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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Picks!

FASHION

연말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에디터부터 컬렉팅을 시작하거나 지난 한때를 추억하는 에디터도 있네요.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지는 12월, <노블레스> 에디터들이 선택한 12가지 아이템을 공개합니다.

01 Bottega Veneta 놋(Knot) 클러치
연말이 다가오면 으레 눈길이 가는 아이템인 클러치. 매치할 만한 옷도 없거니와 작은 크기의 가방이라는 태생에 비추어보면 살짝 고가여서 매번 망설였다. 결국 곧 찾아올 마흔 살이 되면 나를 위한 선물로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여러 디자인의 클러치를 눈여겨보는데, 종착지는 보테가 베네타의 놋 클러치다. 놋 장식 클로저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금사를 사용한 위빙 패턴은 파티 느낌을 물씬 풍긴다. 심플한 블랙 슈트에 매치하면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파티 룩을 연출해줄 것이 분명하다. _정순영

02 Celine 이어링
피비 파일로가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비보를 접했다. 이럴 수가! 억장이 무너진다. 셀린느의 신봉자 중 한 명으로 아쉽고 또 아쉽다. 피비 파일로식 셀린느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갑자기 조급해졌고, 그녀가 만든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을 하나라도 더 갖고 싶어졌다.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셀린느의 이어링으로 허전해진 마음을 달래보련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피비 파일로의 뒷모습은 누구보다 아름답다. _김유진

03 Rizzoli 랄프 로렌: 개정 & 확장 애니버서리 에디션
패션 에디터는 멋진 책에도 욕심이 많다. 특히 좋아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거나 양장본이라면 더욱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2017년에 브랜드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며 리촐리 출판사와 손잡고 만든 북 <랄프 로렌>은 패션과 디자이너를 다룬 수많은 책 사이에서도 도드라졌다. 그의 창작물을 되돌아보는 기회인 동시에 여유로움, 품격, 타임리스 등 내가 지향하는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훑고 난 후 언젠가 들은 말이 생각나 입꼬리가 올라갔다. “너 오늘, 랄프 로렌 스타일이다?” _이현상

04 Kimjuujuu Studio 루돌프 비너스 오일 램프
이렇게 앙증맞은 비너스상이 또 있을까. 한 손에 착 감기는 크기, 석고의 파우더리한 백색은 아니지만 광택 도는 세라믹도 눈처럼 뽀얗기는 매한가지다. 금빛 사슴뿔 형상의 머리띠를 장착하고 콧등엔 빨간 구슬을 매달았다. 루돌프를 연상시키는 크리스마스 룩을 입은 비너스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오브제처럼 보이지만 본래의 역할은 램프다. 오일을 채우고 심지에 불을 붙이면 노란 불빛이 봉긋하게 솟아난다. 오일만 있으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한번 사면 평생 크리스마스를 함께할 수 있다. _이재연

05 Freed 텐미닛 인센스
“매일 10분 오롯이 당신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이 한마디에 홀렸다. <효리네 민박>에서 아침마다 인센스를 피워놓고 차를 마시던 모습이 부러웠던 탓만은 아니다. ‘먹을 수 있는 인센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한방 재료와 허브, 향신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연기와 건강 사이의 염려도 덜어준다. 매화, 호랑이, 기와, 사슴 등 전통 문양을 넣어 성냥갑처럼 완성한 패키지도 무척 예쁘다. 유럽의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빈티지 성냥갑처럼 풋풋한 아날로그 감성이 인센스의 향만큼이나 마음에 평안함을 준다. _김애림

06 Royal Copenhagen 로얄 컬렉터블
몇 년 동안 크리스마스 한정 피겨를 모았다. 성탄절을 맞이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랄까. 얼마 전 조카에게 피겨 컬렉션을 모두 물려준 김에 새로운 컬렉션을 시작해보려 한다. 1908년부터 매년 새로운 모티브로 출시하는 로얄 코펜하겐의 로얄 컬렉터블로 정했다. 이어 플레이트, 종, 피겨린 등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호숫가에서 백조에게 먹이를 주는 여자아이와 아빠의 다정한 모습을 담았다. 해가 지나면 더 이상 생산하지 않아 소장 가치가 높고, 연도를 새겨 넣어 수집의 재미를 더해주는 아이템 _김윤영

07 국립중앙박물관 가례도감의궤우산
일본에 사는 친구와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왕이 사랑한 보물>을 보러 갔다. 가면과 검 등 왕의 컬렉션도 흥미로웠지만 예쁜 아이템이 많기로 소문난 국립중앙박물관의 아트 숍 또한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 중 하나였다. 친구는 작은 사이즈의 훈민정음해례본을 골랐고, 나는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의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를 모티브로 만든 우산을 샀다. 물을 튕겨내는 방수 원단은 기본,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보면 볼수록 멋스럽다 _최윤정

08 Fujifilm 인스탁스 쉐어 SP-3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기 전, 대학 시절 친구들과 떠난 일본에서 인스탁스 미니를 구입해 필름값 무서운 줄 모르고 이것저것 신나게 찍어댄 기억이 있다. 사람 수만큼 단체 사진을 뽑아 뿌듯하게 한 장씩 나눠 갖던 그때의 기분이란. 사진은 내 손을 떠난 지 오래지만 필름을 들고 신나게 부채질해가며 정답게 수다 떨던 그 추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런데 인스탁스 쉐어 SP-3로 스마트폰 사진도 언제 어디서든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출력할 수 있으니, 그 추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걸까? _김이신

09 Lilkool 그림엽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누구든 이달엔 평소 고마운 이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한데 선물을 받을 대상과 당신이 좀 ‘애매한’ 사이라면?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릴쿨(Lilkool)이 만든 그림엽서는 바로 이럴 때 주라고 있는 선물 같다. 아무것도 주지 않기엔 뭐하고, 그렇다고 좋은 걸 주기엔 어정쩡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특유의 유쾌하고 볼드한 그림체로 ‘희미한 제스처’만 남기는 것. 보라, 심지어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이 애매한 표정의 캐릭터를. 이 엽서를 고른 당신, 적어도 할 만큼은 한 거다. _이영균

10 Veuve Clicquot 클리코 캐처
공공연히 샴페인 성애자라고 말해왔다. 간혹 피곤하다는 이유로 술자리를 거부하면 친구들은 샴페인을 미끼로 불러냈다. 입안에서 청량하게 터지는 기포, 그 짜릿하면서도 깊고 풍부한 맛! 곧 연말이다. 축배의 주인공은 뵈브 클리코로 정했다. 과하지 않은 새콤한 풍미의 뵈브 클리코는 언제나 탁월한 선택. 더구나 이번에는 4명의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클리코 캐처 스카프까지 준단다. 패션 소품은 물론 샴페인 보틀을 포장할 때도 유용해 보인다. 물론 한정 수량이다. _문지영

11 Chanel 쇼트 부츠
스토리가 담긴 물건에 더 큰 애착이 가기 마련이다. 1957년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 선보인 투톤 펌프스에 착안해 만든 쇼트 부츠가 그러하다. 1983년 샤넬과 처음 작업을 시작한 칼 라거펠트는 가브리엘의 옷장에서 발견한 요소를 응용해 우아하고 실용적인 부츠를 내놓는다. 승마를 즐기며, 트위드 슈트에 부츠를 매치한 그녀의 취향을 꼭 닮은 신발은 매 시즌 새로운 해석을 거쳐 탄생한다. 그리고 이번 시즌 글리터 패브릭으로 모던함을 장착한 미드힐 부츠는 그 어느 시즌보다 매력적이다. _이혜미

12 Laura Mercier 이그져틱 리디파인 아이 컬러 컬렉션
쏟아지는 홀리데이 에디션 중 가장 눈길이 간 컬러 제품이 있다면 바로 이것. 큼직한 외제 초콜릿 같은 케이스에 역시 초콜릿 같은 컬러를 담았다. 음영 섀도로 품절 사태를 빚은 ‘진저’나 ‘구아바’ 못지않은 베이스 컬러와 파티 메이크업에 유용한 버건디, 텍스처와 깊이감이 조금씩 다른 브라운 계열까지, 실용적인 컬러 구성에서 로라 메르시에는 확실히 센스가 뛰어난 브랜드다. 시즌이 지나가면 조금 지루해지는 홀리데이 컬렉션의 블링블링한 디자인보다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무던한’ 케이스도 오히려 호감을 더한다. _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