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S, 기 부르댕을 오마주하다
전략적 협업이라 해도 좋다. 브랜드가 아티스트와 함께 대중을 위해 새롭게 탄생시킨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인 그들을 마주할 수만 있다면.
1 블랙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고혹적인 자태가 눈길을 끄는 기 부르댕의 작품, ‘Crime of Passion’
2 도발적인 포즈와 눈빛, 선명한 레드 립과 그린 컬러의 조화가 시선을 붙잡는, 기 부르댕 특유의 완벽한 구도가 인상적인 ‘Fling’
3 레드 컬러의 관능미를 세련되게 표현한, 기발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기 부르댕의 ‘Beautiful Stranger’
4 ‘관음’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 기 부르댕의 ‘Voyeur’
여기 4장의 사진이 있다. 도발적이며 강렬한 컬러, 상상력을 자극하는 파격적인 연출, 매혹적이면서 세련된 에로티시즘, 비틀어진 듯 완벽한 구도. 시선을 붙잡는 이 사진들은 지금도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며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로 평가되는 프랑스 초현실주의 포토그래퍼 기 브루댕(Guy Bourdin)의 작품이다. 사실적이면서 몽환적인 판타지를 안겨주는 그의 사진은 사건 전말의 극적 긴장감을 단 하나의 장면에 정교하게 담아내 진부한 공식이나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표정한 인물은 하나의 사물로 존재하며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렇듯 묘한 끌림으로 대중의 시선을 강하게 빨아들이는 천부적 재능의 사진작가 기 부르댕의 작품 속 예술적 영감을 올겨울 당신의 파우치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이 매력적인 제안을 감각적인 코스메틱 브랜드 나스가 내놓았다.
지난해에 천재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보인 나스가 올해는 화려한 색감과 실험적 표현의 대가이자 패션 사진계의 거장인 기 부르댕의 작품 세계에 푹 빠져 감도 높은 컬러와 패키지 베리에이션의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보인다. 평소 그의 독창적인 예술 감성을 흠모해온 나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랑수아 나스가 그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예술 세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2013 홀리데이 기 부르댕 컬렉션 기프트 세트’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것. 제품 컬러를 비롯해 패키지까지 이번 컬렉션의 모든 요소에 기 부르댕의 예술적 감성과 작품 세계를 오롯이 담아냈다.
1 기 부르댕의 사진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매력적인 컬러 베리에이션이 돋보이는 기 부르댕 홀리데이 컬렉션 제품
2 립 키트 ‘플링’에서 만날 수 있는 립스틱과 립펜슬 그리고 립 케이스
먼저 고혹적인 블랙 드레스의 과감한 슬릿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육감적인 하체와 무기력한 눈빛, 관능적인 레드 립, 그리고 상기된 볼이 시선을 사로잡는 여인과 그 옆에 무심히 서 있는 표정을 알 수 없는 여인의 실루엣이 궁금증을 유발하는 ‘크라임 오브 패션(Crime of Passion)’ 페이스 키트를 보자. 3가지 컬러의 아이새도, 나스의 베스트셀러인 블러셔와 브론징 파우더 그리고 미니 사이즈의 라저 댄 라이프 립글로스로 구성, 모던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페이스 룩을 완성해줄 열정 충만한 키트다. 다음은 지적이면서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그린 색상 벽에 어우러진 거울 속 여인의 다홍빛 입술과 스윔슈트의 매치가 묘한 긴장감을 더하는 립 키트 ‘플링(Fling)’이다. 이 사진과 하모니를 이룰 아이템으로 나스가 엄선한 제품은 각각 2가지 컬러로 선보인 미니 벨벳 매트 립펜슬과 립스틱. 여기에 겹겹이 포갠 손 위에서 빛나는 빨간색 네일 폴리시와 윤기가 감도는 붉은 입술이 놀라우리만치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전하는, 기 부르댕 특유의 담대하면서 정교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사진 작품에 담긴 미니 네일 폴리시 세트 ‘뷰티풀 스트레인저(Beautiful Stranger)’를 더한다면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이방인 룩이 완성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음이라는 말에 내재된 ‘훔쳐보기’와 ‘달콤한 유혹’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암묵적 합의와 그늘을 표현한 작품 ‘보이어’에서 영감을 받은 기프트 세트 ‘보이어’는 트래블 사이즈의 5가지 컬러 라저 댄 라이프 롱 웨어 아이라이너로 구성했는데, 탐스러운 하트 문양의 모던 블랙 코스메틱 포셰트와 함께 담아 특별함을 더했다.
세련된 은유를 통해 금기시하는 성(性)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 예술로 승화시키며 시대를 앞서간 천재적 포토그래퍼, 기 부르댕. 나스가 그에게 헌정하는 컬렉션, 기 부르댕 기프트 세트를 통해 우리는 좀 더 가까이서 그의 예술성에 경외심을 표하고 그의 예술적 철학과 관점에 감탄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쾌재를 부르기만 하면 될 일이다.
프랑수아 나스에게 무한 영감을 주는 20세기 최고의 패션 포토그래퍼 기 부르댕의 생전 모습
Special Talk with Francois Nars
이번 홀리데이 컬렉션의 주제를 기 부르댕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기 부르댕의 작품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여덟 살인가 열 살 때, 어머니께서 즐겨 보시던 프랑스판 <보그>에서 기 부르댕의 사진을 처음 접했어요. 정말 믿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인 사진이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기 부르댕의 작품은 패션 포토그래피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주요 패션 매거진은 그의 사진에 집중했죠. 사실 그 당시 전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는데도 왠지 모르게 그의 작품 속 인물과 구도, 메이크업 룩에 끌렸어요.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델의 극단적인 포즈, 상상을 초월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은 제게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다소 퇴폐적인 분위기가 풍기지만 절대 천박하지 않고 관능미가 묻어났어요. 그는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포토그래퍼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지금 봐도 여전히 훌륭해요. 그리고 볼 때마다 제게 깨달음을 주죠.
기 부르댕이 구체적으로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기 부르댕의 작품은 제가 메이크업을 보는 방식의 틀을 과감히 부숴줬습니다. 어릴 적 또래 친구들이 침실에 야구 선수나 농구 선수의 사진을 걸어놓듯 전 그의 사진을 걸어두었어요. 컬러에 대한 그의 감각과 그가 묘사한 여성 모델의 룩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전 늘 그 오묘한 여성의 이미지에 매료되곤 했어요.
기 부르댕의 시각을 어떻게 뷰티 컬렉션으로 재해석했나요? 컬러에 대한 모든 것을 반영했어요. 사진 속 인물의 메이크업을 보면, 컬러가 굉장히 강렬해요. 저는 평소 레드와 퍼플을 좋아했어요. 그의 작품을 잘 알고 있었기에 컬렉션으로 재해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별한 사진 속 피그먼트를 최대한 살려 퍼플과 그레이 그리고 강렬하게 대비되는 색채가 실제 메이크업에 그대로 묻어나도록 했죠. 제품 패키지에도 기 부르댕의 이미지를 담은 것은 물론이고요.
기 부르댕의 작품은 사진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구도, 색채, 전반적인 스타일 면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많습니다. 그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던함을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또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결코 진부한 방식으로 패션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생 로랑의 화보가 유명하죠. 화보에서 생 로랑 드레스의 일부분만 노출했음에도 그 이미지는 매우 강렬하게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자리 잡았죠. 그는 드레스를 설명한 것이 아니라 그만의 상징적 기호로 대중과 소통한 것입니다. 그런 점이 그를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포토그래퍼로 만든 것이 아닐까요?
에디터 유은정 (ejyoo@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