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또다른 의미의 가족, 남자의 작업실과 사물의 풍경
아직까지 1인 가족을 선언한 그들에게 작업실은 어쩌면 가족 이상의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패션 디자이너 고태용과 셰프 김호윤이 그 작업실에서 가장 사랑하는 물건들과 함께했다. 작업실과 함께하는 물건, 현재 이 남자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파트너다.

선글라스 낀 남자의 나날
패션 디자이너 고태용의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은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쇼룸을 이전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쇼룸이자 작업실로 사용하는 그의 새로운 공간은 1층의 쇼룸, 2층의 작업실을 비롯해 탁 트인 뷰가 인상적인 테라스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제법 크다. 매 상황과 순간을 즐긴다는 고태용은 자신의 새로운 공간을 즉흥적으로 꾸몄다. 컨셉을 잡고 공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것보다 현재 가장 좋아하는 것, 흥미로운 것을 무심한 듯 툭툭 배치했다. “1층 쇼룸은 이번 컬렉션 무대에 설치한 네온을 가져와 꾸몄어요. 독특하죠? 재미있을 것 같아 시도했는데 제 의상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다음엔 또 제 공간에 어떤 시도를 하게 될지 저도 기대돼요.” 2층의 테라스와 1층의 주차 공간을 특히 좋아하는 고태용은 작업 중 종종 이 곳에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탁 트인 전경이 그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다각형의 시크한 메탈 셰이프로 고급스러움을 살린 선글라스. Ray Ban 제품.
고태용은 공식석상에서는 물론 어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반드시 선글라스를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 화려하고 시원시원한 이미지와는 달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를 생각보다 버거워하는 편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그래서 그는 선글라스를 적극 활용한다. 선글라스를 쓰면 사람들을 만날 때 보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템 자체가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점도 마음에 든다. 게다가 선글라스를 쓰면 기본적으로 스타일 지수가 높아진다. 그에게는 레이밴의 선글라스도 무척 잘 어울렸다. 촬영 당일 그가 쓴 제품은 헥사고날 메탈 셰이프로, 가는 클래식 메탈 골드 프로필과 템플이 가볍고 탄력 있는 하이 퀄리티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제품이었다. 가능한 한 다양하게 써보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의 선글라스를 찾아내는 그는 레이밴 제품이 클래식하면서 트렌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좋은 디자인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1 골드 컬러 프레임과 블루 그러데이션 미러 렌즈의 조화가 세련된 선글라스. 2 플랫한 컷오프 브로 바 디자인의 메탈 셰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클럽마스터와 새로운 셰이프의 클래식한 무드가 멋스러운 하금테 스타일 안경. 모두 Ray Ban 제품.
레이밴을 떠올릴 때 대부분의 사람이 보잉 스타일을 생각하지만 그는 보잉 외에 렌즈 크기가 작은 레옹 느낌의 세련된 디자인도 몇 점 소장하고 있다. “요즘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패션 브랜드가 생겨나죠. 레이밴은 이런 분위기에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선글라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어요. 무게감 있으면서 오리지널리티가 느껴지는 선글라스는 많지 않아요. 브랜드 색깔이 명확하게 느껴지죠.” 선글라스의 프레임과 렌즈 디자인이 마치 무대 위 퍼포먼스처럼 점점 다양하고 화려해지고 있다. 넘쳐나는 스타일의 선글라스 중에서 레이밴의 선글라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으면서도 잘 만든 ‘디자인’을 언제나 느낄 수 있다고 해야 할까. 디자이너 고태용이 추구하는 가치다.

셰프의 세컨드 하우스에서는 칼과 냄비가 춤춘다
스와니예의 김호윤 셰프는 종종 하루 일과를 마치고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보선의 성산동 작업실에 들르곤 한다. “푸드를 다룬다는 점은 같지만, 푸드에 접근하는 방식이 서로 달라요. 제가 식자재의 조리법, 음식의 맛에 집중한다면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보선은 음식을 보다 맛깔스럽게 보이게 하는 법과 음식을 담는 법 등에 초점을 맞추죠.” 김호윤 셰프는 그녀의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메뉴를 고안한 적도 있다. 김보선 또한 김호윤 셰프의 음식을 통해 식자재의 새로운 해석과 색다른 조리법 등을 알게 되는 일이 잦다. 이렇게 서로의 작업을 통해 발전하다 보니 만날수록 즐거워졌다. 그러다 보니 이 작업실이 김호윤 셰프에겐 무언가 배우고 깨닫는 곳이자 즐거운 만남이 있는 친목 공간이 된 것이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처럼 길의 끝에서 만나게 된 서로를 치유해준 공간 같다고 해야 할까.

미야비 6000MCT는 부드러운 곡선의 칼날과 그립감이 좋은 손잡이가 안정감을 선사한다.
그가 조리 도구를 선택하는 기준은 효율성, 세련된 디자인 등 겉모습이 화려한 것보다는 심플해도 기능에 충실한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어떤 조리 도구든 요리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값비싸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제품도 피하는 것이 나아요. 손에 잘 익고, 쓰임이 편한 것이 최고죠.” 그는 요리할 때 종종 스타우브 아시아 볼과 미야비 칼을 사용하곤 한다. 프렌치 요리에 적격인 스타우브의 무쇠 주물 냄비 라인은 특히 오븐에서 직화로 조리할 때 최고의 기능을 발휘한다. 부르기뇽을 요리했을 땐 식감의 차원이 달라질 정도다. “스타우브의 무쇠 주물 냄비로 조리할 경우 수분을 보전해 식자재 고유의 맛을 잘 살려내고 향미를 더하는 장점이 있어요. 특히 서양식 요리를 할 때 그런 장점을 십분 발휘하죠.” 또한 그가 요즘 즐겨 사용하는 스타우브의 아시아 볼은 전골이나 찌개, 국 등을 끓이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뚜껑 안쪽의 시스테라 돌기가 수분을 응집해 재료에 골고루 스며들게 하는 스타우브의 셀프베이스팅(self-basting) 기능을 구현해 식자재의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다. 또한 열 보존력과 전달력이 우수해 요리를 한결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김호윤 셰프는 요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칼을 고르는 기준 또한 확고하다. 쉽게 잘 사용할 수 있는가가 포인트. 그런 점에서 미야비는 만족도가 높다. 헹켈의 일본 지사에서 탄생한 브랜드 미야비는 셰프라면 누구나 그 명성에 대해 알고 있고 또 사용해보고 싶어 하는 칼이다. 김호윤 셰프는 미야비 제품 중에서도 6000 MCT를 주로 사용한다. 핸들이 두툼하고 안정감 있으며, 칼날의 강도도 다른 제품보다 높아 남성 셰프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제품. 칼날에 새긴 엠보 디자인이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하지만 무엇보다 음식물이 잘 달라붙지 않아 전문가가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조리 도구를 선택할 때 아름다운 디자인도 좋지만 무엇보다 원하는 기능을 얼마나 탁월하게 발휘하는지 확인하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것만큼 탁월한 것은 없다.

작업실의 주방 선반에는 스타우브 아시아 볼을 비롯해 무쇠 주물 냄비, 스톤웨어 등이 컬러별로 진열되어 있다.
에디터 김주은(프리랜서)
사진 맹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