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Pleasure Ground
지난 10월 24일, 도쿄 긴자의 한 거리에 끝없는 인파가 몰렸다. 이유는 단 하나. 새롭게 오픈한 몽클레르 플래그십 스토어와 이를 기념해 ‘프렌즈 위드 유’와 만든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때문이다.
기유 & 부아지에가 디자인을 맡은 건물의 내관
서늘한 바람이 가을의 시작을 알릴 무렵 몽클레르에서 초대장이 날아왔다. 패션의 도시 도쿄, 그중에서도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의 스토어와 고급 백화점이 한데 모여 있는 긴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는 내용이었다.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을 위해 특별한 협업을 준비 중이고, 그것을 단 이틀간만 판매한다는 소식도 함께였다. 순간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떤 제품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그간 펜디부터 리모와, 아미, 어덤에 이르기까지 늘 색다른 협업으로 주목받은 몽클레르가 아니던가! 하지만 몽클레르가 오늘날처럼 패션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초기에는 퀼팅 소재로 산악용 텐트와 침낭을 생산하는 브랜드였기 때문. 당시 노동자들이 작업할 때 입은 것이 바로 다운재킷이었고, 이를 창립자인 르네 라미용과 앙드레 뱅상의 친구이자 등반가인 리오넬 테라이가 애용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패션 하우스로 도약한 것은 지금의 CEO 레모 루피니가 합류하면서 부터다. 타고난 경영 전문가인 그는 브랜드를 재정립하기 위해 취임 다음 해인 2000년 이례적으로 봄·여름을 위한 컬렉션을 선보였고, 3년 뒤엔 브랜드를 인수해 컬렉션 라인인 감므 루즈와 감므 블루를 발표하며 패션 하우스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최근 그가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밀라노와 런던, 뉴욕 등 주요 도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브랜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 그 존재감을 또 한 번 각인시킬 장소로 낙점한 곳이 바로 도쿄 긴자다.


프렌즈 위드 유와 함께한 몽클레르 긴자 플래그십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위트있는 아이콘을 장식한 스니커즈

기유 & 부아지에가 디자인을 맡은 건물의 외관

DJ를 맡은 오프 화이트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오픈 당일 매장을 모두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의 아이콘으로 꾸며 특별함을 더했다.
본격적인 오픈에 앞서 매장을 미리 둘러보기 위해 긴자를 찾았다. 일본 최초의 백화점이자 랜드마크인 긴자 미쓰코시 백화점 인근에 자리한 560㎡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외관부터 남달랐다. 디자인은 파리의 가장 핫한 듀오 인테리어 디자이너 기유 & 부아지에(Gilles & Boissier)가 맡은 것. 고급스러운 대리석과 세련된 스테인리스스틸의 조화가 모던하면서도 웅장했다. 하지만 그보다 시선을 압도한 것은 듀오 팝아티스트 프렌즈 위드 유(Friends with You)와 함께한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이다. “개별성과 글로벌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프렌즈 위드 유와 공동 작업을 시도했죠. 그들이 창조한 말피(Malfi), 스노위(Snowy), 해피 바이러스(Happy Virus) 등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콘을 다운재킷과 스웨트 셔츠, 티셔츠 등에 접목해 대중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레모 루피니의 설명이다. 이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컬렉션은 몽클레르에서 출시해온 기존 제품과는 사뭇 다르다. 레드, 옐로, 블루 등의 선명한 컬러로 경쾌한 분위기를 완성하고 위트 있는 캐릭터로 키치한 감성을 더한 것이 특징. 앞서 언급한 제품 외에 스니커즈와 가방 등의 소품도 제작했으며 3m의 대형 고무 인형도 함께 전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10월 24일 오픈 당일, 낮부터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먼저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의 판매를 시작했고, 프렌즈 위드 유의 사인회도 마련했다. 오후부터 진행한 칵테일 아워에는 일본의 유명 가수 엠플로의 버발과 오프화이트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DJ를 맡아 흥을 돋웠다. 그리고 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를 비롯해 추성훈과 야노시호, 디자이너 톰 브라운, 배우 도다 에리카, 가수 미야비, 축구 선수 나카타 히데토시 등의 셀레브러티가 참석해 오픈을 축하했다. 가장 흥미로운 건 세계적 포토그래퍼 테리 리처드슨이 매장에서 즉석으로 진행한 감각적인 패션 화보! 촬영과 동시에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 몽클레르의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알렸다.
오픈 당일 매장을 모두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의 아이콘으로 꾸며 특별함을 더했다.

몽클레르의 CEO 레모 루피니
Talk with Remo Ruffini
몽클레르의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CEO 레모 루피니와의 인터뷰.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가운데서도 몽클레르의 제품은 단연 돋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유가 차별화된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몽클레르를 계속 찾는 이유는 품질과 기능, 그리고 스타일과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다운재킷은 시대를 초월한 패션 아이콘이 됐죠.
프렌즈 위드 유 이전에도 펜디와 꼼데가르송, 사카이 등과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끊임없이 협업을 시도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창조의 힘을 믿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즐기죠. 이를 ‘실험’이라고 하는데 몽클레르를 발전시키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일본에는 이미 아오야마, 시부야, 신주쿠에 몽클레르 매장이 있는데 이번 긴자 플래그십 오픈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이탈리아인인 저는 일본 특유의 감성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일본 시장을 주시해왔고, 이번 스토어를 통해 더욱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브랜드의 DNA에 충실한 마케팅을 펼친다면 일본에서도 다른 나라에서와 같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가 다른 매장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브랜드의 거의 모든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일본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매장이죠. 좀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방식으로 이 지역의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가까운 한국의 패션 시장 역시 세계적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계획은 없나요? 한국 시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하이엔드 패션이 붐을 이루고 있죠. 소비자가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기에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년엔 한국에도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하니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에디터 현재라 (hjr0831@noblesse.com)
사진 제공 몽클레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