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Dress Code
직장인에게 사무실은 또 다른 터전이다. 매일매일 고리타분한 오피스 룩에 지쳤다면, 이른 아침 사무실에 들어서는 모습이 프로페셔널한, 그리고 무엇보다 스타일리시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볼 것.
B&Tailor의 스트라이프 슈트에 2 Cuffs & Collar의 셔츠를 입어 깔끔한 룩을 완성했다. Boggi의 스트라이프 타이와 포켓스퀘어, Cnyttan의 레드 컬러 양말로 포인트를 줬다. 플레인 토 슈즈는 Zonkey Boot
정중하게 갖춰 입기, 김상욱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투자 및 컨설팅 회사 ‘B Venture Partners’를 운영하는 김상욱이라고 합니다.
평소 스타일은 어떤가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잦고, 저 스스로도 정중한 이미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슈트를 즐겨 입어요. 팔과 다리가 긴 편이라 기성복보다는 맞춤 슈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오피스 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깔끔함과 단정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죠.
그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패션 아이템은요? 구두입니다. 상대와 처음 만나서 인사할 때, 고개를 숙이는 동시에 구두가 보여요. 아무리 좋은 제품을 신었다 해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신뢰감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전 주말마다 따로 시간을 내어 관리합니다.
미팅이 많으니 스타일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만나는 상대의 나이와 업종에 맞춰 스타일을 바꿉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을 만날 땐 톤 다운된 슈트와 타이를 골라 정중한 신사의 모습을 완성하고, 반대로 벤처기업처럼 업무 분위기와 복장이 자유로운 곳에 갈 땐 타이나 포켓스퀘어를 하지 않아요. 그들에게 편안해 보이는 룩을 연출합니다. 물론 단정함과 품위는 지키면서요.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오피스 룩에 어떤 아이템으로 변화를 주나요? 양말을 활용해요. 화려한 컬러의 양말이 바짓단과 구두 사이로 언뜻 비칠 때, 그 모습이 참 멋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슈트 스타일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요. 구두나 시계도 변화를 주기 좋은 아이템이라 그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맞춰 신경 쓰는 편입니다.
주말의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슈트와는 다른 느낌의 옷을 입어요. 캐주얼한 셔츠나 데님 팬츠, 레드 컬러 치노 팬츠 등 사무실에서는 도전하기 힘든 옷을 고르죠.
올겨울에는 어떤 오피스 룩을 즐길 예정인가요? 단연 플란넬 슈트죠. 겨울에 가장 어울리는 소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운전할 때 불편해서 잘 입지 않던 코트를 올해는 자주 입을 생각입니다. 코트는 추워서 입는 것이 아니라, 멋을 위해 입는 것이라던 친구의 말에 동의하니까요. 터틀넥 니트에 캐시미어 코트를 걸치는 상상만으로도 겨울이 다가온 것 같네요.
클래식한 디자인의 안경은 Lunor

피렌체 출장길에 구입한 Pratesi의 토트백. 수납력이 좋고 색이 고와 손이 자주 간다.

좋은 첫인상을 위해 은은한 머스크 계열의 향수를 뿌린다. 자주 사용하는 건 Editions de Parfums Frederic Malle의 뮤스크 라바줴

캐주얼한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클러치는 Bottega Veneta

Plein Sud의 시크한 블랙 니트 원피스에 21Defaye의 체인과 참 장식 네크리스로 힘을 주고 악어가죽 와이드 벨트로 중심을 잡았다. Casadei의 강렬한 킬힐은 그녀의 룩에 빠지지 않는 아이템
긴장을 유지하되 자유분방하게, 이혜경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21드페이와 드페이 블랙을 전개하는 소희통상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혜경입니다. 최근에는 ‘드페이’라는 새 브랜드 런칭을 준비 중인데, 기존 하이엔드 마켓에서 보기 힘든 재미있고 펑키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평소 추구하는 스타일은?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지만 요즘엔 워낙 유행 주기가 빠르다 보니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기본으로 트렌디한 요소 몇 가지를 믹스하는 편이에요. 무엇보다 옷은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기에 소재를 까다롭게 고르고요.
놓치지 않는 포인트가 있다면? 늘 시간, 장소, 상황, 나이에 맞게 입었는지 확인합니다. 더불어 스타일의 기본인 매끈한 보디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일상의 룩과 오피스 룩 사이에 큰 차이가 있나요? 회사를 이끌며 언제부턴가 하루 24시간 ‘대표 이혜경’으로 지냈어요. 개인적 일상과 업무 시간의 경계가 없어진 거죠. 그래서인지 사무실 안과 밖의 스타일에 큰 차이는 없어요. 언제 어디서든 적당한 포멀함을 갖추려 합니다. 오늘처럼 미니멀한 블랙 원피스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식으로요.
적당한 포멀함이라…. 이를 잘 표현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존 리치몬드(John Richmond)를 좋아합니다. 날 선 테일러링, 식상하지 않은 디테일이 마음에 들어요.
한국 패션 산업을 이끄는 여성 CEO 중 한 분으로서 사무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순수 미술을 전공한 대학 시절부터 항상 ‘좋은 작업은 좋은 환경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지켜왔어요. 저와 직원 모두 업무에 몰두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죠. 청결은 물론이고 조명의 조도, 데스크의 재질, 매일 마시는 커피 브랜드까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합니다.
사무실 안에서 늘 착용하거나 구비해두는 시그너처 아이템은? 몸의 긴장을 유지하도록 도와줄 스틸레토 힐, 언제 어디서나 생각을 비주얼화할 수 있는 연필, 수분 밸런스를 맞춰줄 보습 아이템.
패션업계와 달리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개성 있는 오피스 룩을 연출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할 만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TPO에 대한 기본기만 탄탄하다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패션이에요. 다만 매일 회사에서 진행해야 할 업무의 성격과 활동 범위, 미팅 등의 상황을 예상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외부 미팅이 많고 주로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이라면 전체적으로 심플하게 입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브로치나 스카프 등을 잘 활용하면 훨씬 감각 있어 보일 거예요. 물론 장식 없는 셔츠나 스커트 등을 선택할 때 좋은 소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요.
남다른 스타일로 유명하세요. 자주 찾는 쇼핑 플레이스가 있나요? 제 주변은 늘 아름답고 재미있는 물건으로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에 미팅하러 가는 도중이나 출장으로 밀라노, 파리 등지의 길거리를 걷다가도 눈에 들어오는 아이템이 있으면 바로 구입하는 편이에요. 특히 파리의 편집 매장 콜레트(Colette)는 빼놓지 않고 들릅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디자인의 옷과 슈즈가 많거든요.
환절기부터 초겨울까지 입기 좋은 트렌치코트 Burberry Prorsum

메달리온 장식이 독특한 화이트 앨리게이터 레더 클러치는 활동적인 외부 업무 시 즐겨 든다. 21Defaye

늘 지니고 다니는 명함 지갑 21Defaye

독특한 패턴이 눈길을 사로잡는 킬힐 펌프스 Balenciaga

Peter Pilotto의 옐로 터틀넥 니트와 슬릿이 들어간 스커트를 입은 정화경 상무. Hermes 뱅글과 H.R의 링을 레이어링해 착용하고 Rupert Sanderson의 벨벳 소재 플랫폼 슈즈를 신었다.
어디에서나 나답게, 정화경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반갑습니다. 편집 매장 분더샵과 신세계백화점에서 독점으로 전개하는 피에르 아르디, 제이멘델, 사카이, 하이더 아커만 등의 총괄 MD를 맡고 있는 정화경 상무입니다.
평소 스타일에 대해 설명한다면? 특정 스타일 대신 매 순간 가장 신선한 패션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동시대적이고 세련된, 무엇보다 흔하지 않은 디자인을 선호해요. 최근에는 이런 행보를 보이는 크리스토퍼 케인이나 J.W. 앤더슨 같은 영국 디자이너의 옷을 즐겨 입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사무실에서의 옷차림은 어떠한가요? 아침 5시에 일어나 느긋하게 하루를 준비하는 편인데, 입을 옷을 고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임원 회의가 잡혔을 때 어두운 컬러 톤 위주로 스타일링하는 정도 외에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재미있게 옷을 입으려고 해요. 8시 30분,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처리하고, 그 외에는 외부에서 미팅을 하거나 매장을 돌며 고객이나 제품을 분석합니다. 활동적인 직업인 만큼 불편한 옷은 입지 않아요. 단 하이힐은 오랫동안 신어서 불편한 줄 모르겠어요.(웃음)
중요한 미팅이 잡혔을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상황이나 목적보다는 제 취향에 어울리는 옷인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촬영을 위해 입은 오피스 룩에 대해 설명한다면? 여러 컬러가 어우러진 세련된 니트 톱에 스커트를 매치했어요. 실루엣은 단정하지만, 컬러로 포인트를 준 룩이에요.
출근할 때 유니폼처럼 입게 되는, 가장 아끼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화이트 셔츠와 블랙 팬츠. 포멀한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꼼데가르송의 매니시한 셔츠와 독특한 실루엣의 블랙 팬츠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최근 새롭게 눈여겨보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베뜨멍(Vetements). 흔한 보머 재킷이나 스웨트 셔츠 같은 아이템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점에서 요즘 가장 멋진 브랜드에요.
업무용 핸드백에 꼭 넣어 다니는 아이템을 소개한다면? 제 가방 속은 지갑, 수첩, 화장품을 넣은 파우치는 물론 건강식품, 바느질 키트, 시간 날 때 읽기 좋은 잡지와 리포트 등으로 가득해요. 미니 백이 감당할 수 없는 양의 물건을 매일 챙기기에 큼직한 빅 백을 선호합니다. 스타일을 위해 꼭 구비하는 제품은 향수예요.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뿌리는 저만의 향수가 6개 있죠. 촬영 직전엔 겔랑의 미츠코를 뿌렸어요.
첫 직장에서 입은 오피스 룩을 기억하시나요? 제가 첫 직장에 다닐 때는 도나 카란의 슈트 스타일이 인기였어요. 여기에 스니커즈를 매치하고 사무실에 들어서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오피스 룩을 고민하는 이에게 조언하고 싶은 스타일링 팁이 있다면? 첫 직장에 다닐 때 전 유행에 아주 민감했지만 회사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어요.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제 스타일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 것 같아요. 자연스레 회사 동료들도 저를 ‘옷을 특이하게 입는 사람’으로 이해하기 이르렀고요.(웃음) 어떤 회사에 다니든 개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사무실에서도 조금은 특별하고 남다른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꿀과 타바코 향이 진한 By Kilian의 블랙 투 블랙(Black to Black)은 꼭 구비하는 향수 중 하나다.

출장이나 중요한 미팅이 잡혔을 때 즐겨 드는 백 Moynat

그래픽 패턴의 니트 톱 Fausto Puglisi

메탈릭한 라메 소재 그러데이션 플리츠스커트 Marco De Vincenzo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 한상은 (hanse@noblesse.com) 김지수 (kjs@noblesse.com)
사진 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