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Stealer
당신의 시선을 강탈할 신차 3대의 풍경.
실크 블라우스와 데님 팬츠, 앵클부츠 모두 Saint Laurent, 가죽 스트랩 워치 Longines, 스카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 MERCEDES-BENZ New E-CLASS
전통적으로 E 클래스 출시 행사에선 화려한 기술적 과시가 이어졌다. 엔진의 출력이 증가했다거나, 차체의 무게가 감소했다거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럴 만했다. E 클래스는 늘 중형 세단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이 차는 늘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신형 E 클래스가 내세운 키워드는 ‘안전’과 ‘자율 주행’이다. 경쟁자들과의 미미한 기계적 차이를 드러내기보다 자율 주행을 강조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능은 안전을 위한 것이다. 센서가 다가올 위험을 감지하고, 미리 그 위험을 방지한다. ‘드라이브 파일럿’은 흔히 말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확장판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고, 차선을 인식하는 것은 같다. 다만 차선이 없는 상황에서도 앞차를 따라 달리고, 적당한 코너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 말하자면 자율 주행 시스템의 완성도가 훨씬 높다는 뜻이다. 완전한 자율 주행 시대가 오기 전의 과도기, E 클래스는 다시 한 번 주도권을 쥔 걸지도 모른다.
화이트 실크 블라우스와 팬츠 Caruso, 크리스털 장식의 슬립온 슈즈 Giuseppe Zanotti
프린트 실크 코트와 코튼 팬츠 Etro

니트와 팬츠 Ralph Lauren Purple Label, 워치 Breitling
2 AUDI A6 AVANT
‘왜건을 살 바에는 SUV를.’ 이제껏 많은 한국인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캠핑 인구가 그렇게 늘어났음에도 왜건은 여전히 찬밥 신세였다. 화물용 차처럼 보인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선입견이었다. A6 아반트는 그런 편견을 제대로 부숴버리는 차다. 이 차는 정말 비율이 근사하다. 세단의 뒤를 억지로 늘린 느낌이 아니라 처음부터 작정하고 왜건으로 만든 것처럼 완성도가 높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65리터, 최대 1680리터까지 늘어난다. 아우디 Q5(최대 1560리터)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셈이다. 공간이 크게 늘어난 걸 빼고는 대부분 A6와 동일하다. 연비는 복합 13.1km/ℓ. A6 세단에 비하면 연비가 약간 떨어지지만 크기를 생각하면 여전히 놀라운 연비다. 왜건을 얘기할 때면 으레 실용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A6 아반트는 오히려 멋의 영역에서 접근해도 될 만큼 디자인이 멋스럽다. 무엇보다 세단과 SUV가 넘쳐나는 한국 도로에서 왜건을 몰면 당신은 뭘 좀 아는 남자로 보일 것이다. 희소성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피케 셔츠 Crossley by Coevo, 데님 재킷 Levi’s, 카고 쇼츠 Burmuda by Koon, 스니커즈 Z Zegna, 러버 밴드 워치 Breitling
니트와 팬츠 Ralph Lauren Purple Label, 워치 Breitling
셔츠와 재킷 Corneliani, 팬츠 Louis Vuitton, 슈즈 A. Testoni, 캐리어 Rimowa
3 VOLVO XC90
‘안전의 볼보’는 수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볼보의 정체성이다. 실제로 볼보는 늘 좋은 차를 만드는 브랜드였다. 안전에 대한 강박과 특유의 북유럽 감성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많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메이저 무대에서 독일 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련되고 확실한 색깔이 필요했다. 신형 XC90은 지금 볼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제대로 보여준다. 세련된 외관 디자인은 예전의 투박한 흔적을 찾기 힘들고, 물리적 버튼을 최소화한 정갈한 인테리어와 센터페시아는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은 듯한 독창성으로 가득하다. 볼보가 오랫동안 단련한 자율 주행 기술의 극단도 맛볼 수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은 시속 130km 이하에서 차선을 인식해 차가 자동으로 운전대를 조작한다. 다른 브랜드에도 비슷한 기술이 있지만, 돌발 상황에서는 볼보의 기능이 좀 더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XC90은 볼보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하는 차다. 그만큼 잘 만든 차고, 자신만의 개성도 넘친다. 볼보의 본격적인 힘 싸움을 곧 볼 수 있을 것 같다.


니트 스웨터 Louis Vuitton. 워치 Hublot
셔츠와 카디건 Ralph Lauren Purple Label, 팬츠 AT.P.CO by Coevo, 백 Tumi, 로퍼 A. Testoni, 선글라스 Laurence Paul
에디터 | 이기원 (lkw@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