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6
지난 1월 18일부터 5일간에 걸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한 제26회 국제 고급 시계 박람회(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 SIHH). 그 현장을 취재해 하이엔드 매뉴팩처 시계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은 새 작품과 박람회에 새로 참여한 신진 워치메이커가 내놓은 기발한 제품까지, 시계업계의 풍성한 한 해를 책임질 최신 경향을 담았다. 빼어난 시계 제작 기술과 섬세하고 매혹적인 장인의 손맛은 결코 사그라질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High-end Wedding & Home Selection
SIHH에 처음 참가한 MB&F의 탁상시계 셔먼(Sherman)

브랜드 창립 110주년이 된 몽블랑의 4810 엑소 투르비용 리미티드 에디션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컬렉션

사람들로 가득한 박람회 전경

리차드 밀의 부스
New Chapter of SIHH
2015년 출범 25주년을 기념하며 성대한 잔치를 벌인 SIHH가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박람회의 터줏대감이자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15개의 전시 브랜드 외에 9개의 독립 시계 공방과 제작자가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고유의 스타일과 차별화한 정체성을 보인 MB&F, 우르베르크(Urwerk), 크리스토프 클라레(Christophe Claret), 드 베튠(De Bethune) 등이 그 주인공으로 그간 매년 3월에 열리는 바젤월드에 참여해왔지만 올해부터 ‘카레 데 오를로제(Carre des Horlogers)’라는 타이틀로 SIHH 박람회장에 터를 잡은 것. 패기 넘치는 젊은 워치메이커나 자신만의 컴플리케이션을 만들고자 하는 마스터 워치메이커의 열정과 노련함이 엿보이는 작품을 통해 SIHH는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 것은 물론, 고급 시계 제작에 대한 전망과 더불어 특유의 한없는 창의성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세계경제였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스위스 프랑화의 강세, 홍콩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등 거대 시장의 축소로 인해 스위스 시계 제조업계가 향후 성장 둔화 가능성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 전반적인 고급 시계 시장의 상승 곡선이 완만해졌고, 공들여 자신 있게 선보인 작품이 고객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닫힌 고객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시계의 탄생! 그리하여 하이엔드 매뉴팩처 브랜드 대다수가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그리고 시계 본연의 기능을 알리는 오토매틱 시계에 집중하게 된다. 캘린더 워치의 경우도 복잡하고 제조 방법이 까다로운 퍼페추얼 캘린더보다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애뉴얼 캘린더 개발에 몰두한다. 기존 브랜드를 상징하는 시그너처 컬렉션과 베스트셀러의 개편 작업도 메가트렌드 중 하나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오버시즈, 예거 르쿨트르는 리베르소, IWC는 파일럿 워치 컬렉션의 개편을 단행했다. 오데마 피게는 지난해에 이어 로열 오크의 베리에이션 확장에 열을 올렸다. 몽블랑은 브랜드 설립 110주년을 맞아 이들의 핵심 컬렉션인 4810 컬렉션을 재조명하기도. 까르띠에는 조금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10년간 공들인 파인 워치메이킹에 몰두하는 가운데 남성용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와 여성용 입노즈(Hypnose) 컬렉션을 새로 런칭한 것. 이들의 진화의 끝은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 독특한 행보도 여럿 눈에 띄었는데, 기계식 시계로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혁신을 이루어낸 브랜드 얘기다. 피아제는 로터의 회전으로 동력을 일으켜 쿼츠에 버금가는 정확성을 자랑하는 700P 무브먼트 개발에 성공했고, 반클리프 아펠은 다이얼에 빛을 일으키는 기술을 고안했다. 성장세 둔화를 타개하려는 브랜드의 여러 움직임을 통해 우리는 시계업계의 건재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 박람회 자체의 열기 역시 예전과 다름없었다. 총 1만2500명이 5일간 박람회가 열린 팔렉스포를 찾았고, 그중 1200여 명의 프레스가 열띤 취재 경합을 벌였다. <노블레스>도 제네바 현지에 2명의 기자를 파견해 2016년 시계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왔다. 5일간의 박진감 넘친 여정, 그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CARTIER
까르띠에는 노련한 워치메이킹 기술과 주얼러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계 개발에 전폭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무려 43개가 넘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이제 그 풍부한 기술력을 적재적소에 응용하며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SIHH에서 공개한 모델만 110여 개. 새 컬렉션인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Drive de Cartier), 입노즈(Hypnose)를 필두로 메종의 상징적 모티브인 팬더를 응용한 주얼리 워치, 파인 워치메이킹의 혁신성을 느낄 수 있는 미스터리 워치, 눈부신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까지,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채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과연 압도적인 저력이다.
Pantheres et Colibri Watch
블랙 래커 다이얼을 수놓은 두 마리의 팬더 모티브와 하늘을 나는 벌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들은 시계를 아름답게 장식할 뿐 아니라 기술적 역할 또한 수행한다. 오른쪽에 위치한 와인딩 크라운을 누르면 어미 팬더 뒤에 숨어 있던 새끼 팬더가 나타나 새를 쫓아내는데, 이때 벌새의 위치를 통해 파워리저브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이와 같이 필요에 따라 남은 동력 시간을 알리는 ‘매뉴얼 파워리저브’ 메커니즘은 새로운 칼리버 9951 MC를 탑재한 덕분에 가능하다.

Tourbillon Mysterieux Azure Pendant Watch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로 화려하게 장식한 ‘밤의 나비’ 모티브의 펜던트에 시계를 접목한 유니크 피스. 메종의 워치메이킹 기술력을 상징하는 더블 미스터리 투르비용이 중앙의 투명한 공간을 쉴 새 없이 회전하고, 그 아래 시간을 읽을 수 있는 핸드가 위치한다. 펜던트 하단에는 분리 가능한 25.39캐럿의 오벌형 사파이어를 장식해 하이 주얼리의 면모를 강조했다. 백케이스를 통해서는 시계에 동력을 제공하는 칼리버 9463 MC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단 한 점인 이 시계는 박람회 기간 주인을 찾았다.

Ballon Bleu de Cartier Watch Enamel Granulation with Panther Motif
지름 42mm의 케이스 안에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한 팬더의 얼굴을 담았다. 고대 금·은세공 기술을 에나멜에 적용한 신기술 ‘에나멜 그래뉼레이션(에나멜 누금세공)’을 통해 보다 섬세하고 입체적인 컬러 표현이 가능했다. 124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젤은 화려한 디자인의 정점을 찍고 푸른 공 모양의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은 시계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히 한다. 고유 번호와 함께 30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한다.

Rotonde de Cartier Astromysterieux Watch
아스트로 레귤레이터, 미니트리피터, 아스트로 투르비용 등 가장 진보한 무브먼트를 탑재하며 메종의 파인 워치메이킹 세계를 이끌어온 로통드 드 까르띠에 워치. 이번엔 아스트로미스터리 컴플리케이션이라는 새 심장을 달았다. 이스케이프먼트, 밸런스 휠뿐 아니라 기어 트레인, 배럴까지 포함한 미스터리 플라잉 캐리지가 1시간에 한 바퀴씩 다이얼 주변을 회전하는데, 모두 4개의 사파이어 디스크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덕분에 가시적으로는 무중력 상태의 허공을 유영하는 듯 보인다.
A.LANGE & SOHNE
랑에 운트 죄네의 시계 다이얼에는 이들의 워치메이킹 기술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심플한 다이얼로 가독성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랑에의 철학 때문이다(랑에는 다이얼 디자인에 맞춰 무브먼트를 제작한다). 고집에 가까운 이 철학은 올해의 신제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께가 5.9mm에 불과한 삭소니아 신은 외관을 다듬었고, 랑에를 대표하는 특징인 큰 날짜 창과 아름다운 문페이즈를 함께 탑재한 삭소니아 문페이즈를 선보였다. 시그너처 컬렉션인 랑에 1은 블랙의 반투명 사파이어 글라스를 다이얼로 사용한 루멘과 화이트 골드 버전의 그랑 랑에 1을 추가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독일 시계 명가의 빼어난 기술력은 지금 소개할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통해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Richard Lange Jumping Seconds
시·분·초 모두 다른 축을 사용해 시간을 알리는 레귤레이터 방식의 리차드 랑에 점핑 세컨즈. 이시계는 무엇보다 초침이 가장 크고 상단에 위치한 것이 특징인데, 이를 통해 ‘초’에 집중한 랑에 운트 죄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보통 기계식 시계의 초침은 물 흐르듯 자연스레 회전하지만 이 시계의 초침은 인덱스의 간격에 맞춰 정확하게 ‘점핑’한다. 그 움직임이 마치 배터리로 구동하는 쿼츠 같을 뿐 아니라 기계식 시계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기능. 더욱이 크라운을 빼는 순간 블루 핸드가 제로로 돌아가기 때문에 초 단위까지 시간을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다(제로 리셋 기능). 점핑 덕에 에너지 소비가 커지고 힘의 분배에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이치. 이를 위해 랑에 운트 죄네는 배럴이 끝까지 풀릴 때까지 동일한 동력을 제공하는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Saxonia Moon Phase
날짜 표시 기능은 흔하다. 하지만 랑에 운트 죄네의 큰 날짜 디스플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개의 디스크가 맞물리며 2개의 창으로 알리는 날짜 표시 기능은 랑에 운트 죄네를 특징짓는 요소다. 6시 방향에 자리한 큼직한 문페이즈는 우아할 뿐 아니라 날짜 창과 함께 다이얼에 균형미를 더한다. 엔트리급 컬렉션인 삭소니아의 도약이다.

Datograph Perpetual Tourbillon
문페이즈를 포함한 퍼페추얼 캘린더에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얹고, 거기에 중력을 상쇄하는 투르비용까지 더했다. 구현하기 쉽지 않은 기능이 여럿 모였다. 그럼에도 다이얼의 모든 정보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심지어 투르비용은 백케이스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앞서 말한 랑에 운트 죄네의 디자인 철학이다. 무브먼트를 조립하는 데 사용한 부품은 792개에 이른다.
FOCUS 1 Glittering Time
눈부신 보석으로 한껏 치장한 시계에서 눈을 떼기란 결코 쉽지 않다.
Audemars Piguet
기존 주얼리 시계의 페미닌함에서 탈피한 ‘다이아몬드 퓨리(Fury)’. 커프 형태의 시크릿 워치로 무려 4841개에 해당하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입체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보석 세팅에만 1500시간이 걸렸다.

Cartier
1912년 처음 선보인 미스터리 메커니즘과 메종 특유의 강렬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주얼 세팅으로 승화한 ‘드래곤 미스터리 워치’. 여의주를 무는 대신 미스터리 다이얼을 감싸 안은 용의 모습에서 신비한 매력이 느껴진다. 용의 등에 자리한 오팔은 무려 23.77캐럿.

Roger Dubuis
로저드뷔를 대표하는 여성 컬렉션 벨벳을 총 53캐럿의 631개 다이아몬드로 감싼 하이 주얼리 피스다. 바게트, 브릴리언트, 에메랄드 등 다양한 커팅을 적용한 원석을 다이얼과 케이스는 물론 백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버클에까지 세팅해 시선을 강탈한다.
MONTBLANC
몽블랑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어느새 110년이 됐다. 그리고 출발은 다른 제품군에 비해 조금 늦었지만 파인 워치메이킹을 향한 열정과 노력 덕에 이들의 시계 제작 기술은 정상급 궤도에 올라섰다.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탁월한 타임피스가 이를 증명한다. 몽블랑은 빌르레와 르로클 두 곳의 매뉴팩처를 통해 하이 컴플리케이션부터 볼륨 모델까지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몇몇 제품을 통해선 하이엔드 워치메이킹뿐 아니라 ‘메티에 다르’ 정신까지 느낄 수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라인이자 100주년을 기념해 탄생한 4810 컬렉션을 재조명하며 창립자에게 영감을 준 대서양 횡단 시대의 경이로움을 재현하기도. 창립 110주년 기념 모델을 비롯한 올해 몽블랑이 준비한 시계 이야기는 본 책의 ‘몽블랑 4810 클럽 뉴욕’ 행사 취재 기사를 통해 상세하게 소개한다.
4810 Collection Exo Tourbillon Slim
밸런스 휠 바깥에 큰 케이지를 놓은 독창적 구조의 엑소 투르비용은 몽블랑의 기술력을 드러내는 지표 중 하나다. 밸런스 휠이 케이지 무게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계의 정확성에 기여하고, 다이얼 위 미적 요소로도 활용된다. 이러한 엑소 투르비용을 대담하고 세련된 4810 케이스에 이식했다. 투르비용을 장착했지만 케이스의 두께는 10.14mm에 불과하다. 슬림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고, 데일리 워치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매력 만점의 하이 컴플리케이션이다.

Heritage Chronometrie Chronograph Quantieme Annuel
크로노그래프와 1년에 단 한 번, 2월 마지막 날에만 날짜를 조정하면 되는 애뉴얼 캘린더 기능을 결합한 브랜드 최초의 시계. 이들이 인수한 크로노그래프의 명가 미네르바가 1920년대에 출시한 최초의 크노로그래프 손목시계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복잡한 기능을 탑재했음에도 다이얼의 조화로운 구성이 돋보인다. 참고로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컬렉션은 이들이 추구하는 ‘정밀한 시간 측정’을 근간으로 시대를 초월한 우아한 드레스 워치가 주를 이룬다.
BAUME & MERCIER
지난해에 설립 185주년을 맞아 브랜드 최초의 미니트리피터 모델을 소개하는 등 기술적으로 한 단계 도약한 보메 메르시에. 올해는 전문성(expertise), 열정(passion), 행복(happiness)을 키워드로 남녀 모두를 위한 시계를 출시했다. 우아하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클립튼에 크로노그래프와 컴플리트 캘린더를 더해 기술성을 강화했고, 캐럴 셸비사와의 파트너십을 기념하는 두 번째 스페셜 에디션 워치를 통해 스포티브한 시계에 대한 수요 역시 만족시켰다. 그런가 하면 미니 액세서리가 유행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케이스 지름이 22mm에 불과한 ‘쁘띠 프로메스’ 워치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도전을 꾀한 모습이다.
lifton Chronograph
클래식한 외관은 유지하되 크로노그래프와 컴플리트 캘린더를 추가해 속을 꽉 채웠다. 오토매틱 무브먼트 밸주(Valijoux) 7751 칼리버로 구동하며 12시 방향에 위치한 2개의 창으로 요일과 달을, 12시와 6시 방향의 서브 카운터로 분과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6시 방향에는 문페이즈 창도 탑재했다. 크로노그래프 초는 블루 스틸 핸드로 표시해 멋스러운 동시에 가독성이 높다.

Capeland Shelby? Cobra 1963
2015년 스포츠카 브랜드 캐럴 셸비와 파트너십을 맺은 보메 메르시에가 선보이는 두 번째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 경주용 로드스터인 코브라 CSX2128과 여기에 탑승한 정상의 레이서들이 보여준 열정, 인내에서 영감을 얻었다. 자동차 계기판을 닮은 카운터, 코브라의 로고를 가져온 초침, 타키미터 눈금과 옐로 러버 라이닝의 악어가죽 스트랩 등에서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VAN CLEEF & ARPELS
반클리프 아펠의 동화적 상상력은 올해도 계속된다. 나비, 새, 꽃 등의 자연을 모티브로 시적인 이야기를 담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에서 7개의 새 모델을 출시했고, 메종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에 주얼러의 정교한 세팅 기술을 더한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 역시 다수 선보였다. 특히 분리 가능한 폼폼 장식에 다이얼을 달고 이를 네크리스나 브레이슬릿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한 폼폼 트랜스포머블 롱 네크리스, 루비와 다이아몬드를 풀 세팅한 브레이슬릿에 숨어 있던 다이얼이 고개를 내미는 루비 시크릿 브레이슬릿 워치, 나비와 제비가 구름 사이를 날아다니며 시간을 알려주는 로맨틱한 레이디 아펠 롱드 데 빠삐용 워치 등은 이들이 아니라면 구현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타임피스다.
Sweet Charms Pavee Watches
태슬 모양의 다이아몬드 러키 참이 케이스 주변을 따라 회전한다. 이 앙증맞은 참은 메종이 1920년대부터 즐겨 사용한 장식 중 하나로 2008년에 이르러 처음 단독 컬렉션에 합류했다. 올해 새로이 선보이는 스위트 참 파베 워치는 케이스 지름 21mm로 기존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가 특징. 다이얼을 포함한 케이스 전체를 라운드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했는데, 각기 다른 컷과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균일하게 세팅한 것에서 주얼러의 내공이 느껴진다. 브러싱 가공을 통해 결을 살린 캔버스 스트랩 또는 다이아몬드를 풀 세팅한 브레이슬릿 버전 중 선택 가능하다.

Lady Arpels Jour Nuit Fee Ondine Watch
수련에 앉아 하늘을 응시하는 요정 옹딘(Ondine)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 작품을 위해 반클리프 아펠은 샹르베 에나멜링과 플리카주르 에나멜링 등으로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 효과를 연출했고 미니어처 페인팅, 인그레이빙, 젬 세팅 등 다채로운 기술을 접목했다. 그뿐 아니다. 24시간에 한 바퀴를 도는 회전 디스크를 탑재한 덕분에 옐로 사파이어를 세팅한 태양과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달이 12시 방향에서 번갈아가며 가장 낭만적인 방식으로 낮과 밤을 알린다.

Lady Jour des Fleurs and Lady Nuit des Papillons Watches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에 해당하는 이 시계는 메종의 주요 모티브인 ‘자연’을 매우 드라마틱한 방법으로 해석했다. 다이얼 아래 12시간마다 한 바퀴 회전하는 디스크 무브먼트를 별도로 장착한 것. 색색의 보석을 세팅한 이 회전 디스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움직이면 다이얼 위에 오픈워크로 장식한 나비, 식물 모티브 역시 자연스레 색을 갈아입는다. 그 덕분에 다이얼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착용자는 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서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Lady Arpels Ronde des Papillons Watch
한 마리의 제비, 세 마리의 나비가 숨바꼭질을 하며 자개 구름층 사이를 날아다닌다. 제비는 왼쪽 날개 끝을 통해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시간을 알리고, 각각의 나비는 위치에 따라 분을 가리키며 사라졌다 나타나길 반복한다. 이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고자 메종은 레트로그레이드 점핑 아워, 베리어블 스피드 미니트, 애니메이션 온 디멘드 모듈을 장착한 셀프와인딩 메커니컬 무브먼트를 개발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온 디멘드 기능을 통해 8시 방향의 푸시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세 마리의 나비가 춤추듯 날아오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RICHARD MILLE
매번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의 컨셉에 맞춰 창의적 부스 디자인을 선보이는 리차드 밀. 이번에는 상공을 나는 비행기 내부로 모두를 안내했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자회사이자 개인 전용기를 제작하는 에어버스 코퍼레이트 제트(ACJ)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RM 50-02 ACJ 투르비용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실제 항공기의 소재와 디자인을 시계 곳곳에 접목한 독창성이 돋보여 역시 리차드 밀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 두께 3.6mm의 새로운 스켈레톤 오토매틱 무브먼트 CRMA6를 탑재한 RM 67-01 오토매틱 울트라 플랫, 정교한 기계식 무브먼트로 작동하는 만년필까지, 단 3개의 신제품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왼쪽부터_
RM 50-02 ACJ Tourbillon
궁극의 기술과 품질을 추구하며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항공 분야의 철학이 리차드 밀의 워치메이킹 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항공기 제작 회사 ACJ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RM 50-02가 그 결과물. 투르비용, 스플릿 세컨드, 토크 인디케이터 기능을 갖췄으며 무브먼트의 모든 부분에 항공용 코팅 기술을 적용해 마모와 부식에 강하다. 케이스 역시 항공기 날개 부분에 사용하는 티타늄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사용했고, ACJ의 상징적 비행기 창문 형태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RM 67-01 Automatic Extra Flat
무브먼트 두께 3.6mm, 케이스 두께 7.76mm로 보다 얇은 시계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당한 모델. 시각적 깊이감을 더하기 위해 베젤 가장자리를 3개의 층으로 나누고 스켈레톤 처리한 단면을 구조적으로 쌓아 올려 케이스 바깥부터 시계 중심부까지 입체감이 느껴진다. 토노 형태의 케이스 역시 이 시계의 매력적인 요소. Fountain Pen
기계식 티타늄 커프링크스에 이은 또 하나의 놀라운 발명품인 ‘기계식 만년필’은 4년간 연구와 개발을 통해 만든 특별한 무브먼트로 구동한다. 펜 끝부분의 푸시 버튼을 누르면 리코일 이스케이프먼트와 배럴에 연결된 무브먼트가 자극을 받아 화이트 골드 소재의 펜촉이 서서히 등장한다. 기능만큼 외관도 멋스럽다. 항공업계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기압 처리기에서 가열을 거쳐 탄생한 NTPT 소재를 사용했는데, 카본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고유의 무늬가 생겨 그 자체로도 유니크 피스다.
FOCUS 2 Colorful Choice!
‘시계의 얼굴’인 다이얼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시계의 다리’라 할 수 있는 스트랩! 독창적 스트랩으로 눈길을 끄는 모델을 소개한다.
Roger Dubuis
올해 다양한 벨벳 모델을 들고 나온 로저드뷔가 프랑스의 유명 슈메이커 마사로(Massaro)와 협업한 에디션을 출시했다. 구두 뒷굽을 장식한 가죽 꼬임을 시계 스트랩 위로 고스란히 가져온 신선한 디자인이 매혹적이다.

Jaeger-LeCoultre
리베르소 워치 뒷면의 다이얼 디자인과 스트랩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아틀리에 리베르소’ 서비스를 시작하며 크리스찬 루부탱과 협업한 특별한 시계를 출시했다. 빛에 따라 다른 컬러를 내는 오묘한 메탈릭 레더 스트랩을 달아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Baume & Mercier
보메 메르시에는 케이스 지름이 22mm에 불과한 쁘띠 프로메스 워치에 3가지 버전의 스트랩을 함께 제공한다. 오렌지, 블루 컬러의 더블 레더 스트랩과 스틸 브레이슬릿이 그것. 의상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ROGER DUBUIS
지난해에 남성용 스켈레톤 워치에 집중한 로저드뷔는 2016년을 ‘벨벳 디바의 해’로 정하고 여느 때보다 다채로운 여성용 아트 피스를 출시했다. 앙증맞은 꽃 모티브와 주얼리로 다이얼을 화사하게 장식한 벨벳 블로썸,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인 벨벳 리본, 카본 케이스와 에메랄드빛 파라이바 투르말린의 조화가 멋스러운 벨벳 블랙, 그리고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벨벳 시크릿 하트 등. 내면에 잠재된 자신만의 ‘디바’를 이끌어내길 바라는 여성을 향한 로저드뷔의 메시지에 걸맞게 모두 고유의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피스다.
Velvet Blossom
그랑푀 에나멜링과 상감세공 기법으로 정교하게 표현한 여섯 송이의 꽃으로 자개 다이얼 주변을 장식했다. 입체적인 꽃송이 중앙에는 영롱한 다이아몬드를 더했고 모브, 블루, 블랙, 핑크, 블루 컬러로 선택의 폭도 넓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RD821을 탑재했다.

Velvet Secret Heart
대칭을 이루는 블루 다이얼 주변에 두 줄의 다이아몬드를 장식해 눈부시게 아름답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벨벳 라인에서 처음 선보이는 바이 레트로그레이드 날짜 기능을 갖춘 모델로 기계식 시계의 재미를 더했다. 다이얼 왼쪽에 1~15일, 오른쪽에 16~31일을 나눠 표시했고, 레드 핸드가 날짜를 가리킨다.

Velvet Black
보통 남성 시계에 사용하는 견고한 카본 소재 케이스로 뛰어난 경량성을 자랑한다. 더욱 특별한 것은 청량한 블루 컬러의 파라이바 투르말린 68개를 장식했기 때문. 독특한 미학을 뽐내는 것은 물론, 브랜드의 뛰어난 보석 세공 기술을 증명한다.
AUDEMARS PIGUET
지난해에 밀레너리 출시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여성 모델을 선보이는 동시에 미니트리피터 컨셉 워치,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 등 신제품을 쏟아낸 오데마 피게.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다채로운 라인업을 갖추고 등장했다. 미니트리피터, 더블 밸런스 휠, 퍼페추얼 캘린더 등의 기능을 탑재한 로열 오크를 비롯해 강렬한 컬러를 더한 오프쇼어 다이버 크로노그래프, 더욱 과감해진 디자인의 하이 주얼리 피스 다이아몬드 퓨리, 그리고 레이디 밀레너리 주얼리 베리에이션 모델까지. 소재와 기능, 사이즈, 디자인 등에 각각 변화를 주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Royal Oak Concept Supersonnerie
2006년부터 로잔 연방 공과대학과 협업해 음향 스터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매뉴팩처 내에 증폭 방법을 연구할 수 있는 음향 측정 시설을 따로 마련하는 등 오데마 피게는 그간 차이밍 기술 개발에 헌신해왔다. 지난해에 로열 오크 컨셉 RD#1을 선보인 것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미니트리피터 워치를 출시했는데, 보다 선명하고 일관된 음색이 돋보인다. 이는 메인 플레이트에 공을 고정하던 전통적 미니트리피터의 구조에서 탈피해 사운드보드 역할을 하는 무브먼트 하단부에 공을 장착한 덕분이다. 따라서 메인 플레이트를 거치지 않고 진동을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더욱 풍부한 소리를 낸다.

Royal Oak Double Balance Wheel Openworked
브랜드를 대표하는 로열 오크 컬렉션에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 다이얼을 통해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더욱 주요한 특징은 하나의 축에 2개의 밸런스 휠을 병렬로 탑재한 ‘듀얼 밸런스’ 구조를 최초로 차용한 것! 이 설계 방식 덕분에 무브먼트가 받는 중력의 영향이 상쇄되어 시간을 더욱 정확하게 알린다.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이 선택한 컬렉션은 메종의 아이코닉 모델 중 하나인 오버시즈다. ‘캐주얼 엘레강스’라는 컨셉으로 1996년 런칭한 오버시즈는 패트리모니나 트래디셔널 등 드레스 워치가 전통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쉐론 콘스탄틴 내에서 독보적 역할을 수행해온 스포티한 컬렉션으로 2004년 브랜드 로고를 딴 말테 브레이슬릿 로고를 탑재한 두 번째 버전에 이어 실로 오랜만에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했다. 6개의 면으로 구성해 톱니바퀴를 연상시키는 베젤, 세로로 홈을 파 작동이 편리한 크라운은 메종 특유의 디자인 코드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앞서 말한 말테 크로스 형태의 브레이슬릿도 오버시즈를 특징짓는 디테일! 컬렉션 전체를 다듬는 것은 사실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한 채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고, 새 칼리버를 이식하는 등 기술적 발전도 함께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260년의 역사를 이어온 메종은 이런 과제를 거침없이 해결했다. 대표 얼굴인 크로노그래프를 시작으로 오토매틱, 울트라 신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 신, 여성용 모델인 스몰 세컨드 등 5가지 기능을 갖춘 모델로 구성했고, 이를 위해 무브먼트를 새롭게 개발했다. 무브먼트는 모두 제네바 홀마크 인증을 받아 정확성까지 갖췄다. 소재 역시 실용적인 스틸부터 고급스러운 골드까지 다양하게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한편 새 오버시즈 컬렉션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하나의 시계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가죽 또는 러버 스트랩과 금속 소재 브레이슬릿의 교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지 피트(easy fit)’라 불리는 교체 시스템은 특별한 도구나 기술 없이도 단번에 스트랩을 갈아 끼울 수 있다. 이 밖에도 바쉐론 콘스탄틴은 드레스 워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패트리모니의 골드 브레이슬릿 버전과 모던하게 모습을 바꾼 지름 42mm 버전, 다이얼은 물론 스트랩에 더한 스티치마저 플래티넘을 사용한 엑설런스 플래타인 컬렉션 패트리모니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까지 추가하며 2016년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Overseas Chronograph
새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크로노그래프 5200으로 구동하는 오버시즈의 시그너처 모델. 디자인 코드는 앞서 말한 내용과 동일하며, 실버 또는 사진 속 블루 다이얼을 탑재한 스틸 모델 그리고 폴리싱과 새틴 브러싱의 가공이 돋보이는 핑크 골드 모델로 선보인다. 지름은 42.5mm로 평범한 남성의 손목이라면 소화 가능하다.

Overseas
시·분·초와 날짜 등 시계의 필수 기능만 갖춘 오토매틱 모델. 크로노그래프에 비해 심플한 구성이지만 경사진 플린지(다이얼 가장자리)에 촘촘한 분 트랙을 더해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새 시계를 위해 60시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춘 새 칼리버 5100을 개발했다.

Overseas Small Model
1캐럿이 넘는 84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를 베젤에 세팅한 여성용 모델. 오버시즈 고유의 액티브한 디자인과 화려한 주얼 세팅이 만나 도회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9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를 장착해 기계식 시계의 매력까지 겸비했다. 남성용 모델과 마찬가지로 스틸과 핑크 골드 버전으로 선보인다.
에디터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이혜미 (hmlee@noblesse.com)
디자인 마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