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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HH 2015-II

FASHION

지난 1월 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한 제25회 국제 고급 시계 박람회(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 SIHH)의 생생한 취재기. 박람회에 참여한 하이엔드 매뉴팩처 브랜드의 열띤 경쟁과 새로 출시한 시계의 최신 경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독보적 시계 제작 기술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장식 기법으로 완성한 시계의 미학에 빠질 시간이다.

PARMIGIANI

짧은 역사임에도 파르미지아니가 유수의 하이엔드 매뉴팩처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혜안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들의 컬렉션 전개 방향을 보면 그 이유는 더욱 확실해진다. 현재 이들은 남녀 모델로 구성한 일반 컬렉션과 하이 컴플리케이션으로 대변되는 오트 오를로주리 컬렉션을 전개한다. ‘Piece of Exception’이라 명명한 컬렉션을 통해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피스를 선보인다. 여기까지는 여타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파르미지아니는 고급 시계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다. 거실을 장식할 수 있는 예술품으로서의 탁상시계, 로고만 살짝 얹은 협업 모델이 아니라 차의 성능과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온 부가티 시계를 생각하면 쉬울 듯! 라리크(Lalique)와 함께 만든 유니크 피스 탁상시계와 런칭 10주년을 맞은 부가티의 새 모델이 그 특징을 반영한 대표작이다. 보다 폭넓은 애호가를 위한 컬렉션으로는 톤다 1950의 다양한 모델이 눈에 띈다.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하거나 운석을 다이얼에 사용했다. 볼드한 골드 브레이슬릿을 더한 버전도 매력적이다. 톤다 1950은 라인업 확장을 통해 앞으로도 파르미지아니의 얼굴로 활약할 전망이다.

Toric Lepine

Lalique Jour & Nuit Serpent Clock

Toric Lépine
토릭 레핀은 캣 앤 마우스, 용과 여의주 등 브랜드가 창조한 아트피스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매뉴팩처의 기술을 응집한 미니트리피터 회중시계가 라리크의 크리스털 케이스에 둘러싸인 형태다. 시계 부분은 탈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탁상시계로도, 회중시계로도 사용 가능하다. 라리크는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크리스털 공예의 명가로 장인정신, 기술의 가치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르미지아니의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토릭 레핀의 디자인은 라리크의 창립자 르네 라리크가 1935년 제작한 대표작 ‘헥타르의 샘’을 재현한 것이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강의 신과 숲의 요정을 수백 개의 물방울과 함께 표현했다. 회중시계 역시 라리크가 완성한 크리스털 부분과 같이 순수함을 자랑하는데, 화이트 자개 다이얼 위에 투명한 에나멜을 그랑푀 방식으로 덮었고, 가장자리에는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둘렀다. 결점 없는 물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백케이스에는 물고기 두 마리와 함께 요정의 얼굴을 인그레이빙했다. 파르미지아니의 진가는 미니트리피터에서 드러난다. 시계는 맑고 청명한 울림의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2개의 공을 갖춘 커시드럴(cathedral) 차임 방식 때문. 리피터 구동 시 잡음을 제거하는 플라이 휠 레귤레이터와 큰 볼륨을 위해 큰 사이즈로 제작한 플래티넘 케이스 역시 맑은 소리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파르미지아니는 라리크와 함께 만든 탁상시계 2점을 추가로 공개했다. ‘데이 & 나이트’라 명명한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한 솔레일 드 가이아(Soleil de Gaı˙˙a, 가이아의 태양)와 세르펜트(Sepent, 뱀) 클록이 바로 그것. 크리스털의 오묘하고 신비로운 감성과 파르미지아니의 워치메이킹이 어우러진 또 다른 예술 작품이다.

Bugatti Type 370 Révélation
파르미지아니가 부가티와의 파트너십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쓰(Mythe), 빅투아르(Victoire), 레벨라시옹(Re´ve´lation)의 3가지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손목과 수직을 이루는 무브먼트가 특징인 ‘타입 370’을 재구성했고, 각각의 모델은 자동차의 특징을 명확하게 그리며 ‘손목에 감긴 엔진’이란 철학을 고수한다. 그중 마름모꼴 벌집 구조의 케이스 커버가 인상적인 레벨라시옹은 부가티 베이론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시계의 스트랩과 무브먼트에도 이를 적용했다.

Tonda 1950 Skeleton
울트라 신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드러내는 올해의 핵심 모델! 앞서 말했듯 출시 이후 파르미지아니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한 톤다 1950은 다양한 베리에이션 모델을 통해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중이다. 남녀 모델로 출시하는 스켈레톤 버전은 무브먼트의 모습은 같지만 외관을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남성용 모델의 경우 케이스 앞뒤에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도입해 무브먼트의 세밀한 부분까지 감상할 수 있는 반면, 여성용은 다이얼에 반투명한 글라스를 더해 좀 더 온화하고 부드러운 스켈레톤을 즐길 수 있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젤은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시계에 탑재한 무브먼트는 스몰 세컨드 기능이 있는 기존 PF 702를 변형한 PF 705로 모던한 모습이지만 수공 앵글라주를 통해 뼈대 하나하나를 수작업으로 마무리했다. 브랜드 특징인 러그의 물방울 형태를 인그레이빙한 로터 또한 놓쳐선 안 될 부분. 손이 무척 많이 가는 작업으로 아주 작은 디테일에도 노력을 다하는 매뉴팩처의 철학이 느껴진다.

TALKING TIME 1
Jean-Marc Jacot_CEO of Parmigiani
“희소함과 최고급 품질, 우리를 설명하는 단어이자 철학이다.”

올해 파르미지아니 제품의 특징은 무언가?
특별한 모델을 많이 소개했다. 부가티와 함께한 10주년 기념 모델, 라리크와 협업으로 완성한 우아한 탁상시계, 그리고 톤다 1950의 다양한 베리에이션 모델까지! 매뉴팩처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과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시계 애호가를 위한 유니크 피스까지 다양한 면면을 드러낸 것이 올해의 특징이다.

라리크와 함께한 탁상시계는 정말 놀랍다. 캣 앤 마우스, 피보나치 등의 유니크 피스를 계속 선보이는 이유가 궁금하다.
‘Piece of Exception’ 컬렉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른 브랜드가 하지 않는 특별한 작업에 도전하려는 우리의 의지와 파르미지아니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철학 때문이다. 브랜드의 역사는 짧지만, 파르미지아니는 시계 복원 작업을 바탕으로 얻은 500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시계 복원 활동을 통해 얻는 산물은 유니크 피스를 만드는 좋은 양분이 된다.

파르미지아니의 강점은 무엇인가?
시계를 구성하는 모든 파트를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 스크루, 헤어스프링, 밸런스 휠, 앵커, 로터 등 무브먼트를 이루는 모든 부품과 케이스, 다이얼까지 말이다! 시계 브랜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름을 널리 알리는 브랜드, 생산 라인을 공고히 다지는 브랜드. 우리는 후자다. 속도가 조금 더딜지 몰라도 다음 세대에 물려줘도 결코 부끄럽지 않은 시계를 만든다.

CEO로서 소량 생산하는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를 경영하기에 고충이 따를 것도 같다.
브랜드마다 매출 목표가 다르고, 홍보 전략이 다르다. 우리는 현재 6000여 개의 제품을 생산하며, 향후 1만여 개까지 늘릴 생각이다.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하면 더 이상 생산량을 늘리지 않을 것 같다. 최상의 품질과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에서 파르미지아니의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이면 우리가 브랜드를 설립한 지 20주년이 된다. 창립자이자 천재 워치메이커 미셸 파르미지아니의 든든한 후원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박람회에 참가하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아직 브랜드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무작정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보다는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에게 우리의 브랜드 철학과 기술력을 알리고 싶다. 매출은 그 후 자연스레 늘 거라고 생각한다.

Master Grande Tradition Grande Complication

TALKING TIME 2
Stéphane Henry Belmont_ Marketing Director of Jaeger-LeCoultre
“시계의 문페이즈나 셀레스티얼 기능이 이따금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든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 브랜드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리고 예거 르쿨트르에서 일한 지 15년째다. 이렇게 오랫동안 같은 직장에 몸담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15년 동안 디스트리뷰션, 커뮤니케이션, 프로덕트, 디자인 등 여러 부서에서 일했고, 그렇기에 매뉴팩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마케팅 디렉터로서 내 역할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부서 간, 외부적으로는 기자나 리테일러, 고객, 다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다행히도 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기에 예거 르쿨트르 그리고 마케팅 부서에서 오랜 시간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 브랜드의 메인 테마를 ‘천문학에 대한 찬사’로 정했다. 시계는 사실 천체의 움직임을 시간으로 표시하는 장치고, 우리는 고객이 그 원리에 대해 정확히 알기를 바란다. 또 시계에 조예가 깊어질수록 천문학으로 관심이 옮아간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원리를 알면 시계를 보는 즐거움이 배가되고 시계가 비싼 이유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계에 대한 고객의 이해 없이 당장의 구매를 이끌기보다는 천문학의 아름다움과 시계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래도 천문시계는 다른 메커니즘에 비해 너무 어렵다. 굳이 이 기능을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계를 구매하는 건 거기에 담긴 워치메이커의 발명 정신과 독창성을 사는 것이기도 하다. 빨간색 차가 많음에도 페라리를 사는 건 독창적인 엔진, 멋진 디자인 그리고 그 역사 때문 아닌가? 천문시계를 손에 넣는 건 작은 우주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물질을 넘어선 값진 가치 말이다.

예거 르쿨트르에서 실용적인 스포츠 워치를 만나고 싶다. 기존의 마스터 컴프레서, 앰복스보다 많은 대중이 향유할 수 있는 시계 말이다. 이에 대한 계획은 없는가? 물론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선 많은 대중을 끌어들일 볼륨 모델이 중요하지만, 스포츠 워치조차 아직까지는 우리만의 철학과 고급 기능을 담은 제품에 애착이 간다. 그렇기에 우리가 직접 만든 독창적 무브먼트와 다채로운 기능을 더한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카테고리를 고수할 생각이다.

Charms Extraordinaire Amour

TALKING TIME 3
Nicolas Bos_ CEO of Van Cleef & Arpels
“시간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 메종의 사명이다.”

올해 SIHH를 준비하며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반클리프 아펠의 본질과 전통을 시계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시간을 선사하는 주얼리 워치’의 컨셉은 올해도 계속되었다. 하이 주얼러이자 워치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는 메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우리의 생각을 담은 것이 까데나 컬렉션.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이루어나가는지 확실히 드러낸 작품이다.

까데나는 메종의 아카이브 피스를 재창조한 시계다. 최근 반클리프 아펠의 찬란한 다이얼 아트, 재치 있는 레트로그레이드 메커니즘을 담은 시계와는 다른 방향의 것이라 생각하는데. 지난 10년간 점점 커지는 컴플리케이션 시계 분야에서 여성을 위한 워치 혹은 주얼리 워치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을 장착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시계의 본질적 기능인 시간을 알리며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면 그것이 좋은 시계라 생각한다. 참(Charms) 컬렉션이 그런 의미의 제품이고, 이를 뛰어넘는 또 다른 컬렉션을 갈망했다.

요즘 중국색이 짙은 시계가 많다. 하지만 반클리프 아펠은 이에 크게 동조하지 않는 것 같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찾는 이유는 우리가 선사하는 혹은 메종의 절대적 상징성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국 혹은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한 컬렉션은 선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중요하게 지켜나가는 ‘일관성’ 문제이기도 하다. 행운인지는 몰라도 반클리프 아펠의 세계(universe)를 대변하는 아이코닉한 심벌과 의미는 세계 곳곳의 문화와 전통을 접목하는 힘을 지녔다.

CEO가 된 지 2년이 됐다.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본 순간 혹은 결과물이 있는가?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의미가 있고, 취임 전 15년이란 시간을 메종과 함께했기 때문에 CEO가 되었다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다만 매일 깨닫는 것이 있다면, 메종 식구들의 열정적 에너지와 창의성은 새 장을 열어가는 반클리프 아펠, 그리고 나에게 아찔한 자극제가 된다.

PANERAI

파네라이에 히스토리컬 피스는 새로운 제품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원천이다. 이탈리아 해군 특공대를 위해 만든 시계의 특징은 지금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컬렉션의 DNA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올해 이들은 루미노르 섭머저블에 집중했다. 참고로 섭머저블은 2010년 루미노르 컬렉션의 특화된 다이버 워치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 원형은 1956년 이집트 해군을 위한 레기지아노(L’Egiziano) 모델이다. 올해는 무늬가 도드라진 카본 케이스 모델,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담은 티타늄 소재 모델로 주목을 끌었다. 균시차 측정이 가능한 시계 2점과 핸드 인그레이빙 케이스가 도드라지는 라디오미르 피렌체 부티크 에디션도 파네라이의 공력을 확인할 수 있는 모델!

Luminor Submersible 1950 Carbotech
카본 소재는 최근 몇 년간 시계 브랜드가 즐겨 사용해온 첨단 소재다. 그런데 이 시계에 사용한 카본의 모습은 기존의 것과 다르다. 카보테크라 이름 붙은 이 소재는 카본섬유를 여러 겹 포개어 압축하는 과정에서 나온 특유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 특징. 강도와 내구성이 우수하고 무게도 가볍다. 여기에 더해 블랙 다이얼 위의 은은한 베이지 컬러 야광 인덱스는 훌륭한 디자인 요소가 되는 동시에 가독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Radiomir 1940 Equation of Time 8 days
하루가 정확히 24시간인 건 1년 중 나흘뿐이고, 시기에 따라 ±15분의 차이가 난다. 태양시와 평균시의 차이인 균시차를 말하며, 이를 6시 방향의 선형(리니어) 인디케이터로 알리는 시계가 바로 라디오미르 1940의 이퀘이션 오브 타임 8 데이즈! 복잡한 기능이지만 다이얼 위에서 단순한 눈금으로 알리는 것, 파네라이의 기술이자 특징이다. 크라운 가드가 있는 루미노르 1950 모델로도 선보인다.

RICHARD MILLE

압도적 기술과 디자인으로 시계 마니아를 놀라게 하던 리차드 밀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2점의 여성용 모델만 선보였다. 신제품의 개수는 적지만, 제품의 임팩트는 가짓수의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특히 목련 잎이 열리며 투르비용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RM 19-02 투르비용 플라워는 전례없는 기능을 담은 ‘여성용’ 컴플리케이션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다이아몬드로 한껏 치장한 스켈레톤 다이얼이 특징인 RM 51-02 다이아몬드 트위스터도 하이 주얼리와 스켈레톤의 만남 측면에서 인상적이다.

RM 19-02 Tourbillon Fleur

RM 51-02 Tourbillon Twister

RM 19-02 Tourbillon Fleur
리차드 밀 고유의 특징인 토노형 케이스, 화려한 다이아몬드 세팅은 잠시 잊어도 좋다. 이 시계는 다이얼에 자리한 목련 한 송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9시 방향에 위치한 푸시 버튼을 누르면 5장의 목련 꽃잎이 서서히 열린다(평소에는 5분마다 자동으로 열린다). 동시에 루비로 화려하게 장식한 플라잉 투르비용이 위로 봉긋 솟아오른다. 그 모습이 마치 나비와 벌을 기다리는 꽃의 수술 같다. 이러한 오토마톤 작동을 위해 리차드 밀은 배럴 하나를 별도로 장착했다. 시간을 알리는 기능과 꽃의 움직임을 위한 동력원이 별개란 이야기!

RM 51-02 Tourbillon Twister
나선형 회오리에서 영감을 받아 다이얼을 스켈레톤 형태로 깎았다. 그리고 마디마디를 다이아몬드로 완벽하게 채웠다. 회오리의 가운데엔 투르비용을 장착했는데, 프랑스로 회오리바람을 뜻하는 투르비용과 다이얼의 모습이 무척 조화롭다. 다이얼 아래에는 블랙 오닉스를 플레이트로 사용한 무브먼트가 드러난다. 블랙 오닉스는 악한 기운을 막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MONTBLANC

파인 워치메이킹 분야의 막내 격인 몽블랑의 기세가 무섭다. 작품이라 불릴 만한 놀라운 컴플리케이션을 매년 선보이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이뤄야 할 과제도 많지만, 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에 몽블랑은 지난해 헤리티지 스피릿 컬렉션(마이스터스튁 만년필의 런칭 90주년을 기념해 탄생)을 대규모 런칭한 데 이어 올해는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라는 새 컬렉션으로 2015년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크로노메트리(chronome´trie)는 프랑스어로 고도로 정밀한 시간 측정 방법을 뜻하며, 시계 제작의 최종 목표인 ‘정확성’과 일맥상통하는 단어다. 즉 파인 워치메이킹을 고수하겠다는 이들의 의지를 반영한 컬렉션인 셈! 문페이즈를 장착한 애뉴얼 캘린더, 듀얼 타임, 월드 타임 등의 스몰 컴플리케이션이 대중을 위한 볼륨 모델로 자리하고, 개척정신의 아이콘인 모험가 바스코 다가마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한 여러 점의 스페셜 에디션이 하이엔드 기술력을 드러낸다.

Heritage Chronométrie Exo Tourbillon Minute Chronograph Vasco da Gama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어벤추린이 다이얼의 상단을 메우고 있으며, 6시 방향에는 오픈워크 형태로 몽블랑의 특허받은 엑소(Exo) 투르비용이 자리했다. 엑소 투르비용은 밸런스 휠을 투르비용 케이지 밖으로 설치해 기존의 케이지보다 무게를 줄이고, 동력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중력 상쇄 장치다(엑소는 외부를 뜻한다). 시와 분을 알리는 시곗바늘은 포인터 타입 날짜 핸드와 축을 공유해 한눈에 시간과 날짜 확인이 가능하며, 그 아래에는 반원 형태의 크로노 카운터가 나란히 자리 잡았다(8시 방향엔 초 카운터, 4시 방향엔 30분 카운터). 이 시계는 단 60개만 한정 생산하는데, 그 숫자는 바스코 다가마가 진두지휘한 가브리엘호에 탑승한 선원의 수다.

Villeret Tourbillon Cylindrique Geospheres Vasco da Gama

Heritage Spirit Orbis Terrarum

Villeret Tourbillon Cylindrique Geosphères Vasco da Gama
몽블랑은 하이 컴플리케이션 라인 빌르레를 통해서도 바스코 다가마의 업적을 기린다. 독특한 다이얼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잡는다. 다이얼의 상부에는 실린더 헤어스프링을 탑재한 투르비용, 하부에는 월드 타임 인디케이터가 자리한다. 실린더(원통) 형태의 헤어스프링은 투르비용과 함께 중력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인데, 몽블랑은 이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극소수 매뉴팩처 중 하나! 한편, 지구를 담은 고정된 한 쌍의 반구 주위엔 24개의 타임 존으로 이루어진 디스크가 회전하며 전 세계의 시간을 한 번에 알린다.

Heritage Spirit Orbis Terrarum
이동이 잦은 사람에게 유용한 월드 타임 기능을 담았다. 이 시계의 가장 큰 장점은 전 세계 도시의 시간, 낮과 밤을 직관적으로 표시한다는 것. 북반구의 지도를 담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소재의 다이얼과 화이트와 네이비로 구성한 낮/밤 디스크를 레이어링한 형태로, 지도 아래 디스크가 회전하며 전 세계의 낮과 밤 상태를 알린다. 오르비스 테라룸은 라틴어로 지구 혹은 세계라는 뜻!

AUDEMARS PIGUET

지난해에 로열 오크 오프쇼어 베리에이션이 신제품의 대부분을 차지해 조금 아쉬웠던 오데마 피게.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를 전환하듯 다채로운 신제품을 들고 박람회장을 찾았다. 다른 리피터 모델에 비해 풍성한 소리를 내는 컨셉 워치를 필두로 밀레너리 컬렉션의 다양한 모델,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로열 오크의 페어 콤비, 로열 오크 오프쇼어 다이버 워치, 화려한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 등 컬렉션 전반에 걸쳐 새 얼굴을 선보인 것. 특히 밀레너리는 출시 20주년을 맞아 여성용 모델에 집중했는데, 타원형 케이스가 우아한 여성에게 잘 어울릴 듯하다. 하지만 윤년에 단 한 번만 날짜 조정이 필요한 밀레너리 쿼드리에니엄은 쉽사리 보기 힘든 남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이다.

Lady Millenary

Royal Oak Concept RD#1

Lady Millenary
밀레너리 탄생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여성을 위한 시계. 이를 위해 오데마 피게는 수동 방식의 새로운 무브먼트 5201을 개발했다. 케이스에는 자개 소재 다이얼과 스몰 세컨드 인디케이터가 중심을 벗어나 자리하고, 나머지 공간엔 시계의 심장인 밸런스 휠을 드러냈다. 일종의 오픈워크 방식임에도 타원형 케이스 주위에 빼곡하게 세팅한 다이아몬드 덕에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화이트 골드 버전도 함께 출시한다.

Royal Oak Concept RD#1
스위스 로잔 공과대학의 협력하에 진행한 음향 연구 프로그램의 결과물. 미니트리피터에 현악기 제작 방식을 도입해 놀라운 음질의 차임 소리와 탁월한 사운드 전달이 특징이다. 매뉴팩처는 소리를 효과적으로 발산하기 위해 무음에 가까운 스트라이킹 메커니즘 레귤레이터를 개발했고, 음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방수 기능까지 도입했다(보통 미니트리피터는 소리 전달을 위해 방수 기능을 제외한다!). 이쯤 되면 함께 탑재한 투르비용과 크로노그래프는 덤으로 여겨질 듯.

BAUME & MERCIER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시계를 선보이는 보메 메르시에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들은 올해 드레스 워치 컬렉션인 클래시마를 재조명했다. 디자인을 좀 더 모던하게 다듬고, 기요셰 패턴과 블루 핸드 등 클래식한 라운드 워치 특유의 매력을 대거 실었다. 특히 남성용만 존재하던 라인업을 여성으로 확대하며 페어 워치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냈다. 약간의 투자로 좋은 품질의 시계를 손목에 얹을 수 있다고 말하려는 듯 새로운 캠페인 역시 ‘젊은 세대가 즐기는 첫 번째 시계’라는 내용을 담았다. 2년 전 재런칭해 많은 인기를 얻은 클립튼, 직사각 형태의 고전미를 갖춘 햄튼, 여성을 위한 프로메스와 리네아에서도 다양한 시계를 출시하며 볼륨을 확장했다.

Classima Steel Moonphase

Clifton Automatic Big Date & Power Reserve

Classima Steel Moonphase
지름 36.5mm의 스틸 케이스에 여심을 자극하는 요소를 고루 담았다. 우아한 화이트 자개 다이얼, 그 위를 장식한 다이아몬드와 로마숫자 인덱스, 실용적인 날짜 표시 기능까지. 무엇보다 다이얼 가운데에 자리한 문페이즈는 이 시계를 더욱 로맨틱하게 부각시킨다. 함께 매치한 블루 컬러의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은 문페이즈 디스크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Clifton Automatic Big Date & Power Reserve
실용적 기능만 담은 클립튼의 스몰 컴플리케이션. 12시 방향엔 가독성이 뛰어난 큰 날짜 창을 더했고, 6시 방향에는 남은 동력을 알리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장착했다. 미러 폴리싱과 샌드 브러싱을 교차로 적용한 스틸 소재 케이스 덕에 시계는 손목 위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보인다.

Baume & Mercier Classima

Piaget Altiplano Gold Bracelet

Audemars Piguet Royal Oak Two-Tone

Parmigiani Tonda 1950 Gold Bracelet

A. Lange & Sohne Saxonia

For the Romantic Time!
페어 워치는 올해 SIHH를 관통하는 트렌드 중 하나. 동일한 디자인에 사이즈를 달리하거나 다이아몬드 장식을 더해 차별화하며 남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특히 진귀한 골드를 사용한 브레이슬릿 모델은 고급 예물 시장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사이 기계식 시계에 대한 여성의 관심이 커지며 하이엔드급 페어 워치의 바람 또한 자연스레 거세졌다.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는 여성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존재지만 이를 데일리 워치로 착용할 순 없는 법. 더욱이 예물이라는 특수한 시장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고객에게 페어 워치는 더욱 친숙하다! 랑에 운트 죄네의 삭소니아 컬렉션은 엔트리 역할을 하는 단정한 드레스 워치로 다이얼의 모습을 바꾸며 꾸준히 재출시했는데, 올해 35mm와 38mm의 2개 모델을 함께 공개한 것! 심플함을 추구하는 커플에게 최고의 선택일 듯하다. 클립튼, 프로메스 등 새 컬렉션 런칭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보메 메르시에가 올해는 이들의 시그너처 컬렉션인 클래시마를 재조명했다. 케이스와 다이얼 등의 디자인을 보완하는 동시에 여성용 시계를 추가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젊은 커플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콤비(스틸과 핑크 골드) 베리에이션이 오랜만에 등장했다. 그것도 남녀 한 쌍의 모델로 말이다! ‘레이디’란 이름을 붙인 여성용 시계 베젤에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파르미지아니와 피아제의 새로운 페어 워치엔 공통점이 있다.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컬렉션 톤다 1950과 알티플라노에 처음으로 골드 브레이슬릿을 더한 것! 깔끔한 다이얼, 울트라 신 무브먼트 탑재 등 팽팽한 경쟁 구도에 있는 시계라 이들의 행보가 흥미롭다. 여성용 모델에 다이아몬드 베젤 세팅을 더한 것마저 같다!

ROGER DUBUIS

로저드뷔는 2015년을 ‘아스트랄(Astral) 스켈레톤 해’로 정하고, 스켈레톤 모델을 대거 선보였다. ‘시계의 별’이 되고자 하는 열정을 담아 ‘아스트랄’이라는 단어를 덧붙였는데, 실제 이들이 구현한 무브먼트 브리지가 별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들이 스켈레톤에 주목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브랜드 최초의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선보인 지 올해로 10년째,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 특별한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 이를테면 무브먼트 이외의 부품, 즉 케이스·플린지(케이스와 다이얼 사이의 공간)·핸드에 스켈레톤을 적용한 시계나 회전운동을 위해 무게가 필요한 로터도 스켈레톤 작업을 거친 시계 말이다. 주얼 스톤으로 무브먼트를 장식한 여성용 시계도 보기 드문 작품이다. 더욱이 완성한 모든 시계가 제네바 실을 받아 완성도 측면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Excalibur Spider Skeleton Double Flying Tourbillon

Excalibur Automatic Skeleton

Excalibur Spider Skeleton Double Flying Tourbillon
매뉴팩처 로저드뷔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올해의 플래그십 모델. 별 모양으로 깎은 브리지, 위용을 갖춘 더블 투르비용이 특징인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큼직한 케이스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켈레톤 기법은 케이스 측면, 플린지(다이얼 안 레드 컬러 부분), 스트랩을 연결하는 러그, 핸드까지 이어지며 무브먼트의 건축적 구조를 더욱 강조한다. 케이스에 사용한 티타늄은 가볍고, 여기에 매치한 선명한 컬러의 러버 스트랩은 시계를 역동적으로 만든다.

Excalibur Automatic Skeleton
이 시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11시 방향의 마이크로 로터. 보통 로터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이크로 로터에 스켈레톤 작업을 추가했다. 동력을 공급하는 로터에 무게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럼에도 시계의 동력 확보에 수월하다는 건 이들 매뉴팩처가 성취한 또 하나의 업적이다.

IWC

2015년은 포르투기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75년이 되는 해다(아카이브에 따라 컬렉션 이름을 포르투기즈가 아닌 포르투기저로 바꾸었다). 단정하고 고전적인 디자인에 매뉴팩처가 보유한 오트 오를로주리 기술력을 담은 포르투기저는 파일럿 워치와 함께 지금의 IWC를 있게 한 일등공신. 이를 기념해 IWC는 포르투기저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대거 발표했다. 애뉴얼 캘린더 모델처럼 완전히 새로운 얼굴의 시계를 출시했고, 기존 무브먼트를 보완한 52000 칼리버 시리즈 출시와 더불어 네 종류의 시계에 탑재하며 그 성능을 입증했다. 1930년대 모델을 복각한 핸드와인드 8 데이즈 75주년 에디션도 IWC 팬의 사랑을 독차지할 모델! 포르투기저 성공의 역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Portugieser Annual Calendar

Portugieser Perpetual Calendar Digital Date-Month

Portugieser Annual Calendar
기존 포르투기저의 대표 모델인 오토매틱(3시 방향의 7일간 파워리저브와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에 애뉴얼 캘린더 기능을 더했다. 12시 방향의 부채꼴 모양 인디케이터를 통해 월, 일, 요일을 차례로 알린다. 대다수의 애뉴얼 캘린더 모델과 비교할 때 캘린더 창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가독성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스틸과 레드 골드 버전으로 출시한다.

Portugieser Perpetual Calendar Digital Date-Month Edition 75th Anniversary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와 퍼페추얼 캘린더를 한데 모은 컴플리케이션 시계. 그러나 다이얼은 그 기능에 비해 심플해 보인다. 이것이 IWC가 자랑하는 기술력! 12시 방향의 60분·12시간 크로노 카운터가 축을 공유하고, 6시 방향엔 스몰 세컨드와 윤년 표시가 자리 잡았다. 그리고 날짜와 월은 디지털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관적으로 알린다. 창립 75주년을 기념해 소량 생산하는 한정 모델이다.

디자인 | 마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