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People & Flowers

미분류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톱 플로리스트 4인을 만났다. 내가 사랑하는 꽃, 내가 사랑하는 일에 대한 그들의 진솔한 고백을 듣는다.

Paula Pryke
과감한 색채의 마술사 폴라 프라이크

영국 태생
1988년 폴라프라이크 플라워스 설립
17권의 플라워 관련 저서 편찬
2014년 대영제국 훈장(OBE·4급) 수훈
남다른 컬러감과 자연스러운 디자인이 특징

왜 플로리스트가 되었나 꽃을 좋아하는 소녀였지만 학창 시절 내내 역사 선생님이 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을 목전에 둔 어느 해 가을, 창밖의 나무를 바라보다 문득 회의감에 젖어 다른 길을 떠올렸다. 런던의 무대예술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주말마다 플라워 숍에서 일했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콘스턴스 스프라이 플라워 스쿨’에 다녔다. 꽃에 대한 모든 정보와 노하우를 습득했다 느꼈을 때 이즐링턴에 나만의 플라워 숍을 열었다. 플라워 작품 철학 플로리스트의 역할은 고객의 꿈과 욕망을 해석해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안에 나만의 색을 담는다. 자연스럽고 단순한 것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남들과 다른 ‘혁신적’ 요소를 더한다. 가장 좋아하는 꽃 라눙쿨루스. 생모리츠로 스키 여행을 떠났을 때 만난 그 꽃의 눈부신 색감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내 플로리스트 인생의 뮤즈라고나 할까.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 꽃 그 자체 그리고 자연. 예술과 건축,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 플로리스트가 되어 가장 행복한 순간 2014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을 때. 나는 항상(무려 28년째!) 꽃에 대한 열정과 지식을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해왔다. 이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 아닐까. 플라워 장식 트렌드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를 통해 많은 트렌드가 세계화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요즘 트렌드는 빈티지, 내추럴, 심플. 내 경우는 초창기 즐겨 쓰던 야생화 테마로 회귀했다. 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행복은 양손에 꽃을 쥐고 있는 것’이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꽃과 함께하는 한 누구든 행복하다. 그리고 그중에 내가 최고일 듯하다.

“우리 집 커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싶은 플라워 어레인지먼트입니다. 나는 선명하고 대담한 컬러의 꽃을 선호합니다. 건축가인 남편도 취향이 비슷하죠. 직사각 형태의 화병을 선택했어요. 남편이 좋아하는 진한 그레이 컬러로. 내가 거의 숭배하다시피 하는 글로리오사를 메인으로 하고 메리골드를 곁들여 가을 색을 더했습니다. 이 꽃이 우리 집에 웃음과 행복한 기운을 가져다줄 거라고 기대합니다.”

Shane Connolly
영국 왕실 플로리스트 셰인 코놀리

아일랜드 북부 태생
1989년 셰인코놀리 앤 컴퍼니 설립
윌리엄 & 케이트 왕세손 부부 로열 웨딩 진행
영국 왕세자(HR The Prince of Wales)의 로열 워런트 수여
꽃과 함께 과일, 채소를 즐겨 쓰며
영국 가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

왜 플로리스트가 되었나 우연이 인연이 된 케이스. 정원사를 꿈꿨는데 대학 졸업 후 전 세계를 무대로 꽃을 활용해 환상적인 이벤트를 펼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때 깨달았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야!” 플라워 작품 철학 철저하게 장소성을 따지며, 클라이언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한다. 자연 또한 최우선의 가치로 여겨 가능한한 그 지역에서 난 제철 꽃만 사용하려 한다. 오아시스라 부르는 플라워 폼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철칙. 내 옆의 대형 센터피스를 보라. 실린더형 유리 베이스 안에 물을 채웠고 망개나무 가지를 활용해 아트 피스 같은 장식을 완성했다. 가장 좋아하는 꽃 헬레보어(hellebore), 야생 백합, 앵초꽃(auricular), 오래된 정원에 핀 장미와 앤티크 튤립 그리고 라일락.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 위대한 대자연 그리고 예술. 이 둘을 합친 다양한 보태니컬 아트와 알(egg) 공예가인 피터 카를 파베르게의 작품. 컬러 구성 시 참고하기 위해 예술사도 공부하고 드라마적 감성과 장소에 대한 이해력을 기를 목적으로 극장도 즐겨 찾는다. 플로리스트가 되어 가장 행복한 순간 내 꽃을 보고 행복해하는 고객을 만나는 매 순간. 플라워 장식 트렌드 자연의 중요성을 점점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 이른바 에코, 그린 스타일링. 그러나 전 세계 꽃 시장에 ‘자연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선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듯 보인다. 또 빈틈없이 화기를 채우거나 꽉 돌려 묶는 형식이 아니라 느슨하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어레인지먼트하는 것이 요즘 추세. 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꽃은 말이 없지만 항상 존경의 대상이다. 꽃을 꽂는 사람보다 중요한 존재. 그래서 사람들이 꽃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플로리스트는 최소한의 터치만 가미하면 좋겠다. 그들이 내 작품을 보고 자연의 선물이라고 느끼길, 그것이 언제나 나의 작은 소망이다.

“서울의 꽃 시장에서 만난 클레마티스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정말 섬세하고 아름답더군요. 클레마티스를 중심에 두고 왁스 플라워와 블랙페퍼를 곁들였어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꽃이죠. 여기에 연한 풀로 움직임을 더했습니다. 내 책상 위, 또는 오랜 시간 머무는 장소에 두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클레마티스가 바닥에 꽃잎을 떨굴 텐데 그러면 나는 더 넓은 무대에서 이 사랑스러운 꽃을 즐기게 될 겁니다.”

Ercole Moroni
고급스러운 절제미를 구현하는 에르콜레 모로니

이탈리아 태생
국제 영화제와 주요 하이엔드 브랜드 행사 참여
다수의 할리우드 배우가 클라이언트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

왜 플로리스트가 되었나 한마디로 꽃을 사랑하기 때문에. 플로리스트란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계절이 바뀌면 작업의 원천인 꽃과 재료도 달라지는데 그 다양성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플라워 작업 철학 계절에 대한 존경을 바탕으로 온전히 나만의 창작품을 디자인하는 것. 단순하지만 아름답게. 가장 좋아하는 꽃 봄에는 무스카리, 여름에는 작약, 가을에는 수국, 겨울에는 스노드롭(snowdrop). 그렇다고 단일 꽃을 사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계절의 꽃 달력을 참고해 다양한 조합을 시도한다.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 나를 둘러싼 모든 것. 재킷에 달린 작은 단추의 디테일, 햇빛이 쨍한 날의 상쾌한 느낌. 그 밖에도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맛보고 냄새 맡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플로리스트가 되어 가장 행복한 순간 이 직업을 택한 덕분에 행복한 순간이 너무 많지만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나의 첫 결혼식이다. 내 결혼식의 플라워 장식을 직접 담당하며 긴장도 했고,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신부가 부케를 보더니 감동과 환희로 가득 찬 얼굴로 울음을 터뜨리더라. 비로소 내가 잘해냈구나 안도하며 한층 안정된 마음으로 결혼식에 임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건대, 정말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플라워 장식 트렌드 나는 트렌드에 편승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유럽에는 많은 플로리스트가 있고 그들은 서로 다른 크기, 형태, 컬러의 꽃을 믹스한다. 심지어 전통 가든 스타일에 이그조틱한 꽃을 섞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두 식물이 한 공간에서 자라지 않는다면 절대 섞지 말아야 한다는 주의다. 내가 추구하는 나만의 스타일에도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점점 계절색을 반영하는 것. 꽃의 종류가 아닌 컬러의 구성에서 말이다. 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꽃은 내게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늘 상기시킨다.

“대리석 상판을 올린 식탁 위 센터피스를 디자인했습니다. 장미를 사용했지만 화사한 봄의 장미가 아니라 톤 다운된 가을의 무드를 가져왔어요. 은빛 나뭇잎은 대리석의 섬세한 무늬와 잘 어울립니다.”

Robbie Honey
꽃을 이해하는 부드러운 남자 로비 허니

짐바브웨 태생
2001년 로비 허니 스튜디오 설립
에르메스, 디올, 랄프 로렌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 진행
단색, 단종의 플라워 연출이 특징

왜 플로리스트가 되었나 내가 뛰어놀던 아프리카의 자연은 호기심의 원천이었다. 식물, 특히 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고 이를 위해 원예학을 공부했다. 꽃을 기르는 농부가 되고자 했지만 네덜란드와 케냐에서 실무를 접한 후 모든 농사는 (그게 꽃이든 채소와 과일이든 혹은 가축이든) 예술보다 과학적 원리를 따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케이프타운에서 조경 디자이너로 일하며 인테리어 디자인과 사진 공부를 했고, 그 후 런던으로 이주해 주니어 플로리스트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b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 소재감과 컬러에 집중해 심플하게 완성하는 것이다. 내 옆의 센터피스가 일례다. 화이트 달리아를 이용한 단종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로 밀릿그라스(millet grass)를 받침으로 활용했다. 단순하지만 우아하다. 가장 좋아하는 꽃 곧 스노드롭의 계절 겨울이 올 것이다. 스노드롭은 늘 매혹적인 이름이다. 봄꽃 하면 위스티리어(wisteria). 잘라서 사용하기엔 적합치 않지만 어릴 적 정원에 핀 위스티리어를 숭배했다. 향기 또한 환상적이다. 여름엔 ‘여름의 축복’이라 불리는 작약, 가을엔 달리아. 화이트의 순수함도 좋지만 짙은 레드빛이나 블랙에 가까운 색을 선호한다.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 자연의 모든 것. 그리고 예술과 패션. 플로리스트가 되어 가장 행복한 순간 1만7000송이의 카네이션을 사용한 패션 디자이너 마리 카트란주의 캣워크 현장. 그해 마리의 컬렉션이 컬러풀한 봄 튤립 농원을 프린트로 표현한 것이었고, 이를 본떠 패션쇼 무대를 만들었는데 진짜 환상적이었다. 플라워 장식 트렌드 현재 플라워 장식 트렌드는 추상적인 콘스턴스 스프라이 플라워 스쿨의 스타일 같은 좀 더 과거지향적인 스타일로 가는 듯하다. 동시에 소재감과 컬러는 한층 다채롭고 우아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주류를 따르기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편이다. 나는 꽃을 아주 잘 이해하는 남자다. 그리고 그 꽃을 쉬운 방법으로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꽃은 나의 심장.

“블루 컬러를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여름이 아닌 이 계절의 블루는 한층 부드러운 톤이죠. 스카이 블루 컬러의 트위디아(tweedia)를 선택했어요. 보통 메인이 아니라 빈 공간을 채워주는 필러로 쓰는 꽃인데, 과감하게 이 꽃 하나만 이용했습니다. 아주 클래식한 디자인의 컨테이너를 골랐는데 이 둘의 매치를 통해 고전적이면서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에디터 이재연 (jyeon@noblesse.com)
사진 박우진 촬영 협조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진행 협조 쎄종플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