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a Rainy Day
“비가 와서”, “비 때문에” 등 장마철 망가진 스타일에 대한 변명은 이제 그만! 지금 여기 3명의 패션 피플이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처럼 뽀송뽀송 기분 좋은 옷 입기 노하우를 공개한다.
1 검은 실로 줄무늬 자수를 놓은 Veronique Leroy by G.street 494의 PVC 소재 트렌치코트에 블랙 데님 쇼츠 그리고 Melisa의 화이트 컬러 하이힐을 매치한 정승진 대표. 메탈릭한 옐로 스트라이프가 이색적인 체크 패턴 우산은 Burberry 제품 2Adidas by Stella McCartney의 실버 컬러 방수 점퍼는 산뜻한 포인트 아이템으로 요긴하다. 3Avec New York의 유니크한 주얼리는 비 오는 날 기분 전환용으로 추천하는 제품 4 발등 부분에 PVC 소재를 사용해 실용적인 Nicholas Kirkwood의 드레스 슈즈 5 Fendi의 코튼 백은 비에 젖으면 허무하게 망가지는 가죽 가방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 수 있어 장마철에 선호한다.
특별한 게 좋아! 정승진
“전 제 패션 취향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인들은 독특하다고 해요. 보통 사람이라면 사거나 입을 것 같지 않은 스타일을 즐겨 입는다고 하더라고요.(하하)” 순수 미술을 전공한 후 영국에서 아트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이후 국내 굴지의 갤러리에서 경험을 쌓다 지난해 말 한남동에 지익스비션 갤러리를 오픈한 정승진 대표. 아직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재미난 작업을 하는 성장 가능성 있는 국내 작가를 찾고, 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하는 그녀다. 그리고 그런 성격은 평소 옷차림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틀에 짜인 디자인보다 작은 디테일 하나라도 남다른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 “해외 유학 시절 자연스럽게 지금의 스타일이 정립된 것 같아요. 갤러리와 유명 백화점의 쇼윈도, 길을 걷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면서요. 런더너 특유의 컬러풀하고 대범한 장식, 아방가르드한 실루엣과 자유분방한 애티튜드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유니크한 디테일을 살린 톡톡 튀는 제품에 눈이 가고, 그런 걸 보고 있으면 기분까지 좋아지죠. 패션을 이용한 일종의 심리 테라피처럼요.” 그 때문인지 그녀에겐 먹구름 가득한 하늘과 산발적으로 쏟아지는 폭우로 기분과 스타일 모두 흐트러지기 쉬운 장마철, 스타일로 기분을 업시키는 비법이 있다. “빗방울 좀 튀어도 툭툭 털어내면 그만인 PVC나 방수 처리한 아우터를 입어요. 하의의 경우 쉽게 젖기 때문에 쇼츠를 선택하고 박시한 아우터라도 허리를 조이면 장마철에도 드레시한 룩을 완성할 수 있죠. 또 러버 소재 하이힐은 장화보다 가볍고 굽도 있어 선호하는 아이템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우산을 들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그녀. PVC 소재 레인코트, 반짝이는 라메 소재로 짠 우산 등의 아이템에서 남다른 개성이 묻어났다. 매년 장마철이면 옷자락이 비에 젖을까 노심초사하며 대충 갖춰 입던 옷차림 대신 당당하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보슬비, 가랑비, 폭우가 내리는 날에도 내가 입은 옷차림이 나를 드러내는 또 다른 표현 방법일 테니!
헤어 & 메이크업 S&S 누오보
1Michael Kors의 화려한 비즈 장식이 돋보이는 하늘하늘한 슬리브리스 톱에 Gerard Darel의 가죽 스키니 팬츠를 매치한 무용가 차진엽. 루스한 피트의 트렌치코트, 러버 소재 레인부츠는 개인 소장품 2 빼곡한 진주 장식과 메탈릭한 컬러 실이 어우러진 Daydream Nation by Apostrophe의 목걸이는 심플한 티셔츠도 드레시하게 만들어준다. 색색의 주얼 귀고리는 개인 소장품 3 비 오는 쌀쌀한 날씨에 목에 자연스럽게 두르면 보온성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심심한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해주는 화려한 패턴의 스카프 Kuho 4 빈티지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Angel Jackson by Apostrophe의 파이손 숄더백은 우중충한 날씨에 컬러 포인트로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
‘나다움’을 잃지 않기 – 차진엽
모델이라 해도 믿을 만큼 시원한 이목구비,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의 소유자인 차진엽은 카메라 앞에서, 또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유쾌한 성격으로 주위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올해 첫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는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열한 살부터 7년간 배운 발레를 그만두고 현대무용으로 전향했다는 그녀. 현재 ‘Collective A’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이끌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오는 10월 개최하는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개·폐막식의 안무 총감독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활동적인 생활 패턴을 지닌 그녀에게 평소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을 물으니 ‘내 몸을 이해하는 옷’이라고 답한다. “매일같이 거울 앞에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몸이 예민하고 그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은 편이죠. 그래서 옷을 고를 때 단 0.5cm의 길이감까지도 신경 쓰게 돼요. 그 덕분에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아이템은 한눈에 알아볼 만큼 날카로운 패션 감각을 갖게 됐어요.” 따라서 불편한 옷이나 지나치게 조심해야 하는 차림새는 사절이다. 자기 자신다운 꾸밈없는 애티튜드를 유지할 수 있는 편안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보통 연습실과 리허설 현장을 오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루스한 배기팬츠에 타이트한 피트의 슬리브리스 톱을 매치하고, 얇고 가벼운 소재의 롱 카디건이나 사파리 재킷을 즐겨 입는 편이다. 특히 요즘처럼 비가 잦은 날씨에 빼놓지 않는 아이템은 레인부츠. 씩씩하게 움직여야 하는 그녀가 발이 젖을 걱정 없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너무 캐주얼하거나 유행을 타는 디자인은 여러 가지 룩에 매치하는 데 제한이 있어 앞코가 슬림하거나, 약간의 굽을 더해 포멀한 룩에도 함께 매치할 수 있는 디자인을 좋아한다. “평소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는 하이힐에 매치하면 지나치게 차려입은 듯한 느낌이 들어 잘 입지 않아요. 하지만 비 오는 날에는 레인부츠와 함께 스키니한 하의를 매치해 활동성을 높이고 페미닌한 매력을 더할 수 있는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어 스타일을 완성하죠. 조금 쌀쌀하거나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 날에는 로맨틱한 실루엣의 트렌치코트를 더하기도 하고요.”
이모에게 선물 받아 분신같이 착용하는, 30년은 족히 되었을 법한 빈티지한 핸드메이드 반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이태원의 좁은 골목을 누비는 노력도 불사한다는 그녀.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구애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누리는 모습이 자유로운 그녀의 몸짓과 닮았다.
헤어 은희(바이라샵) 메이크업 배진화(바이라샵)
1Hugo의 옥타곤 프린트 셔츠 위로 Bastong의 다크 그린 컬러 왁스 재킷을 입고 레이스업 슈즈에 방수 효과가 탁월한 고무 덧신을 매치했다. 2 실용적인 나일론 소재 Prada 백팩은 우산 들 때의 불편함을 줄이는 데 최고의 제품. 카무플라주 패턴은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그만이다. 3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는 요즘 휴대하기 좋은 우산은 단연 필수품 Barbour 4 두툼한 러버 솔과 견고한 제법 덕분에 물이 새지 않는 브라운 슈즈 Paraboots by Unipair 5 습한 공기에 주저앉는 헤어스타일 걱정을 덜어줄 Moncler 버킷 해트
실용적인 멋을 발견하다 – 임지빈
베어브릭을 오브제로 활용해 감각적인 예술 활동을 벌이는 아티스트 임지빈. 6년 전, 아티스트로는 젊은 나이라 할 수 있는 20대 중반부터 동시대적 아이디어가 넘치는 베어브릭 시리즈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늘 유행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 자신을 꾸미는 것도 즐기는 편이다. 그런 그가 최근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은 바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정갈한 스타일. “무조건 튀고 화려한 패션 아이템을 선호하던 이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졌죠.” 이렇듯 극과 극의 패션 취향을 몸소 겪고 있는 그가 장마철에 유용한 아이템으로 추천하는 것은 방수용 왁스로 코팅한 재킷이다. 비 오는 날 어떤 의상에 매치해도 클래식한 스타일을 손쉽게 완성하기 때문. 그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꼭 알려주고 싶을 만큼 최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제품으로 고무 덧신을 꼽는다. “레인부츠도 좋지만, 평소 신는 신발 위에 덧대어 신는 고무 덧신은 정말 실용적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SPA 브랜드에서 발견했는데 완벽하게 방수가 되는 것은 물론 포멀한 레이스업 슈즈부터 캐주얼한 컨버스 운동화까지 다양한 슈즈에 매치해도 시크하게 연출할 수 있죠.” 비에 젖은 가죽 슈즈 때문에 마음 상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겐 귀가 솔깃할 팁이다. 특히 여성을 위해선 다양한 디자인의 방수 효과가 뛰어난 젤리 슈즈를 출시하는 반면, 남성용은 선택의 폭이 좁아 쏟아지는 비에 속수무책이지 않았나. 이 밖에도 습한 공기에 아무리 힘 줘도 가라앉는 머리를 위해 헌팅캡·스냅백·버킷 해트 같은 모자를 활용한다든지, 빗방울을 맞아도 소재나 형태 변화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큼직한 나일론 백팩을 메는 것처럼 경험에서 우러나온 패션 노하우를 전했다. 얼마 전 임지빈 작가는 지포라이터와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납작한 메탈 라이터 위에 베어브릭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컬렉터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클래식한 직육면체 오브제에 과감한 디테일을 새긴 그의 새로운 작품은 어쩐지 그만의 감각이 녹아 있는 패션 스타일과 맞닿아 있는 듯 보였다.
헤어 & 메이크업 메르시 뷰티 하우스
에디터 서재희 (jay@noblesse.com) 이혜미 (hmlee@noblesse.com) 한상은 (hanse@noblesse.com)
사진 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