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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HH 2018] This is the Fine Watchmaking World!

FASHION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고 개방적이었고, 무엇보다 새롭고 멋진 시계로 무장한 SIHH 2018. 박람회에 참가한 대다수의 시계 브랜드는 최근 몇 년간의 침체기를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었다. 최상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으로 시계 그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들의 경향을 간추렸다.

더욱 넓어진 박람회장.

출장 기간 내내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 덕에 제네바는 유럽의 을씨년스러운 겨울 분위기를 제대로 드러냈지만, SIHH가 열린 팔렉스포만큼은 달랐다. 새 모습으로 단장했고, 박람회에 참가한 브랜드 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놀랍고 다양한 기능을 선보인 새 시계가 유독 많은 터라 축제의 장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최근 몇 년간의 침체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신기술을 탑재한 시계나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많았기 때문).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수치상으로도 확인 가능한데, 올해 SIHH를 찾은 관람객 수는 약 2만 명으로 2017년 대비 20% 증가했고, 그중 1500여 명의 취재단 역시 지난해 대비 12%의 증가세를 보였다.

브랜드의 수장과 고급시계재단 임원진.

#SIHH2018
2018년 SIHH에 참가한 브랜드는 35개. 2015년의 16개 브랜드에 비하면 3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상 최대로, 부스 건설을 위해 고급시계재단(FHH) 측은 박람회장의 면적을 20%나 늘려야 했다고.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반클리프 아펠 등이 속한 리치몬트 그룹과 오데마 피게, 리차드 밀 등 메종이라 불리는 거대 시계 기업이 든든하게 지지하는 가운데, 지난해에 합류한 지라드 페리고와 율리스 나르당은 안정세에 접어들었고(훌륭한 시계를 많이 선보였다는 이야기), HYT, 크리스토프 클라레 등 기발함으로 똘똘 뭉친 신진 워치메이커의 활약은 해를 거듭할수록 도드라진다.

1 SIHH에 처음 참가한 에르메스.
2 박람회 개막을 알리는 고급시계재단 회장 파비엔 루포.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바로 에르메스의 참가! 오랫동안 바젤월드에 참가해 메종 특유의 아트 피스와 기발한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인 이들이 제네바로 장소를 옮겨 신제품을 발표한 것. 그간 알프레드 던힐과 랄프 로렌 등 패션 하우스의 시계를 이곳에서 선보인적은 있었지만 아쉽게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하지만 에르메스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이 생산하는 시계의 거의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매뉴팩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지난 수년간 스위스 전역의 명망 있는 부품 공장을 인수해 자체 제작이 가능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은 몇 년간의 철저한 검토 끝에 SIHH 참가를 결정했고, 그 결실을 올해 맺게 된 것. 이제 시작이니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로서의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참가 브랜드의 확대와 함께 SIHH는 박람회장의 전체 레이아웃을 변경하며 분위기 변화를 주도했다. 특히 새로 생긴 오디토리엄은 매시간 각각의 시계 브랜드가 마련한 여러 주제의 토론과 프레젠테이션 장으로 활용했고, 또 다른 신설 공간인 ‘SIHH 라이브’에서는 주최 측과 브랜드들이 직접 다양한 영상물을 제작해 SIHH 2018 앱을 비롯한 다채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오픈데이(일반 관람객 입장)와 해시태그(#SIHH2018) 캠페인은 좀 더 많은 사람이 박람회 자체를 포함한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를 좀 더 친근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더욱 넓어진 박람회장.

New Trend of New Time
2018년, SIHH에 출품한 시계들의 핵심 트렌드는 다양성! 참가한 브랜드와 제품의 가짓수가 많아진 것이 큰 이유지만,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혁신적 기술과 더불어 대중을 유혹할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 것이 더욱 큰 요인이다. 예거 르쿨트르는 폴라리스, 바쉐론 콘스탄틴은 피프티식스, 몽블랑은 스타 레거시를 통해 젊은 남성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는데, 시간을 알리는 심플한 구성의 오토매틱 라인은 이들의 기존 제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많은 사랑을 받을 듯하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컬렉션인팬더 드 까르띠에에 이어 산토스 컬렉션을 리뉴얼했고, 피아제는 포제션 컬렉션을 다시 런칭하며 최근 불어닥친 컬러 스톤 주얼리의 인기를 시계로 이어간다. 한편, 컨셉 워치의 붐도 새로운 경향 중 하나로 워치메이킹 노하우와 혁신성을 드러내기에 좋은 수단이다. 울트라 신 분야의 최강자 피아제는 5스위스프랑 동전보다 얇은, 케이스 두께 2mm의 기계식 워치를 선보여 화제의 대상이 됐고 오데마 피게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최초의 여성용 컨셉 워치를 선보였다.

3 까르띠에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4 피아제의 포제션 워치.
5 케이스 지름 38mm 모델을 출시한 파네라이.
6 리차드 밀의 RM 53-01을 손목에 찬 폴로 선수 파블로 맥도너.

스포츠 워치 분야에서는 특정 선수 혹은 기업과 협업해 독창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선보인 곳이 많은데, 폴로 선수 맥도너와 협업한 리차드 밀, 전통의 모터사이클 브랜드 인디언과 함께 3점의 스페셜 모델을 선보인 보메 메르시에, 람보르기니 그리고 피렐리와 손잡은 로저드뷔가 그 주인공이다. 대중을 유혹할 만한 제품이 많아진 대신 하이 주얼리 피스가 주춤한 것 또한 올해의 재미있는 트렌드 중 하나다. 대다수의 브랜드가 남성용 새 컬렉션과 엔트리 모델에 집중해 발생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좋은 명제가 떠오른 순간이다. 대신 다이얼을 멋지게 꾸민 메티에 다르 워치가 아쉬움을 달랬는데, 바쉐론 콘스탄틴과 율리스 나르당, 피아제, 에르메스가 잊혀가는 장인의 손맛을 시계로 재현하는 데 앞장섰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 시계를 집중 탐구할 시간. 수백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정교한 메커니즘 혹은 시선을 압도하는 매혹적인 얼굴의 시계들에 마음을 빼앗겨도 좋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사진 제공 SI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