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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3D Printer

LIFESTYLE

장인의 손길을 위협하는 마법 같은 과학. 3D 프린터로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에 대해.

MGX의 조명

디르크 판더르 코이의 처비 체어

윤주철 작가의 머그컵

푸디니로 성형한 피자 반죽

ⓒSimone van Rees

미래의 삶을 바꿀 기술로 평가받는 3D 프린팅.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표현을 빌리면 이 기술이 3차 산업혁명을 야기할 것이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프린터는 모니터 속 글자와 그림을 종이에 인쇄하는 기계. 그런데 3D가 붙으니 상상 이상의 일이 벌어진다. 3차원의 설계도에 따라 입체적 물건을 뽑아낸다. 아주 얇은 막을 한 층씩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최첨단 산물 같지만 사실 이 기계의 나이는 서른이 넘었다. 1980년대 초 미국 3D 시스템스사가 플라스틱 액체를 UV 레이저로 응결시켜 물건을 만드는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빠르게 진화하며 그 영역을 확장해왔다. 항공기 부품(우주선과 로켓 포함) 분야에서는 이미 3D 프린팅이 대세다. 인간의 뼈와 관절, 장기와 세포 조직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 연구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로컬모터스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를 선보였고(컨셉카가 아닌 상용 모델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높이 6m의 거대한 3D 프린터로 집도 짓고 있다. 정밀함은 기본, 빠르고 안전하게, 재료나 에너지의 낭비 없이. 이것이 3D 프린팅의 매력 포인트다. 디자인 분야도 3D 프린팅 기술 발전의 수혜를 입었다.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신속하게 현실화해준다는 측면에서 어필한다. 확실히 유럽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최신 기기에 대한 실험정신이 투철하다. 본(Bone) 체어로 유명한 네덜란드 가구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Joris Laarman)이 대표적 인물. 스테인리스스틸같은 메탈을 재료로 쓸 수 있는 자신만의 MX 3D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다. 디르크 판더르 코이(Dirk Vander Kooij)는 파눅(Fanuc)이라 이름 붙인 로봇 팔을 이용해 가구를 만든다. 폐기물 가루를 먹이면 그것을 끈끈하게 녹여 실처럼 길게 뽑아낸다. 엿가락처럼 나오는(혹은 치약을 짜놓은 것 같은) 디테일을 그대로 살려 만든 처비(Chubby) 체어가 유명하다. 영국의 세라믹 아티스트 조너선 키프(Jonathan Keep)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자기를 빚는다. 빙하, 화석화된 나무 등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형태를 인쇄한 후 가마에 넣어 굽고 유약을 칠해 완성한다. 드로흐 스튜디오(Droog Studio)의 패밀리(Family) 베이스는 17~18세기 중국 도자기의 채색을 3D 프린터로 구현한 것. 벨기에 MGX사는 에폭시와 폴리아마이드를 재료로 한 3D 프린팅 조명을 10년 넘게 만들어오고 있다. 눈을 크게 뜨면 국내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청아한 백자토 몸통에 3D 프린팅으로 제작해 옻칠로 마무리한 손잡이를 단 윤주철 작가의 머그잔은 전통과 현대의 멋진 만남을 보여준다. 올해는 음식 영역에서 3D 프린터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과자 제조기 셰프젯(ChefJet)에 이어 스페인의 내추럴 머신스(Natural Machines)에서 개발한 푸디니(Foodini)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식용 재료가 담긴 스테인리스스틸 캡슐을 프린터에 장착하고 버튼을 누르면 요리에 맞게 재료가 압축, 성형되어 나온다. 피자의 경우도, 토마토소스, 치즈가 차례로 쌓인다. 이를 꺼내 오븐에 구우면 완성. 올 상반기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 맛은 어떨까? 기다리는 마음이 마냥 두근두근하다.

에디터 이재연 (jye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