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ot Your Outerwear
기록적인 추위를 갱신하는 1~2월. 4인의 인물이 지루한 패딩 아우터웨어 스타일링에 재미를 더해줄 흥미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FORMAL 스웨이드 소재 패딩 베스트 Emmeti by G.Street 494 Homme, 네이비 숄칼라 카디건과 그레이 스웨트셔츠 Nigel Cabourn by G.Street 494 Homme, 초크 스트라이프 패턴 팬츠 Ami, 브라운 컬러 유팁 슈즈 Paraboot by Unipair
INFORMAL 패딩 안감을 덧댄 피코트 Fusalp, 페일 핑크 컬러 스웨터와 니트 머플러 Stone Island, 화이트 코듀로이 팬츠 Messagerie by I.M.Z Premium, 브라운 워크 부츠 Polo Ralph Lauren
심규훈 유월진주 대표
6월의 탄생석 진주를 의미하는 유월진주는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남양 진주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한다. 신비롭고 섬세한 보석을 다루는 일을 하지만, 정작 심규훈은 취미가 철인3종경기일 정도로 격렬한 운동을 즐긴다.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철인3종경기는 다양한 코스가 존재하는데, 그중 올림픽 코스의 경우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가 이어져 인간의 인내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죠. 그 매력에 빠져 국내외 가리지 않고 대회가 열리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극한의 고통이 전해지지만 그가 철인3종경기를 즐기는 까닭은 수상이 아니라 그저 땀 흘리고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좋아서다. 그런 그에게 최근 더 큰 즐거움이 생겼다. 바로 태어난 지 17개월 된 그의 아들이다. “원래 사람 만나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 회사와 집만 오가요.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 함께 손잡고 운동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죠.” 운동을 좋아하고 외향적인 성격답게 평소 옷차림 역시 편안하고 스포티한 스타일을 즐기는 그에게 올겨울 패딩 아우터웨어 스타일링을 물었다. “지나치게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지만 사람들을 대면하는 일이 잦은 만큼 단정한 느낌을 주는 패딩 재킷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울이나 가죽 겉감과 구스다운 충전재를 접목한 디자인이라면 금상첨화겠죠. 겨울철에는 어두운 옷을 주로 입는 만큼 이너는 밝은 색을 선택하고 싶어요”

FORMAL 구스다운 베스트 Canada Goose, 헤링본 울 블레이저 Beams Plus,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 Gitman Brothers, 강아지 프린트 타이 Drake’s, 그레이 울 팬츠 Ships, 브라운 더비 슈즈 Alden, 보랏빛 양말 Corgi, 골드 컬러 타이바, 손목 시계, 팔찌 모두 본인 소장품
INFORMAL 숄칼라와 게임 포켓이 특징인 매키너 파카 Canada Goose, 레터링을 가미한 스웨트셔츠 Dubbleworks, 플란넬 울 팬츠 Blue Blue, 스트라이프 패턴 머플러 The Hill-Side, 그린 컬러 원 스타 스케이트 슈즈 Converse
강원식 코넥스 솔루션 대표
탐스, 빅토리안 슈즈, 비브람 파이브핑거스, 브룩스 러닝, 헤리티지 플로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국내에 전개하고 있는 강원식. 캐나다 구스 역시 그의 손길을 거쳐 한국 시장에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6년 F/W 시즌은 캐나다 구스와 그에게 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기획부터 디자인, 제품 검수 전반에 걸쳐 그가 참여한 한국 리미티드 에디션, 매키너 파카를 소개한 것. “런칭 15주년을 맞은 일본은 지속적으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소개했어요. 역으로 본사 정규 라인에 편입된 경우도 많고요. 저 역시 한국 사람을 위한 아이템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2014년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해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의 오래된 수첩에 직접 그린 아이디어 스케치에서 그간의 고심이 드러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방한복에서 차용한 형태와 양털 칼라 장식, 사냥 시 토끼나 꿩을 담을 수 있는 게임 포켓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테일까지 재킷 하나에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스타일을 알고, 나만의 스타일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이미지만 추구하기보다는 원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색다른 변주도 가능하니까요.” 그가 옷을 입고 택하는 방식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유니폼에서 유래한 매키너 파카는 청키한 피셔먼 스웨터, 울 플란넬 팬츠처럼 선이 굵은 아이템과 잘 어울려요. 저 역시 스웨트셔츠에 울 팬츠, 스니커즈로 프레피 무드를 연출했어요.” 숨 가쁘게 한 해를 달려온 그의 새해는 어떤 모습일까? “탐스는 라이선스를 획득해 어패럴을 역수출하는 것을 계획 중이에요. 스포츠웨어와 아메리칸 캐주얼 아카이브에 근간을 둔 헤리티지 플로스 역시 해외에 널리 알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INFORMAL 집업 카디건을 겹쳐 입은 듯한 구스다운 코트 Herno by Lansmere, 화이트 피케 셔츠와 네이비 컬러 턴업 팬츠 Abrazo Bespoke, 블랙 태슬 로퍼 J.FitzPatrick 안경 본인 소장품
FORMAL 올리브그린 컬러 파카 iNigel Cabourn by G.Street 494 Homme, 글렌 체크 패턴의 재킷 본인 소장품,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와 네이비 팬츠 Abrazo Bespoke, 실크 타이 Tie Your Tie, 네이비 스웨이드 부츠 Zonkey Boot 안경 본인 소장품
한승구 아브라소 비스포크 대표
옷 잘 입는 회사원으로 통하다 옷을 업으로 삼게 된 재미있는 이력을 지닌 한승구. “어떤 큰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맞춤복처럼 그냥 제게 잘 맞는 옷을 만들고 싶었어요.” 사진에서 유추할 수 있듯 187cm의 큰 키에 서양인처럼 팔다리가 긴 그의 체형을 이해한다면 쉽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아브라소 비스포크 셔츠와 팬츠는 단정함을 유지하되 길고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주목받았다. “아브라소 비스포크에서 제 역할은 디자이너에 가까워요. 옷의 부분부분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전체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고객에게 조언하죠. 하지만 비율과 균형만큼 계절과 상황에 맞는 옷차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2월의 한파에도 슈트에 테일러드 코트를 입으라고 권할 순 없다는 것. “입은 사람이 포근하고 따뜻해야 보는 이에게도 편안한 멋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군복에서 차용한 디자인이 다양한 아이템과 조화를 이루듯 다운 파카 역시 슈트 차림에도 잘 어울립니다.” 시원시원한 외모에 걸맞은 성격은 옷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그의 브랜드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새해부터는 사업의 규모를 확장해 기성복 라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피케 셔츠를 시작으로 슈트, 코트, 셔츠 등 아이템 수를 순차적으로 늘려갈 계획. “일을 할 때 언젠가 딸아이가 자라 이 사업을 이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요. 내년에는 좀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입니다. 네덜란드의 슈트 서플라이처럼 합리적인 가격의 괜찮은 남성복을 소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FORMAL 양털 트리밍 장식 바이커 재킷 Moncler, 옐로 컬러 케이블 니트 스웨터 Boss Women, 실버 자수 장식 와이드 팬츠 Jil Sander, 모피 장식 펌프스와 볼드한 스터드 이어링 Salvatore Ferragamo, 마이크로 바게트 백 Fendi, 실버 링 모두 본인 소장품
INFORMAL 베이지 컬러 파카 Pajar, 기하학적 패턴의 시폰 드레스 Fendi, 베일 장식 비니 Federica Moretti by Amabilia, 블랙 사이하이 부츠 Suecomma Bonnie
황수현 라페트 대표
플로리스트 황수현은 겨울 옷차림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싱그러운 그린 컬러 블라우스와 팬츠를 입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봄이 오면 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수풀이 우거지던 대담하고 자연스러운 멋의 라페트가 머릿속을 스쳤다. 꽃과 패션,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채운 라페트에서 느낄 수 있던 그의 감각과 취향은 옷차림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으레 보온 효과만을 기대하는 패딩 아우터웨어를 입는 법도 마찬가지. 특히 스키 마니아인 그에게 패딩 재킷은 멋과 실용성을 겸비한 겨울철 필수 아이템이라고. “서울에서 가까운 스키장이 많아 최근엔 아침에 스키를 타고 오후에 일하는 날이 있을 정도예요. 예전에는 스키복과 일상복을 구분해 입었지만 그만큼 패딩 아우터웨어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많아졌죠.” 슬로프를 내달린 후, 곧바로 서울의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을 가정한다면 이런 모습이다. 구스다운을 안감으로 덧댄 바이커 재킷에 와이드 팬츠를 매치하고, 여기에 모피를 장식한 아담한 백과 컬러풀한 슈즈를 더해 재치를 발휘하는 것. 때로 롱 드레스를 입어 부해 보이기 마련인 패딩 아우터웨어의 단점을 보완하고 길고 가느다란 실루엣을 연출한다. 독보적인 스타일링 감각만큼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그는 새해에 가족과 함께하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지난 17년간 정든 청담동을 떠나 한남동에 리빙 편집숍 ‘더 맨션’을 선보이는 것.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 듯 가구와 리빙 소품을 큐레이팅한 공간이 컨셉이다. 물론 이곳에서도 라페트의 꽃은 계속 만날 수 있다. “더 맨션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싶어요.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고 하지만 웅크리지 않고 열심히 준비할 계획이에요. 새싹이 움트는 3월쯤에는 새로운 공간을 선보일 수 있을 거예요.”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사진 장호 헤어 김재화 메이크업 서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