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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lesse.com Weekly Briefing

FASHION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은 지난 한 주간 들려온 국내외 패션·문화·라이프스타일 소식 중 <노블레스>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를 골라 매주 월요일 소개합니다.

A. 분더샵 청담점 리뉴얼, 허들을 낮추다

한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컨셉 스토어 중 하나인 ‘분더샵 청담(Boon the Shop Cheongdam)’이 리뉴얼을 거쳐 2017년 밸런타인데이에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분더샵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볼 때마다, 그들이 청담동에 둥지를 튼 이 거대한 편집숍에 얼마나 많은 자금과 노력을 투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벽면 하나까지 완벽해 보일 만큼 으리으리한 공간, 여기에 다양한 범주의 상품군을 한자리에 모은 매장은 사실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니까요.

특히 이번 리뉴얼은 1층 공간의 재구성에 집중했습니다. 스니커즈를 비롯한 하이엔드 스트리트웨어와 선물 가게를 모은 컨셉의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 온갖 동시대 패션 하우스와 매혹적인 화장품과 향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티 엠포리엄 바이 라페르바(Beauty Emporium by La Perva)’, 현재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디자이너 가방을 모은 ‘핸드백 살롱(Handbag Salon)’, 케이스 스터디 섹션 맞은편에서 고급 휴대용 오디오 기기와 함께 다양한 취향의 LP 음반을 만날 수 있는 ‘분 뮤직(BOON Music)’, 그리고 파인 주얼리와 빈티지 럭셔리 시계를 소개하는 ‘파인 주얼리 살롱(Fine Jewelry Salon)’까지, 장인정신이 깃든 유서 깊은 브랜드가 세계 최고 건축가들이 지은 터전 안에 들어섰습니다.

ⓒ Boon the Shop Cheongsam
Image Courtesy of Boon the Shop

사실 하이패션을 다루는 편집숍은 매장 입구에 발을 들이기 어색할 때도 있는데, 이번에 리뉴얼을 거친 분더샵 청담점의 첫인상은 마치 파리의 유명 편집숍 ‘콜레트(Colette)’ 1층처럼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콜레트 역시 2층 매장에서 값비싼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지만, 1층은 조금 더 ‘민주적인’ 공간이죠. 수많은 관광객과 지역민, 패션 관계자, 먼 나라에서 온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낮은 허들이 지금의 콜레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오프닝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을 보며, 분더샵 청담점이 1층의 구조를 전면 개편한 이유가 바로 오늘처럼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길 바랐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청담동은 땅값과 인건비가 비싼 곳이고 자체 생산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수입 판매장이 많죠. 특히 패션에 기반을 둔 매장은 살벌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물량을 팔아야 불황에도 버틸 수 있습니다. 수많은 매체가 매장을 소개하고 그곳에 모이는 유명인사를 통해 이름을 알리지만, 평소에는 한적하고 뭔가 행사를 할 때만 사람들이 모이는 구조가 미래지향적으로 보이진 않지요. 그래서 분더샵 청담점은 1층을 두 공간으로 나누었습니다.

정문을 기준으로 왼쪽은 관광객과 젊은 손님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기존 고객과 수익을 책임지는 VIP를 위해 오른쪽은 수십만 원짜리 향수부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시계를 아우르는 럭셔리 공간으로 구분해 차별화했습니다. 두 공간의 이런 대비가 하나로 이어지면서도 전혀 다른 색을 띠어 흥미로운 것은 물론입니다. 참, 지하의 넓은 갤러리 공간에선 동시대 패션과 문화, 예술에 관한 다양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니 앞으로도 분더샵 청담점의 소식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boontheshop.com
instagram.com/boontheshop_cheongdam

ⓒ Raf Simons’s Spring / Summer 2017 Calvin Klein Men’s Campaign
Images Courtesy of Calvin Klein

B. 라프 시몬스가 선보이는 첫 번째 캘빈 클라인 캠페인

라프 시몬스의 첫 캘빈 클라인 캠페인이 공개됐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남성복부터 질 샌더와 디올의 아티스틱 디렉터까지, 그간 거침없는 행보로 패션계를 좌지우지한 라프 시몬스가 유럽을 넘어 처음으로 정통 미국 패션 하우스에 입성하며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지요.

첫 캘빈 클라인 남성복 캠페인에서 주목한 건 바로 속옷, 즉 언더웨어입니다. 캘빈 클라인이라는 브랜드가 이룬 업적은 실로 다양하지만, 처음에는 사람의 몸에 밀착해 가장 밀접한 아이템인 브리프로 가겠다고 선언한 셈이죠. ‘청바지’를 디자이너 브랜드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 디자이너의 이름을 새긴 ‘패션 브리프’ 역시 캘빈 클라인이 창조한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을 이끈다 했을 때 품은 궁금증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고급 기성복 컬렉션이 아닌 브랜드 전체를 총괄할 때, 디자이너의 개성을 보여주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하이엔드 라인 외에 중저가 라인에서 얼마나 인상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둘째, 자의든 타의든 라프 시몬스는 유럽에 기반을 둔 고급 기성복업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는데, 성향이 전혀 다른 미국 패션계에 어떤 식으로 구애하고 또 차별화해 접근해나갈까?

라프 시몬스는 그 대답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남성복 컬렉션을 2017년 가을·겨울 시즌 뉴욕 남성복 패션 위크에 선보였죠. 귀여운 스웨터를 통해 미국에 구애한 건 덤이었고요. 그다음 대답으로 그는 가장 미국적이고 친대중적인 예술가 앤디 워홀의 박물관에서 워홀의 예술 작품과 현대 팝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배경으로 찍은 첫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십 수년 이상 합을 맞춘 사진가와 스타일리스트의 솜씨는 여전했지만, 첫 캠페인을 완성한 공간과 그 상징성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메시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calvinklein.us
instagram.com/calvinklein

 

홍석우
(홍석우는 서울에 기반을 둔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더 네이비 매거진The NAVY Magazine> 편집자. 서울 거리 풍경을 기록하는 블로그 YourBoyhood.com 의 사진도 찍고 있다.)
에디터 이아현(fcover@noblesse.com)
디자인 장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