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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gnancy Fact

BEAUTY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닌, 난임을 극복하기 위한 만혼 시대의 임신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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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 시대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성적과 진학, 전공과 취직, 연애와 결혼, 나이대에 따라 저 마다 고민이 있는 법이라고. 그런 점에서 서른 후반을 향해가는 요즘 나와 내 친구, 선후배 사이에서 가장 큰 고민과 이슈는 바로 임신이다. 사회에서는 남부럽지 않게 승승장구하는 한편, 온갖 스트레스에 노출된 남녀가 나이가 차서 결혼하다 보니 남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난임이 바로 나의 일이 된 것.
“2017년 통계청 자료는 한국 평균 초산 연령을 32.6세로 보고했습니다. 전문 기관이 따로 규정한 노산의 나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 분만 시 나이가 만 35세 이상인 경우 노산으로 정의하고 있죠. 난임의 원인은 노산만은 아니지만, 만혼 시대는 분명 난임률의 증가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2만7000명 정도였던 난임 부부는 2016년 22만1000여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서울라헬여성의원 정지안 원장의 말처럼,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며 난임은 현재 전체 가임기 부부의 15%에 달하는 수치에 이르렀다. 그 수치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물론 증가하는 난임 비율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점점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선 난임의 원인으로는 나팔관, 복강, 배란, 자궁과 자궁경부 요인을 비롯해 남성이 요인인 경우도 있고, 원인 불명도 흔하기 때문에 원인 감별을 통한 알맞은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원인이 남성인 경우 남성을 먼저 치료해 정자 상태를 좋게 만듭니다. 여성이 원인인 경우에는 수술로 교정할 수 있는 질환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궁내막의 폴립이죠. 자궁 공간에 폴립이라는 양성 종양이 있는 것으로, 상당히 흔한 편입니다. 간단한 자궁내시경 수술로 제거가 가능하며 수술 후 임신에 바로 성공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정지안 원장은 이 밖에도 유즙분비 호르몬, 성선자극 호르몬, 다낭성 난포 증후군, 갑상선 호르몬 등 호르몬 이상인 경우 호르몬을 교정하는 약물 요법을 시행하고, 이 역시 치료 후에는 임신율이 크게 상승한다고 덧붙인다. 난관 조영술에서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자궁 안에 격막이나 유착 등의 이상이 있으면 자궁내시경 수술로 이상 부위를 수술한 후 임신을 시도하게 된다고.

원인 불명을 헤쳐나가는 방법
원인을 알면 솔루션을 찾기가 한결 쉽지만, 가장 막막한 상황은 역시 원인 불명인 경우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산부인과 김란 교수는 부부의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 배란일 맞추기부터 시도한다고 설명한다. “배란 초음파로 난소의 반응 혹은 난포가 자라는 속도를 추적 관찰 후 배란을 예측할 수 있는 날짜를 지정하면 그 날짜에 부부관계를 하는 방법입니다. 난자는 한 달에 한 개만 배란되기 때문에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저용량의 과배란 유도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 솔루션이 잘 맞지 않는 경우 인공수정을 시도한다. 인공수정도 과배란 유도제 투여 후 난소의 반응 혹은 난포가 자라는 속도를 추적 관찰하며 배란을 유도하고 배란 시점에 인공수정, 다시 말해 자궁강 내 정자 주입술을 시행한다. 인공수정 시술 당일에는 정자 채취도 진행해야 하므로 남편도 내원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살필 수 있는 솔루션은 시험관아기 시술이다. 생리 2~3일째 내원해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 생리 3일째부터 과배란 유도 주사 투약을 시작, 평균 6~9일간 투여 후 난자 채취를 시행하고 수정시킨다. 수정 과정이 몸 밖 시험관에서 일어난다고 해서 시험관아기 시술이라 한다. 그렇게 수정이 되면 배아, 자궁 상태 및 호르몬 수치 등을 고려해 신선배아이식 혹은 동결배아이식 여부를 결정한 뒤 배아를 이식한다. 여기까지 과정도 결코 쉽지 않지만, 난임 부부 사이에선 그렇게 여성의 몸에 배아가 이식된 후부터는 정말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때부터는 성공 여부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인공수정 성공률은 보통 12~15% 내외. 시험관아기 시술은 여성의 연령별로 차이가 있으며, 평균 30~40% 정도라고. 임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감당하지 못하랴 싶지만, 과배란 유도제를 맞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난임을 헤쳐나가며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종종 목격한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과배란 유도제로 인한 약물 부작용은 그래도 미미한 편. 주사 부위에 경미한 타박, 통증 같은 반응이 일어날 수 있고 체증 증가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난소 과자극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난소 과자극 증후군은 난소 비대, 복수나 흉수, 혈액 과응고, 뇌졸중, 신부전 등 무섭게만 들리는 증상을 포함하지만, 모든 질병과 치료 과정에는 이런 만약의 경우가 존재하기 마련이니 일단 결정했다면 담대히 임하는 것이 좋다.

제3의 대안, 냉동 난자
결혼한 친구들은 임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때론 실패도 맛보며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아직 싱글인 친구들 사이에선 만약을 대비한 냉동 난자에 대해 심각한 대화가 오간다. 어릴 때만 해도 이런 이야기는 영화에만 등장하는 줄 알았는데 만혼 시대가 되며 냉동 난자는 더 이상 SF 영화 속 소재도, 해외토픽에 등장하는 사례도 아닌 보톡스 시술만큼 낯설지 않은 이슈가 되었다. 김란 교수는 사회적 난자 동결은 임신과 출산 시기 조절을 원하는 여성의 난자를 동결 보존해 향후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의학 시술이라고 설명한다. 정지안 원장의 말에 따르면, 최근 냉동 난자에 대한 관심과 실제 시도는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최근 5년 사이 약 12배나 증가했다. 그렇다면 난자를 냉동하는 과정은? “우선 부인과 질환 여부와 난소 기능을 확인합니다. 만 35세 이상 여성이나 호르몬 검사상 난소 기능 저하인 경우 충분한 난자 냉동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이 사항이 없다면 시험관 아기 시술처럼 6~9일간 과배란 주사를 투여한 뒤 난자를 채취, 그 후 동결하게 됩니다.” 지난 2017년 미국 난임학회에서 발표한 뉴욕주립대학 통계를 참고하면, 한 명의 건강한 자녀를 출산하기 위해 34세 미만에서는 난자 13개, 35~37세에서는 19개, 그 이상의 나이에서는 22개가 필요하다. 가급적 젊은 연령에 난자 동결을 권하는 이유다. 성숙 난자 20개 이상 보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개인의 난소 기능에 따라 배란 유도 후 채취되는 난자의 수는 다를 수밖에 없다. 냉동 난자 시술과 보관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으나 난자 채취는 250만 원 내외, 난자 냉동과 보관 비용은 길게는 3년 기준으로 30만~50만 원 선이다. 보관 기간을 연장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법적 보관 기한은 제약이 없으며, 냉동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그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난자 동결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면 임신부만큼 준비 사항이 필요하다. 조금 뻔하지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고단백 식사를 지키고 종합 비타민, 오메가3, 코엔자임 Q10 등의 항산화제를 복용하면 신체 컨디션을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지안 원장의 조언.
임신을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누군가에게는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절박함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이 생명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윤리적 시비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미혼 여성의 경우 배아 동결을 금지하는 것 외에는 냉동 난자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는 없다. 선택은 개인의 신념이나 필요에 따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난임을 헤쳐나가고 냉동 난자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명이 결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좀 더 좋은 부모가 될 준비를 하는 것이리라. 또 한 해가 지나며 임신이란 마음의 소원을 품고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의 과정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내년에는 귀한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란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김래영   스타일링 최자현   도움말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산부인과 김란 교수, 서울라헬여성의원 정지안 원장   달력 일러스트 최자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