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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Boots

FASHION

다양한 디자인, 길이, 디테일로 무장한 겨울 부츠, 어떻게 연출할까? 디자이너와 편집숍 바이어 등 까다로운 패션 전문가들이 말하는 잘 고르는 법부터 잘 신는 법까지.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부츠를 즐기는 노하우.

1 Libertine의 블랙 빈티지 재킷에 데님과 가죽을 믹스한 R13의 팬츠, 여기에 Marcelle Sartore의 부티를 매치해 스타일링을 완성한 1423 네이브워터의 차초희 대표. 모두 본인 소장품.
2 센슈얼한 느낌의 뱀 모티브 반지는 Lydie by 1423 Naivewater
3 차초희 대표가 최근 푹 빠진 시크한 부티로 Marcelle Sartore by 1423 Naivewater 제품
4 그린 퍼의 독특한 색감이 매력적인 밀리터리 재킷은 재킷 안이 리얼 퍼라 실용성과 스타일리시함을 모두 만족시킨다. 차 대표가 이번 F/W 시즌 잇 아이템으로 꼽은 재킷으로 Mr & Mrs Furs by 1423 Naivewater 제품.

Minimal but Edgy, 차초희
1, 2, 3 등 크리스털 숫자가 시크한 포인트를 더하는 블랙 빈티지 재킷에 데님과 가죽을 믹스한 팬츠, 그리고 매니시한 느낌의 블랙 부티, 여기에 ‘딱 적당한’ 액세서리 매치까지. 특히 데님 쇼츠에 가죽 레깅스를 붙인 듯한 팬츠는 멀리서 보면 마치 사이하이 부츠를 신은 듯 매우 독특했다. 개성 넘치고 유니크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멀티숍 1423 네이브워터(1423 Naivewater, 참고로 네이브워터는 ‘물 좋은’이라는 의미)의 차초희 대표를 처음 대면한 순간, 그녀는 말 한마디 없이 스타일링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로지 패션을 너무 사랑해 자신의 멀티숍을 열었다는 그녀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있다. 밀리터리 스타일 점퍼 안에 밍크·라쿤·렉스 등의 리얼 퍼를 가미해 진정한 하이엔드를 추구하는 미스터 & 미세스 퍼(Mr & Mrs Furs) 독점 수입부터 매 시즌 빈티지 재킷에 유니크한 디테일을 가미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리버틴(Libertine), 핫한 데님 브랜드 R13 등을 비롯한 60여 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이번 F/W 시즌 그녀는 부츠와 단단히 사랑에 빠졌다. 특히 너무 튀지 않는 디자인이면서도 전통적 기법에 에지까지 더한 마르셀 사토레(Marcelle Sartore) 부츠가 최근 그녀의 총애를 받고 있다. 부티나 사이하이 부츠를 즐기는 그녀가 촬영을 위해 선택한 부츠는 매니시하면서 세련된 낮은 굽의 부티. 오히려 아찔한 스틸레토 힐보다 스타일리시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알려주는 부츠 선택 노하우는?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 본인의 다리 형태, 그리고 함께 매치하는 의상의 길이와 볼륨감이라고. “예를 들어 다리가 휜 경우에는 너무 루스한 피트는 피하고 딱딱한 느낌의 가죽이나 일자 형태 롱부츠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발목이 굵다면 복사뼈 위로 올라오는 부츠 중에서도 발목을 타이트하게 감싸는 스타일을 추천하고요. 이때 장식이 너무 많은 스타일을 고르면 시선이 발목으로 갈 테니 그런 점도 고려하는 것이 좋겠죠?” 부티에는 스키니 팬츠, 사이하이에는 가죽 레깅스나 미니 플레어스커트를 매치하는 등 함께 스타일링하는 의상의 길이와 비율도 치밀하게 계산한다면 더욱 멋진 부츠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 블랙, 브라운, 그레이 등의 기본 컬러를 이미 구비하고 있다면 이번 시즌 트렌디 컬러인 그린과 버건디를 선택해보라는 귀띔도 잊지 않는다.

빅 브랜드보다 해외에서는 파리의 에클레르, 국내에서는 10꼬르소꼬모 등의 멀티숍 쇼핑을 즐긴다는 그녀. 1423 네이브워터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항상 에너지 넘치는 진정한 트렌드세터 역할을 하는 색깔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 어떤 새로운 브랜드와 프로젝트로 국내 패션 피플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해본다.

1 이탈리아 테일러링 재킷 브랜드 Lardini의 더블브레스트 코트에 Franco Ferrari의 그린 컬러 머플러를 매치하고 Alden의 레이스업 디테일 말가죽 부츠를 신은 한태민 대표
2 한태민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East Harbour Surplus의 캐주얼하면서 클래식한 멋을 갖춘 코듀로이 슈트
3 겨울철 실용적인 Nigel Cabourn의 아이보리 컬러 와이드 게이지 니트와 비니
4 농구공에 사용하는 가죽을 소재로 한 Yuketen의 밀리터리 워커 스타일 부츠

Authentic Classic, 한태민
최근 남성복에서 발목이 보이는 짧은 바지 아래로 복사뼈를 살짝 덮는 높이의 부츠를 매치한 스타일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리얼웨이에서는 어떨까. 부츠, 태생적으로 거추장스러움을 싫어하는 남자들에게는 꽤 까다로운 아이템이다. 바짓단에 신경 써야 하고 걸을 때마다 발목에 닿는 어색한 감촉도 참아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발장 깊숙이 밀어놓기엔 미련이 남는다. 남자, 부츠를 어떻게 신어야 할까. “지금 제가 입은 것처럼 플란넬 팬츠에 매치해도 좋고 코듀로이 슈트와도 잘 어울려요. 물론 팬츠의 길이는 로퍼나 옥스퍼드 슈즈를 신었을 때보다 짧아야겠죠.” 샌프란시스코 마켓의 한태민 대표가 조언했다. 그는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옷이 좋아 과감하게 패션계에 입문,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후 피렌체에서 디자이너로서 실무를 경험했다. 귀국 후 국내 남성 대표 편집숍 샌프란시스코 마켓을 운영하며 자체 컬렉션 이스트하버 서플러스(East Harbour Surplus)를 전개하고 있는데 패션 전문가 사이에서도 멋을 아는 이로 불릴 만큼 취향이 또렷한, 성숙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지금처럼 완성된 스타일을 갖추기까지 조르지오 아르마니,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등 참 많은 디자이너 레이블을 거쳤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신발 하나를 살 때도 잘 만든 제품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한 시즌이나 두 시즌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디자인과 품질의 전문(authentic) 브랜드 말이에요. 지금 신은 레이스업 부츠도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슈즈 전문 브랜드 알덴의 것이에요. 흔하지 않은 말가죽 소재에 단순하지만 세련된 라스트를 사용한 것이 마음에 들어요”라며 말가죽 신발은 일반적인 송아지 가죽 신발에 비해 발등 부분에 주름이 굵게 잡히고 감촉과 광택이 다르단다. 최근 브랜드에서 첼시 부츠, 발목을 덮는 높이에 끈 없이도 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도록 신축성 있는 고무 밴드가 있는 사이드 고어 부츠를 심심치 않게 출시하고 있는데 이는 비틀스가 즐겨 입던 슬림한 모즈 룩 정장과 잘 어울리며, 체격이 있다면 밀리터리 부츠처럼 끈을 묶는 청키한 디자인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또 스트랩을 묶을 때 리본으로 크게 매듭 짓는 게 싫다면 발목 주변으로 감아 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렇게 발목에 끈을 감고 하루 이틀 신으면 빳빳하던 가죽이 부드러워지면서 가죽 본연의 특성이 나타나 한결 멋스럽게 닳는다는 세세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인터뷰를 진행한 1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한 대표의 흥미로운 패션 이야기에 빠져들던 중 문득 그에게도 스타일 롤모델이 있을까 궁금했다. “옷 잘 입는 사람을 보면 멋있다는 생각을 하죠. 특히 할리우드 신사 스타일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리 그랜트가 슈트를 입은 모습은 정말 최고예요. 정말 클래식하죠. 저희 숍을 찾는 고객이나 제 주변 분들이 제 스타일을 보고 종종 요즘 유행하는 클래식 스타일이라고 말씀하곤 해요. 하지만 클래식은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늘 있어온 것이니까요. 특정 디자인이나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 세련되고 고상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이 바로 클래식이죠.” 그러고 보니 그가 입고 온 그레이 컬러 스웨터와 플란넬 팬츠는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10년 전부터 입어왔거나 향후 10년 뒤에 입는다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어찌 보면 이런 기호를 지향하는 것, 신사의 옷차림을 터득할 수 있는 지름길 같다.

그럼 올겨울 그가 시도하고 싶은 부츠 코디법은 무엇일까. “글렌 체크 패턴 슈트 혹은 코듀로이 슈트에 다운점퍼를 입고 지금처럼 부츠를 매치할 거예요. 언뜻 보기엔 포멀한 정장과 스포티브한 아우터의 조합이 어색할 것 같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죠. 각기 다른 스타일의 디자인을 믹스 매치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 같아요.”

1 평소 베이식하면서 시크한 룩을 즐긴다는 디자이너 송유진. 박시한 피트의 퍼 트리밍 점퍼에 매치한 사이하이 부츠는 손쉽게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는 키 아이템이다.
2 영국 빈티지 숍에서 구매했다는 울 소재 플로피 해트
3 동그란 프레임이 복고적인 선글라스는 Linda Farrow for The Row by Handok
4 고풍스러운 패턴이 돋보이는 벨벳 소재 패치워크가 포인트인 롱부츠 Miu Miu

Material Matters, 송유진
영국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조나단 선더스와 알렉산더 맥퀸을 거쳐 2011년 F/W 시즌부터 본인의 시그너처 컬렉션 S=YZ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송유진. 노을 지는 한강의 풍경, 제주도의 주상절리부터 멀게는 파리의 하늘과 톨스토이의 소설 <부활>까지. 그녀는 여행과 책, 자연에서 받은 영감과 해외 경험에서 쌓은 트렌디한 감각을 버무린 모던한 실루엣의 컬렉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직한 인사말과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그녀의 윈터 룩은 S=YZ의 2013년 F/W 서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밍크와 레더를 믹스한 오버사이즈 점퍼에 타이트한 사이하이 부츠를 매치해 과감하면서도 절제된 매력이 돋보였다. “오늘의 룩은 바이어와의 미팅이나 컬렉션 피날레 등 브랜드의 성격을 보여주어야 하는 날 선택하는 스타일이에요. 평소에는 베이식한 디자인의 의상을 즐겨 입기 때문에 슈즈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편입니다. 특히 무릎까지 오는 롱부츠는 밋밋한 데일리 룩도 강렬하게 바꿔주는 데다 보온성도 상당하기 때문에 찬 바람이 불면 제일 먼저 준비하는 편이죠.” 하지만 사이하이 부츠는 무릎을 넘어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길이의 부담스러움 때문에 아직까지 극소수의 사람만 시도하는 아이템이 아닌가. “이 제품은 5년 전 국내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매장에서 굽 높이부터 소재, 길이까지 모두 주문 제작한 거예요. 윗단을 접어 내리면 니하이 부츠로 착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죠. 스타일링하기 쉬운 제품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심플한 스타일의 의상에 매치하면 이만한 포인트 아이템이 없어요.” 그녀의 컬렉션에서 본 타이츠를 연상시키는 사이하이 부츠 역시 이 슈즈에서 착안해 디자인한 것이라고.

이렇듯 부츠에 대한 감각이 탁월한 그녀에게 더 자세한 조언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라이딩 부츠는 진, 레깅스, 스커트 등 다양한 옷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베이식한 제품을 선택하되,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는 것이 좋아요. 컬렉션의 영감을 얻기 위해 수시로 여행을 떠나는 저는 스크래치, 눈, 비에 강한 소재를 선호하고 퍼 트리밍이나 패치워크 등 디테일이 있는 제품을 선택해 스타일링 효과를 노립니다. 이를테면 영국에서 구매한 올 세인츠(All Saints)의 제품은 발 부분은 소가죽, 종아리는 왁스 코팅한 캔버스 소재로 제작한 거예요. 레이스업 디테일을 더한 뒷부분이 반전 포인트죠. 반면 사이하이 부츠는 스웨이드나 램스킨 등 얇은 소재로 아름다운 피트를 연출해주는 제품이 좋습니다. 디테일이 들어간 제품은 코스프레에나 나올 법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때문에 간결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부담스럽지 않게 착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쇼핑 시 잊지 말아야 할 사항도 조언한다. “부츠는 신고 있는 시간이 길면 종아리가 붓고 금방 피로해지기 때문에 착화감이 가장 중요하죠. 그다음 자신의 취향이나 실루엣에 부합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요즘 다음 컬렉션의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그녀. 몹시 추울 것이라는 올겨울에는 무톤을 가공해 빈티지한 매력과 보온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미 추의 라이딩 부츠를 쇼핑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고. 올겨울에는 그녀의 조언을 참고해 다양한 스타일의 롱부츠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결같은 데일리 룩에 감성적인 프린트와 과감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S=YZ 컬렉션처럼!

에디터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서재희 (jay@noblesse.com) 윤보배 (프리랜서)
사진 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