운 베이지색 가죽 시트와 하이글로시 테이블이 있어 작은 응접실 같은 느낌도 든다. 침실은 따로 없지만 기내 뒤쪽에 있는 소파 좌석을 펼쳐 2인용 침대로 쓸 수 있다.
Brand Embraer
Model Lineage 1000E
Range 8,519km(max)
High Speed 1,003km/h
Passenger Capacity 19
Inquirywww.embraerexecutivejets.com

엠브라에르 리니지 1000E의 교토에어십 컨셉 인테리어.
하늘 위 특급 호텔
브라질 정부 주도로 1969년에 설립한 엠브라에르(Embraer)는 국내에는 덜 알려진 이름이다. 하지만 아시아 월드스타 청룽과 류더화가 선택한 전용기라면 절로 신뢰가 갈 것이다. 초대형에 속하는 리니지 1000E는 2006년에 발표한 리니지 1000의 업그레이드 버전. 기존 모델보다 약 227kg의 무게를 덜어낸 덕에 전보다 370km 늘어난 8519km를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 내부는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호화로움을 자랑한다. 큰 침대와 샤워실, 책상과 라운지가 딸린 마스터 스위트룸을 비롯해 5개의 크고 작은 객실에서 프라이빗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침실과 메인 객실 사이에는 자동문이 있어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침실 옆에는 바이크를 실을 정도의 거대한 수납공간이 보물 창고처럼 붙어 있다.

1 대리석 바닥이 고급스러운 객실 입구.
2 커다란 침대를 배치한 프라이빗 침실.
하지만 현재 부호들이 이 모델을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얼마 전 리니지 1000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의 비전과 미래를 투영하는 5가지 객실 디자인 컨셉을 공개했기 때문. 아직 출시 일정은 미정이나 샘플만 봐도 기존 제트기 인테리어의 고정관념을 무참히 깨부순다. 호텔 라운지 같기도, 비밀스러운 저택의 내부 같기도 하다. 스카이챗원, 스카이랜치원, 교토에어십, 맨해튼, 할리우드 총 5가지 컨셉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교토에어십.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바닥과 벽에 플라워 패턴을 더해 동양적 우아함을 느낄 수 있고, 일본 다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좌식 테이블을 세팅해 구름 위에서 신선놀음 하듯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천장까지 이어진 파노라마 창문은 인간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한다.
Brand Dassault
Model Falcon 8X
Range 11,945km(max)
High Speed 1,101km/h
Passenger Capacity 18
Inquirywww.dassaultfalcon.com

30여 가지 레이아웃 중 원하는 구성을 고를 수 있는 객실.
진보한 디지털 혁명가
팰컨(Falcon)은 다소(Dassault)를 개인 제트기업계에 각인시킨 모델이다. 미라주(Mirage)와 라팔(Rafale) 같은 전투기로 유명한 다소의 생산기술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팰컨은 시설 전체에 디지털 방식을 적용한 최초의 비즈니스 제트기로 명성을 날렸다. 이를테면 기존 항공기처럼 조종석에 각종 계기반을 복잡하게 넣는 대신 이를 통합해 4개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로 대체했고, 유압 시스템이 아닌 플라이 바이 와이어(FBW) 시스템(전자신호를 통해 기체를 제어하는 방식)을 장착해 기체를 섬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직접 조종간을 잡는 비행기 마니아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모델이다.팰컨의 6개 모델 중 최신 버전은 팰컨 8X.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인 팰컨 7X보다 3.2피트 큰 객실 크기에도 연비를 30% 이상 개선해 가히 효율의 결정체라는 평을 듣는다. 실내에는 둥근 창문과 화이트 컬러 가죽 체어, 이와 대비를 이루는 짙은 컬러의 우드 베니어 등 고상하면서 세련된 프랑스 감성이 곳곳에 배어 있다. 갤리와 3개로 구획한 객실, 그리고 화장실이 순서대로 이어지지만 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전적으로 오너에게 달렸다. 30여 가지 객실 레이아웃 중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기 때문. 갤리 공간을 줄여 라운지를 더 넓게 쓸 수 있고, 3인용 긴 소파 대신 커다란 침대를 배치해 프라이빗한 휴식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사용자의 취향과 용도에 따라 공간부터 가구까지 재배치가 가능하다. 팰컨 7X보다 10% 오른, 대당 650억 원을 지불해야 손에 넣을 수 있다.

3 둥근 창문과 짙은 컬러의 우드 베니어에서 고상하고 세련된 감성이 느껴지는 침실.
4 다소 팰컨 8X.
Tip 소유하지 않고 누리는 법
개인 제트기는 구매가도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세금과 승무원 인권비, 유지·보수비 등을 합치면 연간 30억~40억 원의 비용이 드는 것. 이 때문에 전세나 임대로 이용하기도 한다.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러시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세계 최대 항공기 전세 서비스업체 에어차터서비스(Air Charter Service)는 매년 1만 건이 넘는 임대계약을 맺고 있다. 개인 전세기부터 그룹 전세기, 화물 전세기등 목적에 맞는 다양한 항공기를 선택할 수 있다. 사이트(www.aircharterservice.co.kr)를 통해 견적을 확인할 수 있고 임대 전문가와 상담도 가능하다. 전세보다 손쉬운 방법은 필요할 때만 잠깐씩 빌려 타는 것. 비스타젯(www.vistajet.com)은 24시간 전에만 알려주면 유럽 주요 공항에서 개인 제트기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 1시간에 12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모델과 장소에 따라 상이함), 슈퍼리치에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Brand Bombardier
Model Global 7500
Range 14,260km(max)
High Speed 1,132km/h
Passenger Capacity 19
Inquirywww.businessaircraft.bombardier.com

40인치 4K 디스플레이 TV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스위트.
정교한 비행의 일인자
기차 제조사였던 봄바디어(Bombardier)가 본격적으로 항공기 시장에 뛰어든 건 불과 30여 년 전. 1986년 당시 재정난을 겪던 캐나다에어(Canadair)를 인수하면서다. 후발주자지만 영국 쇼트브러더스, 리어젯, 드하빌랜드 등을 잇따라 사들이고 2000년에 미국 스카이젯을 인수하는 공격적인 M&A로 민간 항공기 시장에서 Top 3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봄바디어가 내놓은 차세대 항공기 가운데 최고급 사양을 자랑하는 모델은 2018년 하반기 취항을 목표로 준비 중인 글로벌 7500. 항속거리가 1만4260km에 달해 뉴욕에서 홍콩, 싱가포르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직항으로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프라이빗 제트기다.

6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을 마련한 콘퍼런스 스위트.
기내에서 누리는 휴식도 중요하지만 비행이 안정적이어야 긴 여정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 모델은 정교한 날개 디자인으로 이착륙 성능을 향상시켰다. 특히 저속 공기역학의 영향으로 런던 시티 공항처럼 경사가 가파른 활주로에서도 부드럽게, 가뿐히 착륙할 수 있다. 내부는 클럽 스위트, 콘퍼런스 스위트, 마스터 스위트 등 총 4개 공간으로 구획한다. 그중 콘퍼런스 스위트는 업계에서 가장 큰 풀사이즈 주방이 딸려 있는 데다 6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을 마련해 격식을 갖춘 비즈니스 식사도 충분하다. 글로벌 7500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봄바디어가 자체 개발한 누아지(Nuage) 체어를 최초로 적용한다는 사실. 인체공학적으로 만든 헤드레스트와 허리 지지대가 몸을 편안하게 받쳐 장시간 앉아 있어도 피로하지 않도록 돕는다.
Brand Cessna
Model Citation Hemisphere
Range 8,300km(max)
High Speed 1,101km/h
Passenger Capacity 12
Inquirywww.cessna.txtav.com

세스나 사이테이션 헤미스피어.
꿈의 커스터마이징 제트기
항공기업계에선 세스나(Cessna)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지금도 전 세계 하늘 어딘가를 날고 있을 항공기다.” 그만큼 많이 팔린 경비행기란 의미다. 4200여 대의 소형 제트기를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세스나가 ‘소형’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우아하고 편안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제트기, 사이테이션(Citation) 라인도 구축했다. 역동성과 우아함의 적절한 균형이라는 난제를 훌륭하게 해결한 결과물이다. 그러던 세스나가 2015년 비즈니스항공협회(NBAA) 회의에서 동급 클래스 중 가장 넓은 객실을 발표했는데, 당시 개발 중이던 장거리 비즈니스 제트기 사이테이션 헤미스피어(Hemisphere)가 그것이다.

객실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상의해 원하는 스타일로 맞춤 제작할 수 있다.
2019년 비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 조만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2대의 사프란 실버크레스트ⓡ엔진으로 구동되는 이 제트기는 연료 소비는 최대 15%,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최대 40%까지 감소시킨다고 예고해 ‘클린(clean)’ 제트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부는 냉장고와 오븐, 대리석으로 만든 조리대가 있는 갤리와 3개의 객실과 화장실 등 다른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단, 개성이 드러나는 객실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가구나 객실 구조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객실 바닥의 카펫부터 베니어 컬러와 무늬, 벽면 패브릭 소재, 시트 가죽까지,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상의해 원하는 스타일로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 그야말로 내가 꿈꾸던 제트기를 손에 넣는 셈이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