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get on the Path
얇디얇은 알티플라노부터 매혹적인 장미 향을 머금은 듯한 로즈 컬렉션까지, 피아제의 스펙트럼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피아제 코리아 정희정 지사장과 아시아를 총괄하는 디미트리 구텐 아시아 퍼시픽 회장이 만나 그들이 함께 만들어나갈 피아제의 새로운 스펙트럼, 그리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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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의 아시아 퍼시픽 회장 디미트리 구텐
올해 피아제는 창립 140주년을, 피아제 코리아는 새로운 지사장을 통해 의미 깊은 해를 맞았다. 지난 2월 부임한 피아제의 우아한 이미지를 닮은 정희정 지사장과 2001년부터 피아제 아시아 시장을 총괄해온 디미트리 구텐(Dimitri Gouten) 아시아 퍼시픽 회장, <노블레스>가 함께 만나 피아제가 걸어온 길, 그리고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Noblesse(이하 N)아시아 지역을 총괄하고 있고, 실제 오랜 기간 아시아에 거주한 덕분에 아시아 시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아시아 시장의 현황은 어떤가요?
Dimitri Gouten(이하 G) 중국 시장의 강세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듯합니다. 지난 10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으니까요. 2015년쯤에는 총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왜냐하면 많은 중국인이 한국에 와서 쇼핑하면 한국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테니까요. 아시아 시장이 함께 윈윈(win-win)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N아시아 시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리치몬트에서 작년부터 SIHH의 아시아 버전인 워치스 앤 원더스(이하 W&W)를 개최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최근 하이엔드 시계업계에서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무서운 것 같습니다. 올해도 9월 개최 예정으로 한창 준비 중일 텐데요.
G W&W에서는 실제 고객과 컬렉터 등에게 우리의 다양한 제품을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의미가 있죠. 올해 SIHH에서 신기록을 달성한 900P(무브먼트와 케이스의 경계를 따로 두지 않아 두께를 3.65mm로 획기적으로 줄인 시계)를 기억하나요? W&W에서는 900P의 대대적 런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울트라 신의 향연이 펼쳐질 겁니다.
N아시아 시장에 점점 많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진출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피아제의 비장의 무기는 무엇인가요?
Sarah Jung(이하 J) 방금 언급한, 울트라 신의 대가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유한 37개 무브먼트 중 25개가 울트라 신이라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죠. 최근 스타일과 패션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점점 얇은 시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무브먼트와 시계를 얇게 만드는 울트라 신 기술은 몇몇 매뉴팩처에서만 가능한 고난도 기술로 꼽힙니다. 그 덕분에 클래식한 시계는 물론이고 주얼 워치에서도 강세를 보일 수 있죠. G 또 하나 남성과 여성 컬렉션 그리고 시계와 주얼리 컬렉션이 적당한 비율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처럼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브랜드는 거의 없을 거라고 자부합니다. 즉 그 누가 매장에 들어와도 자신을 위한 특별한 제품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N말씀하신 대로 피아제는 워치메이커와 주얼러라는 2개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고, 모두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균형을 이루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G 별개 아이덴티티가 아니라 피아제가 다채로운 ‘성격’을 지닌 브랜드라고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고객은 특별하고 완벽한 것을 찾습니다. 우리는 그런 요구에 맞춰 아름다운 시계와 주얼리를 만들 뿐이죠. 그러다 보니 2개 분야에 모두 진지하게 임하게 된 거고요. J 저는 ‘피아제가 2개의 심장을 가진 브랜드’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2개 분야에서 모두 명성을 떨친다는 것은 완벽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이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브랜드 모토가 ‘Do always better than necessary’ 아니겠어요? 창립 때부터 이어온 이런 정신적 유산 덕분에 지금 이렇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1 올해 SIHH에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알티플라노 900P 2 디미트리 구텐 회장이 가장 인상적인 시계로 꼽은 Mythical Journey 컬렉션 3 피아제 코리아 지사장 정희정
NSIHH와 바젤의 경향도 그렇고 최근 많은 브랜드에서 엔트리 제품을 확장하며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피아제는 대중이 다가가기 힘든 ‘고고한’ 이미지가 강한 것 같고요.
G 대중화는 피아제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닙니다. 소재도 귀금속만 사용하다 보니 더욱 그렇죠. 하지만 그 대신 피아제를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웨딩링이나 솔리테어 링, 로즈 컬렉션 등의 주얼리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제품을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J 실제로 한국에서도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러 왔다가 로즈나 포제션 컬렉션 등을 그 자리에서 구입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피아제의 장인정신을 살린 하이엔드 제품은 물론 고객이 쉽게 매치할 수 있는 주얼리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비하려고 합니다.
N각자 피아제 제품 중 가장 인상적인 제품을 말씀해주세요.
G ‘Mythical Journey’의 컨셉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실크 로드와 스파이스 로드의 이국적 여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이 시리즈는 유럽 여행을 준비 중입니다. 아시나요? 피아제 일가는 처음 유럽에서 시계를 팔기 시작해 동아시아에까지 진출했습니다. 과거 이들의 행적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를 담은 특별한 컬렉션이죠. 물론 시계와 주얼리에 깃든 섬세한 장인정신과 손맛만으로도 마음을 뺏기에 충분하긴 하지만요. J 알티플라노 스켈레톤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얇으면서도 복잡한, 인간의 손이 만들어낼 수 있는 궁극의 걸작을 만난 듯한 느낌이었죠.
N피아제는 올해 창립 140주년을 맞았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얼마 전 새로운 지사장이 합류했는데, 올해 새로운 프로젝트나 흥미로운 계획은 없나요?
G 의미 깊은 해인 만큼 글로벌 규모로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한국도 함께할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말메종 장미 정원 복원 사업입니다. 조세핀 황후의 말메종 정원을 피아제 창립자 4대손의 이름을 딴 ‘이브 피아제 로즈’로 복원하는 로맨틱한 프로젝트가 드디어 올해 완성됩니다. 또 2년마다 열리는 앤티크 비엔날레에서는 피아제의 창의성이 특히 돋보인 1960~1970년대를 주제로 브랜드의 스타일과 유산을 보여주는 ‘익스트림리 피아제(Extremely Piaget)’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J 한국에서는 하반기에 SIHH와 W&W의 하이라이트인 알티플라노 900P를 런칭할 계획입니다. 그것과 별도로 피아제의 한국 지사장으로서 언젠가는 꼭 한국의 전통과 접목해 피아제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패트리모니 전시를 해보고 싶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피아제의 장인정신과 창의성이 특히 돋보이는 이 패트리모니 작품을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나는 프로젝트입니다. 피아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재조명할 뿐 아니라 대중과 피아제라는 주제로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꼭 마련할 겁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피아제가 펼칠 새로운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에디터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사진 정태호(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