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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 but Better

FASHION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지만 사려 깊은 신발을 만드는 디자이너 김지은. 그녀에겐 자신만의 특별하고 확실한 취향이 있다.

볼륨감 있는 코튼 셔츠 Lemaire, 가죽 벨트 디테일을 더한 언밸런스 헴라인 플리츠스커트 Loewe, 골드 후프 이어링 1064 Studio, 체크 패턴 패브릭을 매치한 화이트 앵클부츠 Left-Right.

절제와 균형을 모두 갖춘 스타일, 김지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슈즈 브랜드 레프트라이트(Left-Right)를 이끄는 디자이너 김지은입니다.

패럴림픽 국가 대표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스튜디오 콘크리트 큐레이터 겸 매니저로, 지금은 레프트라이트 슈즈 디자이너가 됐어요. 걸어온 발자취가 남달라 보입니다(디자이너 김지은은 선천적 이유로 보행이 불편하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미대에 진학했어요.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갈 때가 되니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아직 사회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능력만 보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우선 재활 목적으로 도피처럼 수영을 시작했어요. 즐겁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국가 대표가 되어 있었죠.(웃음) 은퇴 후엔 아시안 게임 조직위원회에서도 활동했어요. 그러던 중 친구들이 스튜디오 콘크리트에 함께하자고 제안하더군요. 마침 조직위도 해체된 때라 새로운 일에 도전했죠. 큐레이터로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내는 역할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전 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무얼 통해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고민하다, ‘왜 나처럼 패션을 좋아하지만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은 신발을 찾을 때 늘 비슷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할까? 나한테 잘 맞으면서도 예쁘고 멋진 신발을 직접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에 레프트라이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레프트라이트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레프트라이트의 타깃은 저예요. 최대한 저를 담으려 하거든요. 제가 신었을 때 편한 신발을 만들어요. 브랜드를 시작한 이유도 그랬고요. 브랜드 이름은 신발의 왼쪽, 오른쪽이라는 뜻도 있지만 신발이든 사람이든 혼자보다는 둘 혹은 여럿이 함께할 때 더 큰 시너지가 생긴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김지은이란 사람을 알고 나니 레프트라이트 신발이 정말 편할 것 같다는 신뢰감이 생겨요. 제작할 때 착화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신발을 만든 지 1년쯤 됐을 때 “김지은이 만든 신발이 진짜 편해?”라는 질문에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글러브 플랫(Glove Flat)이 그때 제작한 제품인데, 딱딱한 자재는 모두 빼고 가장 소프트한 가죽을 선택했어요. 신었을 때 최대한 발에 맞춰지는 신발을 만들고자 했죠. 최근엔 스트랩을 추가해 더욱 다양하게 연출하는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어요.

1 구조적 디자인의 그레이 체크 벨티드 재킷 Re;Code.
2 가죽과 패브릭을 조합한 해먹 백 Loewe.
3 미니멀한 옐로 골드 싱글 이어링 Didier Dubot.
4 중성적이고 우디한 향의 ‘Santal 33’ Le Labo.
5 립밤 Glossier.
6 체크 패턴 패브릭과 가죽을 매치한 ‘포워드 스텝(Forward Steps)’ 롱부츠 Left-Right.
7 팬츠 디테일을 가미한 블랙 드레스 Re;Code.

스타일에서 신발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신발은 단순히 패션을 완성하는 아이템일 수도 있지만, 컬러나 디자인 또는 신거나 벗을 때 생긴 흔적이 그 사람을 대변하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레프트라이트는 심플하지만 곳곳에 디테일이 돋보여요. 그런 분위기가 디자이너 본인의 스타일에서도 묻어나고요. 평소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나요? 심플하지만 유니크한 디자인에 매력을 느껴요. 옷, 가방, 액세서리 모두 화려한 장식보다는 절제된 디자인의 중성적 아이템을 선호해요. 드레스업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더 로우, 셀린느, 질 샌더, 유돈 초이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옷을 좋아해요. 래 코드, 메종 마레, 길트 프리 같은 국내 브랜드도 마찬가지고요. 최근엔 로에베의 가죽 컬러나 디테일이 슈즈를 만드는 데에도 영감을 줘서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공통적으로 자신만의 색이 확실한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김지은의 스타일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Extraordinary’. 저 그리고 제 신발과 가장 부합하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이기보다는 저만의 독보적 면을 갖고 있다는 것.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
사진 서원기   어시스턴트 조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