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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불필요한 화장품 단계를 줄이는 ‘스킵 케어’가 화두다. 과연 이 화장품 다이어트는 한때의 K-뷰티 트렌드에 불과할까, 아니면 유익한 피부 관리 비법으로 오래도록 인정받을까. 피부 전문가를 찾아 스킵 케어에 대한 양질의 조언을 구했다. <

Back to the Basic
‘더하지 말고 덜어내라.’ 최근 K-뷰티를 중심으로 스킨케어 루틴을 간소화하는 ‘스킵 케어(skip care)’가 건강한 피부를 위한 솔루션으로 떠올랐다. 뷰티 케어 단계가 많기로 유명한 K-뷰티의 기본 트렌드에서 180도 앵글을 돌린 이 트렌드는 말 그대로 불필요한 화장품 단계를 ‘스킵(skip)’하는 것이다. 스킵 케어는 세안제,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로 이어지는 심플한 3단계를 베이스로 하며, 최소 제품으로 높은 효과를 내는 고효율 스킨케어를 표방한다. 지극히 교과서적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민감하고 홍조 띤 피부 때문에 문턱이 닳도록 피부과를 드나들던 이라면 귀 아프게 들어온 처방전 아니던가. 그런데 이 같은 방법이 왜 이제야 K-뷰티의 화두가 된 것일까. 가장 큰 배경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 변화다. 마스크가 데일리 필수품이 되면서 많은 이가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 개수를 자연스럽게 줄이게 된 것. 스킨케어는 물론 메이크업을 더욱 간소화하는 분위기다. 공들인 메이크업도 마스크 안에서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니까. 애석한 점은, 이처럼 뷰티 케어 단계를 줄이는데도 왜 피부 컨디션은 엉망인가 하는 것이다.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은 클렌징 직후 습관이 문제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민감성 피부에는 약산성을 띠는 클렌저를 추천합니다. 건강한 피부는 pH 4.5~6.5의 약산성인 반면, 트러블 피부는 7보다 높은 알칼리성이기에 약산성 클렌저로 피부 pH 지수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간과하기 쉬운 점은, 약산성 클렌저로 세안한 직후 피부 겉이 산성을 띠는데도 일반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은 토너로 얼굴을 다시 한번 닦아 피부에 자극을 준다는 것입니다. 세안을 잘 마쳤다면 토너를 생략해도 된다는 뜻이죠.” 그 말을 듣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원인 모를 속건조로 고생한 이유가 바로 잘못된 토너 사용에 있었던 것. 민감성 피부이자 수분이 부족한 지성 피부인 에디터는 약산성 젤 타입 클렌저를 꾸준히 쓰고 있지만, 미세먼지가 신경 쓰여 매일 각질 제거 효능을 갖춘 토너를 화장솜에 묻혀 열심히 닦은 것이 화근이었다. 왜 그토록 토너를 맹목적으로 사용했을까. 휴지통에 쌓인 화장솜 뭉치를 보고 후회하며 토너의 기원과 기능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토너는 과거 유럽의 전통적 클렌징 리추얼에서 유래한다. 수돗물에 석회질이 섞인 유럽에서는 민낯에 클렌징 크림을 바른 뒤 물수건으로 닦아내기에 메이크업 잔여물과 유분기를 알코올 함량이 높은 토너로 닦아내야 했다. 유럽 뷰티 마켓에서 클렌징 워터, 토너류가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물’ 때문이다. “세안은 세안 단계에서 끝나야 합니다. 토너로 메이크업 잔여물을 닦아야 한다는 주장은, 다시 말해 클렌저가 세안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잖아요. 양질의 클렌저 하나면 충분해요. AHA 성분을 함유해 각질 제거 기능이 있는 토너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사용하면 됩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의 주치의이자 뷰티 기자의 성지로 꼽히는 타임톡스 클리닉 윤지영 원장의 뼈 있는 조언이 이어졌다. “미세먼지 때문에 3차, 4차까지 세안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피부가 민감한데도 반복적 세안으로 피부 건조를 유발하고, 스크럽으로 피부를 자극하며, 보습을 위해 화장품을 과도하게 바르면 피부는 진정되기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요. 상태를 더 악화시키죠. 피부 타입에 맞는 기초 화장품 한두 가지만 꾸준히 발라도 충분합니다.”

Beauty Specialist’s Skin Care Routine
피부 관리를 영민하게 하는 의사들은 공해가 만연한 이 시대에 어떤 제품으로 어떻게 관리할까. “아침과 밤에 사용하는 제품이 다릅니다. 피부가 재생에 돌입하는 밤에는 마일드한 크림 클렌저로 세안을 마친 뒤 영양감이 풍부한 보습제 하나만 꼼꼼히 바릅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밤사이 분비된 피지를 제거하기 위해 폼 클렌저로 거품을 충분히 낸 뒤 거품으로만 닦아냅니다. 토너는 생략하고 산뜻한 젤 타입 로션을 바른 뒤 묽은 제형의 자외선 차단제를 꼭 사용합니다.” 첫번째성형외과피부과 이상준 원장의 동안 피부 유지 비결이다. 린 클리닉 김수경 원장도 낮과 밤의 스킨케어 루틴을 다르게 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설명한다. “낮에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공해, 미생물, 스트레스 등 각종 유해 요소가 피부 장벽을 무너뜨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세라마이드, 지방산 등을 함유한 보습제를 사용하고, 밤에는 수분과 영양 공급은 물론 세포를 재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항노화 기능성 제품 위주로 피부를 관리합니다.” 전문가의 화장대를 들여다보니 허전할 정도로 심플하다. 중요한 건, 화장품 가짓수보다 내게 꼭 맞는 영양분을 최적의 타이밍에 효과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사실. 욕심과 호기심 때문에 화장품을 겹겹이 바르다 보면 영양 과다로 피부에 완전히 스며들지 못한 유분 잔여물이 각질에 붙어 있다 하얗게 일어나기도 한다. 피부가 과식으로 불편해진 컨디션을 표출하는 방식이다. 이때는 촉촉한 보습제를 발라도 피부가 흡수하지 못하고 겉도는 상황이 이어진다. 당연히 메이크업도 들뜬다. 최근 이러한 증상을 겪은 <노블레스> 뷰티 디렉터 역시 여러 방법을 시도한 끝에 평소 사용하던 제품 가짓수를 한동안 줄여 피부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한 리추얼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다고 팁을 전했다. 체했을 때 속을 비워야 편안해지듯, 아이러니하게도 피부를 위한 응급조치 역시 덜어냈을 때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것.
TMI(Too Much Information) 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겐 스킵 케어도 과한 정보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피부는 인체의 신비를 지닌 아름답고도 복잡한 기관이라는 것. 민감성 피부가 여러 도움 없이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순간 피부는 좋아질 수 있다. 피부는 스스로 회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_ VALMONT 원더 폴스 피부에 문지르는 순간 오일 제형으로 변하는 하이브리드 크림 클렌저. 알프스에서 채취한 빙하수가 피부의 자연 방어력을 높여준다. Kiehl’s 시카 클렌저 상처를 치유하는 데 뛰어난 병풀 추출물이 피부 면역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밀크 클렌저. Lancome UV 엑스퍼트 밀키 브라이트 자외선은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차단하는 자외선 차단제. Chanel 라 쏠루씨옹 10 민감성 피부 전용 모이스처라이저. 수백 가지 성분 중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키는 10가지 성분만 엄선했다. Skinceuticals 트리플 리피드 리스토어 2:4:2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해주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의 세 가지 지방 복합체를 황금 비율로 함유한 보습 크림.

 

에디터 박은아(eunahpark@noblesse.com)
사진 박종하(인물), 제품(김래영)   스타일링 류미나(제품)
모델 안나 브로(Anna Bro)   헤어 & 메이크업 최샛별   도움말 타임톡스 클리닉 윤지영 원장,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 첫번째성형외과피부과 이상준 원장, 린 클리닉 김수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