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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사람들.

1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   2 헬무트 랭의 광고 캠페인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자리 이동이 유난히 많았던 2017년이다. 이들이 새롭게 선보인 컬렉션과 캠페인,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SNS 게시물은 매번 세간의 이슈가 되며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6년간 몸담은 끌로에를 떠난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지방시로 향했고, 그녀의 빈자리는 루이 비통에서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를 보좌하던 나타샤 램지 레비가 채웠다. 지극히 여성스럽고 서정적인 끌로에의 이미지를 구축한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지휘한 2018년 S/S 컬렉션 지방시는 전임 디렉터인 리카르도 티시의 지방시보다 한층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다. 때론 다소 과하다 싶던 고딕 스타일의 지방시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는 걸까? 우아하고 웨어러블한 피스가 눈에 띄지만 아직 리카르도 티시의 강렬한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아쉬움이 남는다. 다가오는 오트 쿠튀르 무대가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지방시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디자이너 셰인 올리버는 자신의 레이블인 후드 바이 에어를 잠정 중단하면서까지 헬무트 랭의 부활에 오롯이 집중했다. 영국의 한 매체 편집장 이자벨 벌리의 짜임새 있는 기획력 아래 그의 쿠튀르적 스트리트 감성은 모더니티와 해체주의를 기반으로 한 헬무트 랭의 DNA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어설픈 미니멀리즘으로 그저 흉내만 낸 게 아니라 하우스의 정신을 계승한 진짜배기다.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4개월마다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Re-Edition 시리즈와 박스 로고를 활용한 캡슐 컬렉션, 시즌 캠페인 이미지는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쿨’함으로 무장한 채 패션 피플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휩쓸고 있다. 헬무트 랭의 과거 전성기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1990년대를 풍미한 또 다른 패션 하우스 질 샌더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라프 시몬스가 이끈 디올 팀에서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한 이후 디올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컬렉션을 이끌어온 루시 마이어, 슈프림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8년간 근무한 루크 마이어 부부가 질 샌더에 합류한 것. 디올이란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와 하위문화를 대변하는 스트리트 브랜드를 겪은 극과 극의 이력을 지닌 두 사람은 2018년 S/S 시즌 새로 부임한 여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같이 질 샌더의 아카이브를 해석한 순백의 드레스로 런웨이를 수놓으며 ‘처음’이란 의미를 되새겼다.

3 질 샌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크 마이어와 루시 마이어.   4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피비 파일로.

클레어 웨이트 켈러, 셰인 올리버, 루시와 루크뿐 아니라 2017년 자리를 옮긴 대다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첫 번째 컬렉션에서 숨겨온 야망과 패기를 드러내기보단 각 패션 하우스의 정체성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는 데 집중했다. 아마도 곧 공개할 2018년 F/W 컬렉션에서 이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버버리와 셀린느를 떠난 거물급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피비 파일로의 거취가 하루빨리 정해지길 고대한다. 이들의 행보를 점치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초조하게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일뿐. 그러나 이 두 사람이 가는 곳이 어디든 두 팔 걷고 무조건 응원하고 싶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