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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a Moveable Feast

FASHION

마드모아젤 샤넬만큼이나 파리 방돔 광장에 자리한 특급 호텔 리츠를 사랑한 작가 헤밍웨이. 그의 기억 속에 각인된 1920년대의 파리를 기록한 <파리는 언제나 축제>를 고스란히 닮은 아주 특별한 런웨이가 이 영원한 패션의 도시에 펼쳐졌다. 샤넬의 새로운 공방 컬렉션 파리 코스모폴라이트(Paris Cosmopolite)를 소개한 지난 12월 6일에 말이다.

파리 코스모폴라이트 컬렉션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를 포함한 기분 좋은 이벤트가 가득한 12월에 패셔너블한 우아함까지 불어넣어준 것은 ‘독보적’이라는 수식어를 익숙하게 달고 다니는 패션 하우스 샤넬이다. 메종 샤넬은 2002년부터 패션 위크 일정과는 별개로 12월 초에 특유의 정교한 디테일을 완성해주는 파트너 공방(자수 장식 공방 르사주(Lesage), 깃털 장식 공방 르마리에(Lemarie), 구두 공방 마사로(Massaro)등)의 장인정신에 바치는 헌사 ‘공방 컬렉션’을 소개해오고 있다. 매년 뭄바이, 에든버러, 잘츠부르크, 로마를 포함한 전 세계의 이국적인 도시를 무대로 특유의 우아함과 화려함을 절묘하게 배합한 환상적인 쇼를 선보여온 탓일까. 2016~2017년 공방 컬렉션 쇼는 파리를 배경으로 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참신한 느낌은 다소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칼 라거펠트와 마드모아젤의 후예들은 이번 쇼를 통해 브랜드의 찬란한 이야기가 시작된 도시 파리와 가브리엘 샤넬에게 가장 아름다운 오마주를 전했으니까. 코코 샤넬이 1937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집’처럼 사용한 스위트룸을 여전히 품고 있는 방돔 광장의 리츠 호텔이 새로운 공방 컬렉션 파리 코스모폴라이트를 위한 특별한 런웨이로 변신한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파리 코스모폴라이트 컬렉션

4년간의 레노베이션을 거쳐 지난 6월에 다시 오픈한 리츠 호텔. 모든 것이 새로워졌지만 마드모아젤이 돌아온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예전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가장 파리스러우면서도 ‘코즈모폴리턴’적인 장소로 통한다. 코코 샤넬이 활동한 1920년대의 국제적 사교 클럽 ‘카페 소사이어티(Cafe Society)’ 시절에도, 지금도 전 세계의 아티스트와 셀레브러티의 우아한 만남은 바로 이곳에서 이루어지니 말이다. 샤넬이 런웨이를 둘러싼 평범한 세팅 대신 호텔 1층에 자리한 바, 레스토랑, 티 룸 그리고 테라스의 테이블에 좌석을 배치해 어쩌면 가브리엘 샤넬이 앉았을지 모를 그 자리에서 티타임과 쇼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일 터. 본격적인 쇼가 시작된 것은 메종의 뮤즈 릴리 로즈 뎁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칼 라거펠트가 카페 소사이어티 시대에 리츠 호텔을 찾던 우아한 여성들의 이브닝드레스에서 발견한 이번 컬렉션의 영감은 크림, 화이트, 네이비, 블랙 같은 클래식한 컬러와 푸크시아 핑크와 골드를 넘나드는 화려한 팔레트의 룩으로 태어났다. 가장 눈길을 끈 아이템은 펄, 플로럴 자수와 플렉시글라스 단추 같은 섬세한 디테일에 과감한 숄더 라인이나 레더 장식 등을 더해 자유롭게 재해석한 메종의 아이코닉 재킷. 스트레이트 컷 스커트뿐 아니라 카프리 팬츠, 트위드 트라우저 그리고 화이트 더비 슈즈와 매치한 재킷은 샤넬이 제안하는 모던한 파리지엔 스타일을 완벽하게 정의했다. 타조 깃털과 시퀸 장식을 더한 블랙 드레스, 화려한 골드 시퀸 스모킹 슈트, 숄더 라인에 크리스털 자수 장식을 부착한 니트를 포함한 오트 쿠튀르풍 피스들은 샤넬의 파트너 공방들이 보유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하우를 증명하며 쇼에 초대된 게스트들의 탄성을 자아낸 것은 물론 함께 소개한, 스포티함과 시크함을 절묘하게 믹스한 듯한 캐시미어 패딩과 보머 재킷 같은 ‘실용적’인 피스들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 가브리엘 샤넬이 아끼는 요소로 꾸민 파리 코스모폴라이트 쇼의 무대 2 샤넬 앰배서더인 안나 무글라리스와 지드래곤 3,4 파리 코스모폴라이트 컬렉션의 디테일 컷 5 파리 코스모폴라이트 쇼에 참석한 패럴 윌리엄스와 칼 라거펠트

이렇듯 우아하면서도 한없이 ‘쿨’한 룩으로 브랜드의 독보적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샤넬이지만, 패션계의 영원한 카이저 칼 라거펠트가 준비한 파리의 ‘축제’는 아름다운 컬렉션 소개로 끝나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톱모델들은 물론 밥 딜런의 손자 레비 딜런, 실버스타 스탤론의 딸 시스틴 스탤론을 포함한 2세대 셀레브러티와 패럴 윌리엄스, 여섯 살 난 칼 라거펠트의 대자 허드슨 크로닉까지, 벨에포크 시대의 데뷔 무도회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캐스팅은 함박웃음을 지은 모델, 런웨이 곳곳에서 그들과 짧은 댄스 스텝을 맞춘 연미복 차림의 댄서들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하게 빛났다. 칼 라거펠트와 장인들이 준비한 공방 컬렉션 파리 코스모폴라이트와 함께 더욱 스타일리시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에디터 서재희(jay@noblesse.com)
현지 취재 배우리(파리 통신원) 사진 제공 샤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