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must Go On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 사이 어딘가를 헤엄치고 있는 패션 시장.

1 불가리의 세르펜티 트위스트 유어 타임 서비스.
2 DIY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찌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3 구찌닷컴에서 우선 예약 주문이 가능한 엘턴 존 컬렉션 백.
4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마이 레이디 디올 백.
5 루이 비통의 온라인 스토어 선물 포장 서비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서도 바다 건너 먼 나라에 있는 매장에서 오매불망 찾던 옷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인터넷의 발전이 소비의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게 한 것이다. 패션계도 이런 시류를 따라 인터넷 이커머스 시장에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명품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버버리는 일찌감치 온라인 스토어에서 44개국 11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상품도 주문 이후 4~6일 이내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구찌역시 구찌닷컴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선구적 행보를 이어가는 중. 이를테면 온라인 스토어에서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을 판매하는 식이다. 최근 공개한 엘턴 존 협업 컬렉션도 구찌닷컴을 통해 한정 기간 우선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디지털 마케팅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적으로 포섭하고 있는데,케어링(Kering) 그룹이 발표한 2017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구찌는 전년 대비 44.6%의 성장률로 그룹 내 판매 성장 1위를 기록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엔 무려 80%나 급증한 온라인 판매율이 크게 기인했다. LVMH 그룹도 이에 질세라 지난해에 르 봉마르셰 백화점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24 세브르(24 Sevres)를 런칭했고, 루이 비통 역시 올해 1월 국내 공식 웹사이트를 오픈해 의류를 비롯해 가죽 제품, 시계와 보석, 향수 등의 제품 검색과 문의 및 구매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구매 비율이 높은 에르메스도 이미 미국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유럽, 일본에선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며 디올은 매 시즌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제작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마이 레이디 디올 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이 주얼리와 시계업계 또한 이커머스 시대에 마냥 뒷짐만 지고 있진 않다. 불가리는 세르펜티 트위스트 유어 타임 서비스를 통해 케이스, 다이얼, 스트랩 등을 선택하고 시그너처나 핸드 라이팅을 인그레이빙한 나만의 세르펜티 워치를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페이지나 매장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디자인을 고르고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이커머스에 열을 올리는 요즘, 이 흐름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시대에 뒤떨어진 브랜드라고 치부하면 오산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있어도 여전히 아늑한 부티크에서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이 필요하며 맞춤복이나 MTO, 비스포크 서비스를 위해 오프라인 부티크를 찾는 고객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찌가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DIY 서비스를 제공하고, 휴고 보스가 맞춤 제작 서비스를 청담 매장에 런칭한 것도 그에 따른 행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을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최선은 O2O(Online-to-Offline) 혹은 M2O(mobile-to-Offline) 서비스다. 쉽게 말해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주문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받는 서비스다. 온라인을 통해 보다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들을 매장으로 이끌어 그 과정에서 추가 구매를 기대하거나 브랜드 서비스 경험을 통해 충성도를 높일 수있다. 물론 원하는 장소로 무료 배송을 받는 것도 가능한데, 이때 선물 패키징이나 메시지 전달 같은 부가서비스가 따라간다. 이렇듯 O2O, M2O 서비스가 그저 단순한 연결 고리 역할만 하기보단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결국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중요한 점은 고객과의 소통이다. 긴밀하고 원활한 소통과 양질의 서비스만이 이 혼돈의 패션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