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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샤넬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크루즈행 열차가 도착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가 선보인 첫 번째 무대, 2019/20 샤넬 크루즈 컬렉션 이야기다.

Between Past & Future
공항에 가면 곧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곤한다. 현실과 다른 계절감이 주는 기대, 풍요로운 햇살이 비추는 대자연의 풍광, 다른 대륙을 여유롭게 넘나드는 이들을 위해 탄생한 크루즈 컬렉션도 이와 다르지 않을터. 오트 쿠튀르가 탄생한 프랑스 파리, 크루즈 컬렉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샤넬, 칼 라거펠트에 이어 샤넬의 수장이 된 가브리엘 샤넬 이후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 크루즈 컬렉션 하면 떠오르는 낭만과 판타지까지! 이 모든 설렘을 안고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 기차역으로 변신한 그랑 팔레에서 열린 샤넬의 2019/20 크루즈 컬렉션.

언제나 그렇듯, 여성을 상상 속 여정으로 초대한 샤넬. 지난 5월 3일, 샤넬의 성지 그랑 팔레는 비밀스러운 장소로 데려다줄 것 같은 파리의 기차역으로 변신했다. 플랫폼과 함께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는 리비에라 카페에는 레스토랑까지 갖춰져 있다. 여행의 선동자인 버지니 비아르는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쇼에 참석한 관람객에게 브런치를 대접했다. 그랑 팔레 2층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햇살이 가득한 즐거운 곳으로 출발을 알리는 듯한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2019/20 샤넬 크루즈쇼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가브리엘 샤넬부터 이어온 고유의 매력과 언어를 특유의 섬세함으로, 칼 라거펠트가 보여준 강렬함을 역동적 실루엣으로 완성했다.

2 모델 카롤린 드 매그레.
3 프랑스 배우 안나 무글라리스.

컬러는 아이코닉한 블루부터 블랙과 에크루, 화이트와 함께 핑크, 그린, 푸크시아, 연보라등 화려한 팔레트까지! 더불어 모카 브라운과 네이비, 코발트 블루를 혼용했다. 이번 쇼에서는 컬렉션의 주제인 여행과 기차역,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시계탑 등을 디자인 모티브로 영민하게 활용했다. 블루 혹은 푸크시아 핑크 바탕에 프린팅 처리한 나뭇잎 무늬는 마치 빠르게 달리는 기차의 차창 밖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풍경을 연상시켰고, 시퀸장식은 기차표에 뚫린 구멍처럼 점선으로 처리했다.

4 칼 라거펠트 시절, 샤넬 쇼 메인 모델로 활동한 클라우디아 시퍼.
5 1950년대 샤넬 No5 캠페인 모델로 활동한 영화배우 알리 맥그로.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는 이들을 위한 편안함과 기능성, 적절한 심플함은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안에 우아하게 담겨 있었다. 특히 쇼 전반부에 등장한 더블버튼 와이드 트라우저와 재킷은 직공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것. 이 밖에 후드 달린 트렌치코트 혹은 허리에서 모아지는 오버사이즈 코트와 같이 변형된 의상에는 체인 벨트를 두르거나 가슴 부분에 커다란 주름을 넣은 블라우스를 매치해 여성미를 더했다.

Modern & Gorgeous Traveler
이번 쇼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건 샤넬의 영원불멸한 아이콘 트위드 재킷이다. 라이닝 처리해 움직임은 보다 자유로워졌고, 몸에 피트되면서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젊어졌다. 포켓은 기존 2개에서 6개까지 늘어났으며, 칼라는 달려 있거나 아예 없앴다. 어깨 실루엣은 둥글게 처리하거나 정반대인 각진 형태로 선보였고, 길이는 아예 길거나 기존보다 짧아졌다. 드레이핑 처리한 패널을 넣어 싱글 혹은 더블브레스트 형태로 디자인했는데, 가죽을 엮어 만든 체인으로 벨트를 둘러 허리 부분을 강조하거나 보다 곧게 떨어지도록 했다.

6 가브리엘 샤넬 이후 최초의 여성 수장, 버지니 비아르.

오직 여성을 위해 존재하는 드레스는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을 주면서도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보일 듯 말 듯 볼륨감을 선사했다. 바이어스 재단 방식으로 여성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비대칭 형태의 어깨, 하늘거리는 소재의 홀터넥, 깊이 파인 네크라인으로 가녀린 목선을 강조했다. 그 위에는 새틴 소재 블랙 리본 벨트와 브레이딩, 화이트 까멜리아를 브로치처럼 장식했고, 기찻길 형태처럼 사다리 모양으로 레이스를 달아 여행이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복고풍 리넨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마감과 탈착 가능한 오건디 소재의 버서 칼라를 장식해 유니폼을 입은 듯 단정함과 우아한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그다음 이브닝드레스에는 화이트 & 블랙 에이프런 드레스에 탈착 가능한 셔츠 칼라를 장식했고, 샤넬 체인으로 단을 넣거나 플라워 자수 장식을 가미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었다.

샤넬 크루즈 컬렉션은 액세서리에서도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가장 눈길을 끈 백인 여행용 메탈 플라스크는 체인 스트랩이 달린 블랙과 핫 핑크 퀼팅 레더 케이스 안에 발랄한 모습으로 들어가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앙증맞게 느껴졌다. 보스턴백의 여성 버전이 떠오르는 샤넬 19 백, 포켓이 여러 개 달린 맥시 더플백, 3-Part 백팩을 비롯해 세가지 컬러 배색의 레더 히프 백, 다기능성 클러치 등은 탁월한 수납 기능으로 크루즈 여행에 몸을 싣는 우아하고 활동적인 샤넬 우먼에게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렸으며, 유연한 가죽과 가벼운 무게를 지녀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했다. 마지막으로 슈즈 컬렉션은 1957년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 세상에 내놓아 시대적 반향을 일으킨 투톤 슈즈를 한층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돋보였다. 이는 크루즈 여행 시 룩을 세련되게 마무리해주는 샤넬 여인의 필수품임이 분명했다.

7 모델 리우웬.
8 모델 릴리 로즈 뎁.

한편 2019/20 크루즈 쇼에는 샤넬의 앰배서더인 아이린을 비롯해 안나 무글라리스, 카롤린 드 매그레, 바네사파라디, 릴리 로즈 뎁, 키이라 나이틀리, 알리 맥그로, 클라우디아 시퍼 등 샤넬과 인연이 깊은 셀레브리티가 참석했다. 성공적으로 크루즈 쇼를 마친 샤넬의 새로운 열차는 이내 사라졌고, 관람객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며 버지니 비아르의 시대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
사진 제공 샤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