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Pairing
모던 한식계에 불어온 순풍이 전통주로 이어지는 가운데 모던 한식 레스토랑 더한의 권혁성 셰프가 영남 지방 명주와 한식 코스의 페어링을 제안한다. 새하얀 그릇에 담긴 한식과 전통주의 모더니즘.
막걸리병을 흔들지 않고 뚜껑을 따도 탄산이 끓어오르면서 내용물이 고루 섞인다. 샴페인처럼 칠링해 즐기면 더욱 강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복순도가 손막걸리 & 전복숙회
슬라이스한 래디시와 마를 곁들인 전복에 유자청 간장 소스를 더한 전식. 전복숙회의 새콤함과 신선함은 복순도가 손막걸리의 청량감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MATCHING DRINK 울산의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의 식전주로 오르면서 투박한 한국 막걸리의 환골탈태를 보여주고 있다. 먹는 방식이 모던해졌을 뿐, 양조 방식은 전통 그대로다. 울주 인근의 유기농 햅쌀로 빚어 옛 항아리 독에서 30일 정도 발효시키는데, 저온 발효·숙성 과정을 거치며 천연 탄산이 생성돼 샴페인처럼 강한 청량감을 전한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이요섭 요리 & 스타일링 권혁성(더한 레스토랑 셰프)
발효가 끝난 전술을 증류하면 처음엔 알코올 도수가 70도로 독하지만, 차차 도수가 낮아지고 45도에서 가장 좋은 맛과 향을 낸다. 강한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온더록스로 마시면 좋다.
안동소주 45도 & 삼색말이냉채
직화한 가지와 파프리카에 볶은 버섯, 숙주, 오이를 담아 말아낸 삼색말이냉채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담백한 맛을 전한다. 곁들여 내는 생마늘즙과 초간장 소스의 상큼함은 안동소주의 은은한 풍미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MATCHING DRINK 경북 안동 지역의 사대부가에는 저마다 가양주 비법이 있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가 끊길 뻔했으나 식품명인 제6호로 지정된 박재서 명인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명인은 재래 소주 특유의 누룩 냄새를 없애기 위해 100일간 토굴에서 숙성시키는 방식을 택했고, 밀이 아닌 쌀눈을 제거한 쌀누룩을 사용한다. 그 덕에 맑고 깨끗한 맛을 자랑하며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우러진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이요섭 요리 & 스타일링 권혁성(더한 레스토랑 셰프)
여름철 금정산 등산객은 동래 파전에 살얼음이 낀 산성 막걸리를 곁들여 갈증을 풀곤 한다. 막걸리에 얼음을 동동 띄우거나 살짝 얼려 그 맛을 느껴봐도 좋다.
산성막걸리 & 명이장아찌를 품은 보쌈
명이장아찌를 샌딩한 삼겹살은 수비드로 조리해 부드러우며, 함께 곁들인 엔다이브김치는 아삭한 식감을 전한다. 산성막걸리 특유의 산미가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며, 숙성된 명이장아찌와 김치 양념은 녹진한 누룩 향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
MATCHING DRINK 1980년 전통민속주 제도가 생기면서 민속주 제1호로 지정된 술이 바로 산성막걸리고, 대한민국 막걸리 분야의 1호 명인 역시 산성막걸리의 유청길 대표다. 물 맑은 곳에 술맛도 따르는 법. 해발 400m의 청정 환경에 자리한 금정(金井)산성은 이름 그대로 물맛 좋기로 유명했고, 이곳의 250m 깊이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로 산성막걸리를 빚는다. 뭐니 뭐니 해도 산성막걸리 맛의 비결은 500년 전통의 족타식으로 만든 누룩인데, 베 보자기로 통밀 반죽을 싸서 발로 둥글넓적하게 빚은 다음 누룩방 짚 위에 일주일 정도 띄워 만든다. 이 누룩으로 담근 산성막걸리`는 구수한 맛과 은은한 누룩 향, 비교적 높은 산미가 특징이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이요섭 요리 & 스타일링 권혁성(더한 레스토랑 셰프)
8~10℃ 정도로 차게 즐기거나, 살짝 데워 미지근하게 마시면 보다 풍부한 향미를 음미할 수 있다.
기다림 맑은술 & 오미자 젤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녹진한 질감과 찹쌀의 달달한 맛이 새콤달콤한 디저트와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오미자청을 젤리 형태로 굳힌 다음 산딸기, 블루베리, 체리 등 베리류를 곁들여 상큼함을 살리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 달콤한 맛을 더했다.
MATCHING DRINK 부산의 시화(市花) 동백꽃을 모티브로한 프리미엄 술 브랜드 기다림의 증류주다. 바다와 인접한 섬 해포도의 쌀과 진주의 앉은뱅이 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하고 100일이상 발효와 숙성을 거쳐 술을 빚어낸다. 찹쌀로 만들어 감칠맛이 강하며, 풍부한 향미가 입안 가득 은은하게 퍼진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이요섭 요리 & 스타일링 권혁성(더한 레스토랑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