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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a Sea Breeze

Noblesse Wedding

빛나는 눈빛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남자와 어떤 순간에도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삶을 즐기는 여자가 만났다. 함께라면 두렵지 않을 것 같다고 느낀 순간, 둘은 5월의 제주에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우리, 의식있게 살아볼까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발맞춰 웨딩 트렌드에서도 의식과 지각 있는 삶을 보여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국 해리 왕세자와 메건 마클이 결혼식에서 선보인 폼프리(foam free) 꽃 장식이나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웨딩 케이크 등은 왕실의 결혼이 외적인 화려함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이번 <노블레스 웨딩>에서는 사회와 나를 운명 공동체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커플들을 만났다. 한옥에서 친환경 삶을 사는 모델 우노초이・빈센트 부부, ‘뿌리 온 더 플레이트’를 운영하며 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윤서・강대웅 부부, ‘세이브 제주 바다’에서 활동하며 친환경적 삶을 지향하는 예비 부부 김하정・김휘경까지 의식 있는 삶을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휘경이 입은 울 소재 슈트 재킷과 테일러드 팬츠는 COS, 하이넥 니트는 에디터 소장품, 카프스킨 소재 윙팁 슈즈는 Polo Ralph Lauren. 김하정이 입은 패치워크 디테일의 블레이저와 화이트 팬츠는 Polo Ralph Lauren, 쇼트 웨딩 베일은 Atelier Ku, 진주 장식 비대칭 이어링은 Recto. 도트 패턴의 시스루 소재 스틸레토 힐은 Dior.

제주에서 나고 자란 김하정은 바다가 고향이다. 거센 파도가 칠 때나 고요한 순간, 바다는 어떤 모습이든 그녀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 어릴 때부터 일찌감치 수영을 했고, 제주 국제학교에서 수영 강사로 일하면서 인생 대부분을 물 가까이에서 보냈기에 주기적으로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몸이 아플 때도 있다. 그런 그녀가 올해 제주를 떠나 서울살이를 시작하게 된 건 5월에 결혼을 앞둔 예비 남편 김휘경을 만났기 때문이다. 한국, 미국, 중국을 오가며 살던 김휘경은 청소년기를 산과 들로 둘러싸인 미국 버펄로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보냈다. 3년 전, 뉴욕에서 일하던 그가 뉴욕을 여행 중이던 김하정을 만난 건 운명 같았다. 섬 생활을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론 늘 더 넓은 세상이 궁금했던 김하정은 틈만 나면 여행을 떠났는데, 뉴욕을 여행하던 중 지인이 뉴욕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보라며 김휘경을 소개해준 것.
“처음엔 저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대화를 할수록 이 사람의 에너지에 빨려들었어요. 항상 눈빛이 빛나는 사람,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는 사람 같았죠. 그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확신을 가진 순간을 묻자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많은 아이들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김하정・김휘경 커플.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체득한 이들은 오는 5월, 제주 판포리에 위치한 장진우식당에서 소담한 웨딩 파티를 열 계획이다. 모토는 ‘More Less’. 최소한의 하객, 축의금 사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웨딩 플랜에서 이들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삶과 행복의 기준을 엿볼 수 있었다.

드라마틱한 타이업 장식 톱은 Eudon Choi, 포플린 소재 서클 컷 스커트는 COS.

하정 씨가 나고 자란 제주는 어떤 곳인가요?하정 소박한 자연이 있는 섬이죠. 제주를 둘러싼 올레길, 한라산을 둘러싼 둘레길, 아기자기한 숲길 등을 걷다가 마주치는 소와 말은 비현실적이고, 어딜 가든 크고 작은 해변이 가까이 있어 가슴이 뻥 뚫리고요. 야트막한 300여 개의 오름은 계절마다 아름답게 모습을 바꾸고, 낮은 돌담과 가옥, 다양한 모습의 밭과 한산한 도로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죠. 해외여행지에 비해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감동을 주는 곳이죠.

결혼하면서 그런 제주를 떠나게 되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셨나요?하정 제주를 떠나 살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다니던 직장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남편을 만나 미래를 함께 계획하다 보니 믿고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언제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나요?하정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때. 휘경 세상이 무너져도, 사업이 망해도 이 여자와는 무엇이든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이런 느낌을 처음 받은 게 저희가 첫 해외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짐도 무겁고, 교통도 불편한 나라였는데 불평불만 없이 그 순간을 즐기고 씩씩하게 다니는 모습에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 마음먹었죠.

약수동에서 미리 신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함께 지낸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휘경 미니멀리스트인 저와 환경을 생각하는 여자친구가 같이 살다 보니 집에 쓸데없는 물건을 두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딱히 큰 집이 필요하지도 않았고요. 물건이 차지하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돈 들여 더 큰 집을 빌릴 필요가 없었던 셈이죠. 일회용 밥, 플라스틱 통에 담긴 물, 위생 봉지, 지퍼 백, 물티슈, 쿠킹 포일, 플라스틱 칫솔 등 집에서 쓰지 않기로 한 제품을 하나씩 늘려가며 지키고 있어요. 또 작은 냉장고를 사용해 필요할 때마다 장을 보고, 신선한 식품을 제때 소비해 가능한 한 음식을 버리지 않죠. 때론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이런 규칙을 지키며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즐겁고 뿌듯해요. 하정 남자친구는 지금 집으로 이사 올 때 짐이 캐리어 하나가 전부일 정도로 단출한 삶을 지향해요. 저는 그에 비해 물건은 많지만 일회용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서로를 보고 배우는 것 같아요.

김하정이 입은 여성스러운 시스루 드레스는 Dior, 가죽 소재 니하이 부츠는 8 by Yoox. 김휘경이 입은 네이비 컬러 재킷과 배기 핏 팬츠, 윙팁 슈즈는 모두 Polo Ralph Lauren.

하정 씨는 ‘세이브 제주 바다’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며 바다 쓰레기를 줍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삶을 지향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하정 많은 방문객이 오고 가는 제주도에 살면서 자연이 하나둘 훼손되어가는 걸 목격해요. 어릴 때 뛰어놀던 해변, 물속에서 보았던 많은 해양 생물, 식탁에 올라오는 물고기들이 점점 모습을 감추는 걸 보면서 이대로 일회용품, 플라스틱 등을 생각 없이 쓰다 보면 언젠가는 더 이상 보고 만질 수 없는 역사 속 생물이 될 날이 올 것 같았어요. 행동하고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지요.

결혼식도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한다고요.하정 큰돈 들여 빌린 예식장에서 한시간 동안 예식과 사진 촬영을 다 끝내려다 보면 정작 결혼식을 보러 와주신 하객과는 제대로 인사조차 못 나눌 것 같았어요. 최대한 하객을 줄이고 축의금과 일회용품이 없는 결혼식을 올리자고 생각했죠. 이날만큼은 축하해주러 온 지인들과 오랫동안 이야기하며 신나게 놀아보고 싶었어요. 가족들과 간단히 서약식을 한 후 해가 질 때까지 먹고 마시며 놀 계획입니다.

김휘경 대표가 운영하는 ‘경브라더스’에서는 자메이카의 레드 스트라이프 맥주와 포르투갈 자연주의 와이너리 킨타 다 보아 비스타의 와인을 수입, 판매한다. 한남동에 자리한 휘빠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나요?하정 남자친구와 교육관이 비슷한데, 최대한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하고 싶어요. 자연을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출발해 모든 생물과 사람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을 자연스럽게 배우길 바라요. 그래서 지금은 서울에서 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시에 살지 않아도 가능한 일을 만들어서 제주도에 다시 내려가는 것이 목표예요.

예비 부부로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 것 같나요?휘경 3년간 연애를 하면서 약 2년 동안 서로와 서로의 가족을 알아가고 많은 시간을 생각했어요. 서두르지 않았죠. 부드럽게 말하고 세심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살아요.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상처주는 일이 줄어들고, 위로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게 돼요. 서로에게 “You are the Best! 네가 최고야!”라는 말을 가장 자주 합니다.

앞으로 사업 관련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휘경 자메이카의 맥주 브랜드 ‘레드 스트라이프’를 수입하고 있고, 최근 포르투갈 자연주의 와인을 수입하게 됐어요. 저희 둘 다 술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데, 좋아하는 맥주와 사랑하는 나라인 포르투갈의 와인이 우리 일이 된 거죠. 앞으로도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저희가 사랑하는 맛있는 술과 음식,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즐거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꿈입니다.

김하정이 입은 레이스 소재 롱 드레스는 Dior, 빈티지 무드의 헤어 콤은 Atelier Ku, 화이트 컬러 니하이 부츠는 8 by Yoox. 김휘경이 입은 싱글브레스트 블레이저와 배기 핏 팬츠, 윙팁 슈즈는 모두 Polo Ralph Lauren, 캐시미어 소재 크루 넥 스웨터는 Raey by Matchesfashion.com

영원한 동반자로서 앞으로 일구어나갈 둘만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하정, 휘경 아이들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사는 가족이 되길 바라요.

 

에디터 이다영(yida@noblesse.com)
사진 김보성   패션 스타일링 신지수   헤어 두리(에스휴 머물다)   메이크업 유하(에스휴 머물다)   장소 협조 제주 장진우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