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Heirlooms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채플에서의 웨딩 그리고 야외 풀밭에서 이어진 친구들과의 애프터 파티와 낭만적인 허니문까지. 얼마 전 꿈 같은 결혼식을 올린 정효진이 신혼의 달콤한 집과 옷장을 공개했다. 그녀의 엄마 옷장에 있던 에스카다 옷들이 이젠 그녀의 옷장에 가득했다.

블루 아이리스 컬러 스카프 디테일의 블라우스와 울 팬츠는 Escada.
결혼식 사진이 멋지네요. 어떻게 발리에서 결혼식을 하게 됐어요? 저와 남편 둘 다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심지어 가족끼리 밥 먹는 걸로 대신하자는 얘기까지 나왔거든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그런 틀에 박힌 결혼식은 싫었어요. 평소 부모님이 입버릇처럼 발리나 하와이 같은 휴양지에서 결혼하라고 하셨는데, 마침 시댁에서 웨딩홀이 싫으면 발리는 어떻겠느냐고 하시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바로 발리로 결정했죠. ‘어쩜 이렇게 딱 맞을 수 있지?’ 싶었어요.
준비 과정이 궁금해요.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가이드와 플래너 모두 현지에서 구했어요. 일주일 동안 발리에 머물면서 식장부터 메뉴, 플라워, 케이크 등 모든 것을 직접 골랐죠. 그 후에는 현지 플래너와 메일로 의견을 조율했는데, 6개월 동안 정말 고생했어요. 남편도 결혼식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는지 결혼 5주년마다 기념으로 똑같이 재현하자는데, 제가 절대 못한다고 선언했어요.(웃음) 결국 누사두아에 있는 리츠칼튼으로 결정했는데, 채플 규모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좋았어요. 친구들도 제 결혼식을 축하해주러 왔다기보다는 식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여서 막상 노느라고 사진도 몇 장 안 남겼더라고요. 신혼여행도 발리에서 일주일 정도 있었어요. 정말 근사했죠.

1 발리 누사두아에 위치한 리츠칼튼 채플에서 올린 결혼식 장면 2 야외 가든에서 진행한 피로연은 화려한 플라워 데커레이션과 조명이 함께해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웨딩드레스가 독특하던데요. 결혼 전에 엄마랑 둘이 태국으로 여행을 갔어요. 방콕에서 웨딩드레스를 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우연히 들어간 숍에 괜찮은 드레스가 너무 많은 거예요. 빌려 입는 것보다는 평생 소장하고 싶었어요. 본식에서 입은 하얀 티어드 드레스와 애프터 파티 때 착용한 핑크색 미니드레스 모두 그때 구입했어요.
인테리어가 유니크하네요. 혼자 살 때부터 집 꾸미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평소 키치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좀 더 나이가 들면 그에 맞게 인테리어도 미니멀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야 할 테니 지금 마음껏 즐기려고요. 진한 남청색이나 파스텔블루, 에메랄드 같은 색을 벽에 칠하거나 장식장에 적용해 컬러풀하게 꾸몄어요.

새로 꾸민 침실에서 그녀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침대 헤드 부분 벽지인데, 유럽 건축물의 조각처럼 입체적인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오늘 입은 의상의 컬러도 독특해요. 평소 비비드한 색감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파스텔 컬러를 시도했어요. 이런 라일락 컬러는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어서 스타일링이 까다로운데, 에스카다의 F/W 컬렉션에서 딱 마음에 드는 룩을 발견했죠. 여성스러운 옷을 입다가도 가끔은 보이시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페미닌한 컬러를 매니시한 팬츠와 매치하니 더 근사해 보이네요.
평소 어떤 스타일을 즐기세요? 정해진 스타일은 없어요. 그때그때 기분이나 TPO에 맞게 골라 입죠. 여성스러운 드레스나 스커트 룩을 선호하지만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기도 해요. 카키색 같은 애매한 컬러는 개인적으로 잘 안 받아요. 오히려 핫 핑크나 쨍한 그린 같은 비비드한 컬러가 얼굴이 살더라고요.
특히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워낙 엄마 옷장에 에스카다 제품이 많기도 했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친숙했어요. 대학생 때까지는 ‘어른들 옷’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언젠가 매장을 방문해보니 제 또래가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이 많더라고요. 운동을 자주 해서 에스카다의 스포트 라인도 선호해요. 격식 있는 룩부터 이브닝드레스, 평소 입는 베이식한 아이템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브랜드여서 쇼핑하기도 편하죠. 사실 오드리 헵번이 제 뮤즈예요. 그런 고전적 스타일을 좋아해요. 제가 엄마 옷장 속 옷을 지금까지 멋지게 소화해내듯 시간이 지나도 클래식하고 우아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싶어요.

1 보디 실루엣을 강조한 강렬한 레드 컬러 원피스와 스와로브스키를 장식한 블랙 새틴 플랫 슈즈로 근사한 이브닝 룩을 완성했다. 2 영화 <사브리나> 속 오드리 헵번 의상을 그대로 재현한 바비인형은 그녀의 애장품. 3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의 송아지 가죽 키 락(Key Lock) 톱 핸들 백은 데일리 백으로 제격. 4 늦가을에는 심플한 니트에 밍크 머플러 하나만 둘러도 멋스럽다. 베이비 핑크 같은 사랑스러운 컬러라면 더 더욱! 5 평소 즐겨 뿌리는 향수는 Kilian의 ‘Good Girl Gone Bad’. 6 풍성한 폭스 퍼 트리밍이 돋보이는 울 트위드 코트는 겨울철 자주 꺼내 입는 베이식 아이템. 7 매끈한 라인과 날렵한 힐의 메리제인 펌프스는 팬츠와 드레스 룩을 가뿐히 넘나든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모두 Escada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장호 헤어 & 메이크업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