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FITS!
진화하는 맞춤 서비스의 새로운 경향.

1977년 런던에 문을 연 드레익스(DRAKE’S)는 타이, 스카프, 포켓스퀘어 등을 만드는 잡화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최근 셔츠와 재킷, 트라우저, 니트까지 만드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생산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MTM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성복 브랜드의 MTM은 분기별로 한정 기간 동안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드레익스 도산 매장에서는 상시 하는 것이 특징. 슈트와 재킷, 트라우저는 이탈리아의 공방에서 제작하며 주문 시점부터 12주가량 시간이 소요되고, 셔츠와 타이는 영국에서 만들며 8주 정도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이지 데이’라는 하위 라인의 경우 코튼 슈트와 코듀로이 슈트 등 조금 더 편안한 캐주얼 의류를 중심으로 전개하며,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다. 한편, 비정기적으로 영국 본사 담당자가 내한해 진행하는 트렁크 쇼에서는 평소 만나기 어려운 패브릭으로 주문하거나 특별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슈트는 270만 원부터, 스포츠 코트는 210만 원부터, 트라우저는 60만 원부터, 셔츠는 28만 원부터, 타이는 26만 원부터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을 추구하는 테일러 숍 브라운오씨(BROWN.OC). 합리적인 가격으로 몸에 꼭 맞는 슈트와 다양한 캐주얼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취급하는 캐주얼 아이템에서도 브라운오씨의 정체성인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것.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입었을 법한 리넨 사파리 재킷과 워크 셔츠, 웨스턴 셔츠부터 밀리터리 플라이트 재킷, 다양한 종류의 팬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제품의 폭이 넓다.

특히 염소와 양가죽 혹은 말가죽으로 제작하는 플라이트 재킷(소재에 따라 85만 원부터 125만 원 선)은 두고두고 손이 갈 제품으로 15일가량의 제작 기간이 필요하다. 팬츠류 역시 15일의 제작 기간이 소요되며 셀비지 데님의 경우 명품 원단으로 알려진 일본 구로키의 것을 사용한다.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에 심취한 사람이라면 포멀웨어부터 위크엔드 캐주얼까지 모든 걸 맡길 수 있다. 여성복 비스포크 서비스도 진행한다.

사르토리아 준(SARTORIAL JUN)은 사르토리아 나폴레타나 인 서울의 하위 브랜드다. 마스터 테일러 전병하가 모든 제작 공정을 혼자 소화하는 사르토리아 나폴레타나 인 서울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공정의 절반가량을 그가 운영하는 공방의 스태프에게 맡기고 가격대를 절반 이상 낮춘 핸드메이드 비스포크 슈트를 선보여왔던 것. 하지만 최근 사르토리아 준은 기성복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전병하가 비스포크 하우스를 운영하며 완성한 그만의 패턴을 가지고 이탈리아 나폴리의 공방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보통 비스포크 메이커가 런칭한 기성복 브랜드의 경우, 마스터가 사이즈별 패턴지를 나폴리로 보내 그곳에서 전 제작 공정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병하는 완벽을 기하기 위해 서울에서 직접 재단한 패턴지를 나폴리로 보낸다. 기성복임에도 마스터가 직접 재단한 옷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특별하다. 48, 50, 52처럼 짝수 사이즈만 전개하는 브랜드와 달리 이탈리아 사이즈로 44~54까지 보다 촘촘하게 만날 수 있다. 현재 트라우저만 선보이며 가격은 60만 원대다.

테일러블(TAILORABLE)은 슈트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템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일본 최고의 슈메이커 중 하나로 꼽히는 길드 오브 크래프트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길드 오브 크래프트는 1980년 교토에서 슈메이커로 데뷔한 야마구치 지히로의 비스포크 브랜드로 < Men’s EX > 매거진이 선정한 슈즈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고, 파리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적도 있다. 완성까지 1년이 걸리는 이 서비스는 6개월 주기로 1년에 2회 트렁크 쇼를 지속할 예정이며, 가격은 290만 원부터 시작한다.

또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웨일스의 니트 메이커 코기의 다양한 의류 비스포크 서비스(1년에 2회)도 진행한다. 울 니트는 40만 원대부터, 캐시미어는 60만 원대부터. 오는 10월 중 트렁크 쇼를 개최할 예정이며 제작 기간은 2~3개월이 소요된다. 자체적으로 선보이는 레더 블루종의 비스포크 서비스도 있다. 슈트와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블루 라벨과 최고급 사양의 와인 라벨로 나뉘며, 블루 라벨은 60만 원대부터, 와인 라벨은 22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타이 비스포크는 다양한 비스포크 중에서 상당히 생소한 분야지만 키가 커서 보통 타이가 짧거나, 키가 작아 타이가 긴 이들에게 꽤 인기 있는 서비스다. 유니크한 컬러와 무늬를 찾는 까다로운 입맛의 고객에게도 마찬가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핸드메이드 타이 메이커 프루이(FRUI)는 다채로운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근 타이 비스포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타이 전문 브랜드인 만큼 별도의 정해진 스케줄 없이 언제나 주문 가능하며, 모든 디자인은 프루이만의 독자적인 것으로 다른 브랜드에선 찾을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자카드 원단은 국내산을 사용하며, 프린트 타이를 위한 생지 원단은 수입산을 쓴다. 타이의 너비, 길이, 제법(기계 바느질 또는 손바느질), 실의 컬러 등을 고를 수 있으며, 가격은 12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주문 후 완성까지 15일가량 걸린다. 주목할 점은 모든 제품을 핸드메이드로 제작해 비스포크 서비스라 할지라도 추가 금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다만 새로운 패턴을 적용하거나 길이와 폭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20%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비스포크 시장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유럽과 비교해도 실력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제 일본 비스포크 메이커의 옷을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들어선 타카오카앤코(TAKAOKA & CO.)는 국내신사복 전문 기업 부림광덕이 일본의 타카오카, 롯데백화점과 협업해 탄생한 숍. 참고로 타카오카는 일본 유명백화점과 브랜드의 맞춤 슈트를 생산하고, 다양한 고급 원단을 공급해온 130여 년 전통의 기업이다.

일본 브랜드답게 동양인의 체형에 잘 맞는 7가지 패턴을 베이스로 슈트를 만들며, 제작 기간도 3주로 매우 짧다. 슈트, 셔츠, 베스트, 재킷, 코트 등 신사 의류를 취급하며, 매장에는 40년 이상 경력의 전문 테일러가 상주한다. 로로피아나, 에르메네질도 제냐, 비탈레 바르베리스 카노니코, 카를로 바르베라, 테일러 앤 로지, 해리스 트위드 등 다양한 명품 원단이 구비되어 있으며, 슈트 가격대도 100만 원 안팎으로 매우 합리적이다. 고객이 주문하면 일본 타카오카에서 원단을 국내로 보내 타카오카의 패턴대로 국내에서 생산한다.
에디터 김창규(프리랜서)
사진 박원태(제품), 김창규(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