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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가 온다

LIFESTYLE

부산시가 최대 주주인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이 LPGA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내년부터 3년간 LPGA 대회를 연다. LPGA 대회 유치를 위해 2015년부터 애써온 아시아드 컨트리클럽 구영소 대표는 비로소 마음 한편에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1 코스를 점검하는 구영소 대표.   2 클럽하우스 앞 연습 그린.

2018년 3월 7일은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이하, 아시아드CC) 구영소 대표에게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이다. 2015년부터 남다른 공을 들인 아시아드CC의 LPGA 대회 유치가 마침내 성사되었음을 부산 시민에게 공식적으로 알린 날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LPGA의 연락처조차 몰랐을 만큼 아무런 정보 없이 시작했습니다. LPGA 아시아 본부를 찾는 것마저 어려웠죠. 일단 시작은 LPGA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유치를 공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개최지가 한국으로 결정되어 있어 부산에 유치하면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부산시와 협의한 결과, 일회성 대회보다는 부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정규 대회 유치를 목표로 LPGA에 공동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2년동안 LPGA 본부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아시아드CC를 방문해 필드의 상태와 대회 여건 등을 꼼꼼히 살폈죠.”
아시아드CC가 LPGA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대회를 유치한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아시아드CC가 미국 외 세계 최초의 LPGA 공인 지정 골프장이 된다. 그래서 이름도 내년부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으로 바뀐다. 정규 대회 이외에도 대회 출전권 선발전의 아시아 예선전을 열어 한국 선수들이 자국에서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또 LPGA 인터내셔널 브랜드로 골프 아카데미를 통해 LPGA의 커리큘럼을 도입할 수 있고, 지도자 양성 과정인 T&CP(Teaching & Club Professional)도 운영 할 수 있다. LPGA 브랜드를 활용한 의류와 모자, 각종 골프용품을 개발하고 판매해 국내 기업의 영업에도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 170여 개국에 생중계되어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다. 2015년 인천이 프레지던츠 컵을 통해 얻은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대략 5500억 원이었다는 것에 견주어 어림잡으면 향후 3년간 LPGA 대회 유치를 통해 부산이 얻게 될 잠정적 경제 파급 효과는 약 1조 5000억 원 규모다. “이제 시작입니다. 세계적 골프 코스 설계자 리스 존스가 내년 초까지 LPGA 대회에 적합하게 아시아드CC를 리빌딩할 예정입니다. 미국 데이토나 비치 LPGA 본사에 LPGA 인터내셔널 골프장 36홀이 있는데, 그중 18홀을 그가 설계했다고 하더군요. 이번 리빌딩으로 아시아드CC는 미국 외 세계 최초 LPGA 인터내셔널 코스를 갖게 되는 겁니다. 그린, 티박스, 페어웨이, 벙커, 갤러리 동선 등 모든 코스가 바뀔 거예요. 리스존스는 ‘모든 샷에 대해 골퍼가 생각할 여지를 주고 골프 백 안에 있는 모든 클럽을 꺼내게 만들 것’이라고 공언하더군요.”

아시아드CC의 구영소 대표.

LPGA 대회 유치 소식 이후, 아시아드CC 운영과 관련해 구영소 대표는 다시금 평가받고 있다. 2015년 부임 이후 2018년에 재선임되기까지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이 18억 원 이상이었고, 누적 결손금도 부임전 164억 원이던 것을 60억 원대로 줄였다. 부산시 경영 평가에서도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가’를 받았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영인은 주주들에게 죄인’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골프장 사업의 재정비에 나섰다. 아시아드CC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 페어웨이의 배수를 개선해 비가 올 때마다 제기되던 고객의 불만을 해소했고,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골프장 요금을 달리 적용해 다각도로 매출이 생기게 했다. 클럽하우스에서 판매하는 주요 음식과 주류 가격도 낮춰 더 많은 판매로 이어지게 했다.
골프를 친 후 반주를 즐기려는 고객의 대리운전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시아드CC가 일부 요금을 지원해주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회원들이 더 자주,더 오래 머무는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이쯤 되니, 골프장 경영자 이전의 구영소 대표가 궁금해졌다. 아시아드CC로 부임하기 전에는 주유소를 운영했다는 것과 한국주유소협회장 부산지사회장을 역임했다는 것이 알려진 전부였다. “제가 서강대학교 무역학과 74학번입니다. 꽤 오래되었죠? 하하. 학교를 졸업한 후 1980년대에 대기업 정유 회사에 입사해 15년 동안 영업과 인사, 기획 등 경영 업무 전반을 거쳤습니다. 이후 ‘고객우선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주유소라는 서비스업을 하게 되었고요. 아시아드CC에 오기 전, 대기업에서 15년 동안 나름의 경영 수업을 거쳤고, 주유소를 통해 서비스업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아시아드CC 회원 776명을 관리하는 것도 결국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경영이기에 제 이전 경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주유소를 처음 시작할 때 매일 아침 출근시간대에 주유소 앞 도로에서 시키지도 않은 교통 정리를 5년 넘게 했다는 것, 아시아드CC 대표로 부임한 이후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9홀(1코스)을 돌며 일일이 코스 점검을 한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줄 때는 지금 그의 성취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매일 아침 8000보를 걷는 셈입니다. 전날 술을 마셨다면, 아침 코스 점검은 숙취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되고요. 숙취해소, 운동, 코스 점검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죠. 부임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어기지 않은 저와의 약속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힘든 약속을 매일 실천하는 경영인이 있는 한 아시아드CC의 미래 또한 5월의 필드만큼 푸르게 빛날 것으로 기대된다.

 

에디터 손지혜
사진 공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