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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on Tradition & Innovation

WATCH & JEWELRY

시계업계 일선에 있는 그들을 만났다. 그들이 들려준 전통 그리고 혁신에 대한 이야기.

Tradition

Michel Parmigiani

Parmigiani, La Fleur d’Orient

Michel Parmigiani, Master Watchmaker of Parmigiani
어떻게 마스터 워치메이커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 1974년부터 42년째 시계를 만들고 있다. 1970년대 쿼츠 위기에도 불구하고 1976년 워크숍을 열었고, 주변의 만류에도 전통적 워치메이킹 방법을 고수했다. 모두가 과거의 훌륭한 유산을 버리고 기술의 발달과 유행만 좇았다면 아마 전통적 워치메이킹은 사장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통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컬렉터를 위한 유니크 피스 제작에 몰두하며 기계식 시계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려고 했다. 회중시계와 오토마톤을 다수 보유한 산도즈 재단이 1980년 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었고 1996년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라는 독립 브랜드가 되었다.

당신이 하는 작업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나? ‘손으로 만드는 것’에서 매력을 느낀다. 예전부터 시계는 물론이고 바이올린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 과정에서 예술에 대한 애정이 싹튼 것 같다. 나의 궁극적 목표는 워치메이킹에 예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그 시계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그 안에 정제된 기술과 유산을 소유하는 것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당신의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복원 작업. 어떤 피스는 너무 심하게 망가져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복원한 고대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컬렉션도 만들어내는데, 보통 회중시계에 구현한 기술을 손목시계로 옮겨오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1996년 제작한 ‘라 플뢰르드오리엔트’로 브랜드 런칭과 함께 공개했다. 사이즈가 큰 탁상시계로 전체적으로 주얼리 세팅을 가미해 매우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퍼페추얼 캘린더와 미니트리피터 기능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제작하는 데 약 2만3000시간이 소요됐고, 총 20명의 워치메이커가 함께했다.

시계업계에서는 아직도 전통적 가치와 장인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고수한다. 당신도 이런 장인정신을 이어나가는 한 사람으로서 전통의 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통적 가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워치메이커가 수작업으로 탄생시키는 시계는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워치메이커의 섬세함, 인내심, 집중력이 시계에 고스란히 담긴다. 기계로는 구현할 수 없는 깊은 손맛을 사람의 손으로 보여주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계가 언젠가 당신의 작업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기계는 절대 워치메이커가 손으로 만들어내는 감성을 흉내 낼 수 없다. 워치메이커의 땀과 노하우, 창의력을 담는 과정을 기계는 결코 따라 할 수 없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은 무엇인가? 워크숍에서 ‘싱잉 버드 피스톨(Singing Bird Pistol)’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수동으로 와인딩한 후 방아쇠를 당기면 총구에서 새가 나와 노래하는 오브제다. 사라지거나 교체해야 할 부품이 많아 시간이 꽤 걸린다. 500년 역사가 이처럼 우리의 손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그간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세 번째 복원하는 피스톨로 이전에 작업한 2개는 현재 파텍필립 뮤지엄에 전시되어 있다.

 

Fukushima Buzan, Akae Master
당신의 작업에 대해 알려달라. 40여 년 전 아카에(akae)를 처음 접한 이래 지금까지 이 고대 예술을 행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카에 기법의 깊이에 매력을 느끼고 있고, 지금 내 나이 70세지만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걸 느낀다. 이번에 에르메스 시계 다이얼 작업을 한 것처럼 말이다. 아카에는 모든 구타니(kutani) 기법 중 특히 인내심과 섬세함을 요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붓을 잡을 때 항상 신중하고 경의에 찬 마음으로 임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 솔직히 에르메스와 작업하기 전엔 이토록 작은 것에 아카에 기법을 구현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화병이나 다른 장신구 등 좀 더 넓은 표면에 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 시계업계 한편에서는 아직도 전통, 장인정신, 손맛을 강조한다. 한 명의 장인으로서 이런 전통적 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에르메스가 고마-구라베 디자인을 의뢰했을 때 매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에르메스 같은 훌륭한 메종과의 교류는 나에게도 영감을 주니까. 최근 느끼는 아쉬운 점은 젊고 재능 있는 장인들이 기회의 부재로 이 길을 고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에르메스와 함께한 이런 작업이 전통적 가치에 대해 일깨우는 동시에 이 길을 함께 걷는 장인들에게 기술을 개발하고 연마할 용기를 북돋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Girard Perregaux, Constant Escapement L.M.

Watchmaker of Girard Perregaux
당신의 작업에 대해 알려달라. 지라드 페리고 매뉴팩처에서 무브먼트 개발 및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복잡성’을 다루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즐겁다. 각각의 무브먼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문제를 마주하게 되는데, 이에 걸맞은 해결책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지라드 페리고는 과거의 워치메이커가 창조한 독특한 무브먼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쓰리 골드 브리지 투르비용이 그 예) 과거 모델에 대한 공부와 연구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 L.M. 2008년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후 5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했고, 3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다양한 수상 경력도 자랑한다.

시계업계에선 장인정신 등의 전통적 요소를 특히 강조하는데, 이런 손맛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브먼트 부품이나 케이스를 가공하고 장식하는 브러싱, 폴리싱, 서큘러 그레이닝 등에서 정교한 손맛은 필수다.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손맛의 매력 아닐까.

기계가 언젠가 당신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언젠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메커니즘을 설계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각 매뉴팩처의 정신과 특징을 반영하는 작업, 또 극도의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은 여전히 워치메이커의 영역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작업 중인 제품은 무엇인가? 쓰리 골드 브리지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고, 기존에 선보인 모델과 다른 컨셉, 소재로 차별화할 예정이라는 것 정도만 밝히겠다.

 

Bulgari, Octo Finissimo

Fabrizio Buonamassa Stigliani, Director of Bulgari Watch Design Team
디자인 관련 업무를 얼마나 했나? 약 20년. 2001년부터 로마의 불가리 워치 디자인팀에 합류했다. 시계에 대한 열정을 발휘할 기회라 생각했다.

디자인 작업의 매력, 또 어렵고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스위스 워치메이킹 노하우와 이탈리아 특유의 창의성을 융합하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 특히 불가리 시계를 착용할 고객에 대해 떠올리는 첫 번째 단계를 즐긴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디테일을 비롯해 그들의 세련된 취향까지 고려한다. 그리고 내가 디자인하는 제품을 고객이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불가리는 세르펜티와 옥토 등 특유의 ‘사인(sign)’을 보유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유산이 아주 많은데, 그래서 때로는 이런 유산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당신이 디자인한 제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작년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옥토 피니시모. 1.95mm 두께의 얇은 무브먼트를 장착했는데, 일반적 라운드 케이스가 아닌 옥토 케이스에 구현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우리 팀은 5년간 옥토 라인의 개발에 공을 들였고, 지금도 여전히 옥토 라인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라인이다.

디자인할 때 중점을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 불가리 유산의 중심에는 전통이 있고, 이것이 영감의 원천이 된다. 여기에 불가리의 심미적 코드를 조화시켜 새롭게 해석하려 한다. 일례로 이번에 런칭한 디아고노 e마그네슘 시계의 경우 여타 스마트 워치와는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르고, 디자인 역시 매우 불가리스럽게 풀어내려고 한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기계가 사람이 손으로 하는 영역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기계는 창의성을 구현하는 일종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Jaeger-LeCoultre, Reverso Pocket Watch

Miklos Merczel, Master Enameller of Jaeger-LeCoultre
어떻게 에나멜링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에나멜링의 매력도. 에나멜링 워크숍을 따로 만든 것이 1996년이니 이제 20년 정도 된 것 같다. 언젠가 빈티지 회중시계 전시회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아름다운 에나멜링 시계를 접하고는 바로 매료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에나멜링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처음에는 워치메이커로 예거 르쿨트르에 입사했는데, 4년간 업무 외 시간에 순수한 호기심으로 에나멜링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하다 결국 에나멜러가 되었다. 워크숍을 따로 만든 후 맨 처음 한 것이 리베르소 케이스에 에나멜링을 적용하는 안정적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특히 미니어처 페인팅을 보호하는 일종의 보호막을 굽는 마지막 단계가 매우 까다로웠다. 나는 항상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르누아르 같은 화가의 작품에 매료되곤 했다. 다양한 기법에 대해 이해하려면 실제로 자주 그림을 그려봐야 한다. 에나멜링을 통해 나는 워치메이킹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 처음에는 이토록 작은 다이얼이 과연 캔버스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도전하는 마음이 더 컸다. 이제 20년 정도 지나니 새로운 기법, 혹은 잊힌 기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되살리는 데 관심이 많아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다. 개인적으로도 그 작품을 매우 사랑한다.

당신의 작품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무엇인가? 리베르소 모양 회중시계에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의 작품을 그렸는데, 거의 한 달이 소요된 것 같다.

시계업계에서는 전통적 요소를 특히 강조하는데 그것의 가치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내 작품을 통해 과거 그리고 전통적 요소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박물관을 방문해 실제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 그것을 미니어처 형태로,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즐거움이다. 전통, 예술 그리고 위대한 화가들의 각기 다른 예술적 비전 간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할까?

에나멜링 작업을 언젠가 기계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이제까지 기계를 이용해 다이얼에 프린트한 것을 종종 봤지만 퀄리티나 감성 면에서 인간의 손을 결코 따라오지 못했다. 장인들은 전통적 도구와 소재 그리고 손을 가지고 현대 장비가 구현할 수 없는 걸작을 만들어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재 어떤 작업을 진행 중인지 알려줄 수 있나? 나는 7명의 에나멜러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있다. 솔직히 이제 개인적으로 어떤 하나의 프로젝트에 매달려 작업할 시간이 거의 없다. 오히려 멘토로서 역할이 더 커졌다.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현재 반 고흐 작품에 몰두하고 있는데, 정말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아 기대된다!

 

INNOVATION

Cartier, Astrotourbillon Carbon Crystal

Director of Watchmaking Innovation of Cartier
시계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혹은 기술력은? 500여 년 전 발견한 진자 운동.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식 시계 제작의 기본 원리가 되었고, 이후 진자 운동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져 지금의 시계를 만들게 되었다.

당신이 이제까지 본 가장 혁신적인 시계는? 존 해리슨이 제작한, 영국 그리니치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H4. 1761년 당시 선박의 경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정밀한 기술력을 탑재했다.

참여한 프로젝트 중 가장 혁신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투르비용 카본 크리스털. 윤활이나 시간 조정이 따로 필요 없는 까르띠에 최초의 컨셉 워치 IDone에서 영감을 받아 상용화한 시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시계를 주변의 모든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아 오일링이 필요 없고 충격과 자기장, 온도 변화에도 강하다. 견고한 코팅 처리를 하고 카본 크리스털로 부품을 제작해 마모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 꼭 만들고 싶은 혁신적인 시계는? 유지 보수(maintenance)가 전혀 필요 없는 시계. 증손자의 손자에게 물려줘도 어떤 서비스조차 받을 필요가 없는 시계 말이다. 영원한 시계(eternal watch)라고 할까? 까르띠에 최초의 컨셉 워치 IDone에도 이런 바람을 반영했고,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금도 계속 노력 중이다.

 

Richard Mille

Richard Mille, CEO of Richard Mille
워치메이킹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력은? 단연 17세기 밸런스 스프링 아닐까? 이것이 없다면 현재 선보이는 기계식 손목시계를 포함해 많은 시계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이제까지 본 것 중 가장 혁신적인 시계는? 혁신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마주해온 도전의 해결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최초의 시계를 떠올려보자. 그 자체로 얼마나 혁신적인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을 뛰어넘는 혁신적 발명품은 계속 나온다. 따라서 나에게 혁신적 시계를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당신이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 브랜드와 더불어 첫 RM 타임피스를 만든 작업. 나는 항상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 평범하지 않은 것을 이루고자 했다. 그래서 RM 001과 RM 002에 담은 혁신적 발명품과 기술력을 시계업계의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

당신의 드림 시계, 혹은 기술을 꼽는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기술은 계속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통적 기계식 시계와 디지털 세계의 만남이 가장 큰 화두이며, 많은 브랜드가 그것을 실험하고 있다. 이를 좀 더 유니크한 방식으로 구현할 아이디어가 있고 조만간 실험해보려 한다. 사실 지난 10년간 디지털 부문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물이 내 기준과 기대에 완벽히 부응할 때에만 선보일 예정이다.

100~200년 전 시계를 보면 어떻게 그 시절에 이런 시계를 만들었는지 감탄하곤 한다. 그리고 그 과거의 시계가 현재의 시계에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컴퓨터가 없던 시절 일주일에 12시간 동안, 그것도 전기가 없어 촛불에 의지하며 간단한 도구와 기계만으로 그런 시계를 만들다니, 정말 놀랍다. 사실 나는 최첨단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전통적 가치를 존중한다. 18세기 워치메이커들은 무브먼트 속 충격 흡수에 관한 연구를 했을 테고, 현재 나의 RM 27-01은 21세기의 케이블 서스펜션 시스템을 이용한 새로운 충격 흡수 방식을 담고 있다. 과거의 워치메이커 역시 베이스플레이트와 시계 부품을 위한 완벽한 소재, 기어 톱니바퀴의 크기, 최적의 와인딩 시스템, 다양한 스켈레톤 형태, 정확성 등 여러 요소에 대해 연구했을 것이다. 리차드 밀 역시 철저히 이 같은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다만 그것이 21세기 기준의 소재·디자인·엔지니어링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당신에게 가장 훌륭한 시계(best watch)는? 내 시계?(웃음) 나는 시계업계에서 일하는 동안 원하는 시계를 찾지 못했고, 이에 좌절해 직접 시계를 만들기로 했다. 무브먼트를 진정한 3차원 공간에 놓은 토노 형태의 첫 RM을 완성한 것이다. 백케이스에까지 곡선을 가미해 완벽한 착용감을 선사했다. 또한 신소재, 신기술, 새로운 컨셉, 21세기에 걸맞은 디자인이 어우러진 시계가 훌륭한 시계라고 생각한다.

 

Jean-Claude Biver

Hublot, Big Bang Ferrari Magic Gold

Jean-Claude Biver, Chairman of Hublot & President of LVMH Watch Division
시계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은? 오토매틱 무브먼트. 역사상 최초의 지속 가능한 기계식 무브먼트로 한 세기가 지난 후에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 중 가장 혁신적인 것으로 기억되는 것은? 독특한 합금으로 만들어 100% 스크래치를 방지하는 18K 골드 소재의 매직 골드. 투탕카멘 이후 18K 골드 제품 중 진정한 혁신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진행 중인 R&D 프로젝트 중 공개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유리, 크리스털 또는 사파이어 이외의 물질로 투명하고 견고한 소재를 개발하려 한다. 사실 벌써 8년에 걸쳐 개발 중인 장기 프로젝트다.

과거의 워치메이커들이 시계와 관련해 이룩한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특히 기원전 1세기경 사람들의 지식과 기술력에 감탄하곤 한다. 우리가 탐사 중인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 침몰한 로마시대 난파선에서 발굴한 ‘안티키테라 메커니즘(Antikythera Mechanism)’을 보고 있으면 정말 놀랍다. 이 기계가 발견되기 전엔 누구도 그 당시 천체와 시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연구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당신의 드림 워치는? 어떠한 인위적 힘도 없이 자연 에너지로 작동해 100년이 지난 후에도 수리가 필요하지 않은 시계.

 

Stephan Urqhuart

Omega, Co-Axial Movement

Stephan Urqhuart, CEO of Omega
워치메이킹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이나 기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워치메이킹의 산업화(industrialization)에서 시작하고 싶다. 오메가는 1894년 오메가 칼리버를 소개하며 업계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그 무브먼트 제작 방식이 너무나 획기적이어서 칼리버 이름이 브랜드명이 되었을 정도다. 산업화라는 말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산업화를 기점으로 시계가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니까.

이제까지 본 가장 혁신적인 시계는? 사실 나는 오랜 세월 시계업계에 몸담았고 많은 혁신적인 시계를 목격했다. 혁신적이라는 것은 상대적 개념이라 시간이 가면 또 다른 혁신적인 시계가 나온다. 예를 들어 NASA가 1964년 유인 우주 비행에 사용하도록 승인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는 당시 정말 혁신적이었다. 실제로 험난한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단 하나의 시계였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글로브마스터 컬렉션을 언급하고 싶다. 유례없는 반자성 기술을 탑재한 최초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이것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시계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자부한다.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 중 가장 혁신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2007년 런칭한 오메가 코-액시얼 칼리버. 개발에만 7년이 소요되었고, 투자 자금도 엄청났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고, 코-액시얼은 아직까지 우리 시계의 든든한 심장이 되어주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신기술 관련 프로젝트가 있는가? 앞에서 글로브마스터를 세계 최초의 마스터 크로노미터로 언급했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기술력을 우리의 모든 기계식 시계에 탑재하는 것이다. 반자성 관련 기술은 매우 혁신적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새로운 METAS 인증 시스템으로 기존 COSC 인증보다 혹독한 잣대로 시계를 테스트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구입한 제품을 신뢰할 수 있고, 또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때로 과거에 만든 시계가 더 큰 감동을 준다. 당신은 과거에 만든 훌륭한 시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오메가는 과거에서 영감을 가져오는 브랜드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워치메이킹 세계를 탐험해온 선구자들을 잊어선 안 된다. 오메가는 1848년 루이 브란트(Louis Brandt)에 의해 설립되었고,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그의 이야기를 한다(오메가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이 작업 도구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의 작업 벤치라는 점도 말하고 싶다). 발전하고 싶다면 항상 과거를 뒤돌아봐야 한다고 믿는다.

 

Parmigiani, Ovale Pantograph

Jean-Marc Jacot

Jean-Marc Jacot, CEO of Parmigiani
시계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은? 오토매틱 시계. 그저 손목에 차고 있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와인딩된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오히려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기능보다 단순한 것이 강렬한 법이다. 로터를 이용해 와인딩하는 이 기술은 단순한 듯하지만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제까지 본 가장 혁신적인 시계는? 기술력으로는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꼽았지만, 시계 하나를 꼽으라면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최초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하이엔드 워치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스틸 소재로 스크래치에 보다 강하고 견고한 스포츠 시계를 개발했다는 점이 혁신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R&D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나? 전반적으로 신소재 개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슘을 이용해 시계 메커니즘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인데, 아마 내년쯤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티타늄보다 가벼운 마그네슘을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시계와 관련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파워리저브가 영원히 지속되는 기계식 무브먼트.

100~200년 전 만든 훌륭한 시계는 지금도 감동을 준다. 당신은 이런 과거의 시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파르미지아니는 과거의 작품을 복원하며 많은 영감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 제품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그 메커니즘을 발전시켜 현대적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오발 팬토그래프’가 그 예인데, 손바닥만 한 회중시계로 바늘의 길이가 타원형 케이스를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흥미로운 기술을 담았다. 회중시계를 3분의 1 크기의 손목시계로 옮기는 작업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는 혁신적 미래를 설계하는 데 역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Jaeger-LeCoultre, Hybris Mechanica Duometre a Grande Sonnerie

Janek Deleskiewicz, Design and Artistic Director of Jaeger-LeCoultre
시계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시계는? 아마도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 1(Master Compressor Extreme LAB 1)이 아닐까. 윤활유가 필요 없는 데다 무브먼트 부품이 마모되지 않아 오랫동안 정확하게 작동한다. 영하 40℃가 되면 보통 시계의 경우 그 안의 오일이 얼어붙으며 시계가 멈춰버리지만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LAB 1은 그럴 일이 없다. 5년마다 오일을 갈아야 하는 서비스 주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혁신적인 시계다.

당신이 목격한 가장 혁신적인 시계는? 사실 아직 보지 못했다. 하지만 디자이너로서 항상 그런 시계를 꿈꾼다. 우리 시계 중 골라보라고 한다면 앞서 말한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 1 혹은 자이로투르비용을 꼽겠다.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 중 가장 혁신적인 것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히브리스 메카니카 듀오미터 그랑 소네리(Hybris Mechanica Duome´tre a` Grande Sonnerie)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2009년 세상에 공개한 이 시계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로 손꼽힐 것이다. 빅벤이 들려주는 멜로디의 가장 긴 부분까지 울리는 완벽한 웨스트민스터 카리용으로 시간을 알려준다. 워치메이킹 분야의 오트 쿠튀르라 할 수 있는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프로젝트도 잊을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작업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나? 새로운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모델과 관련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신기술과 신소재 그리고 전통적 기법을 총동원해 기존에 없던 방식과 스타일을 선보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당신이 꼭 만들고 싶은 시계가 있다면?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버전의 리베르소 자이로투르비용. 꼭 리베르소로 해보고 싶다.

당신에게 가장 좋은(best) 시계는? 내 몸속의 생체학적 시계(biological clock)!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일깨우는 동시에 삶의 리듬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손목에 차는 시계를 말하라면 리베르소 울트라 씬 모델을 꼽고 싶다. 시침, 분침만 갖춘 매우 심플한 버전. 다른 무엇도 필요 없다. 클래식은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영원하니까 말이다.

 

Francois-Henry Bennahmias

Francois-Henry Bennahmias, CEO of Audemars Piguet
시계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력은? 균시차. 퍼페추얼 캘린더, 일출과 일몰 시간, 문페이즈 등 기술적 정교함과 시적 우아함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쥴스 오데마 균시차 모델은 착용자가 선택한 도시의 위도와 경도를 기준으로 무브먼트를 설계해 더욱 특별하다.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 중 가장 혁신적으로 꼽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작업이 한창인 ‘로열 오크 컨셉 RD#1’. 8년간 오데마 피게 음향 연구소에서 연구해 올해 SIHH에서 컨셉 워치 형태로 선보였다. 현악기 제작 원리를 이용한 이 시계로 현재 3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제 단순한 소리를 넘어 아름다운 화음까지 들을 수 있다!

혁신은 전통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은 기본적으로 전통의 틀에 현대의 첨단 기술을 조화시키는 작업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위대한 워치메이커의 업적이 모든 시계 브랜드에 영감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오데마 피게 역시 브랜드 창립 초기부터 모든 무브먼트 자료를 복원해 아틀리에 부서에 보관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Zenith, Academy Georges Favre-Jacot

Marcel Schenk, Movement Development Division of Zenith
시계업계에 몸담은 지 얼마나 되었나? 처음에는 워치메이커로, 그다음에는 구조 설계자(constructor)로, 그리고 현재 무브먼트 개발 일을 하고 있다. 이제 20년 정도 되었다.

무브먼트 개발이라는 작업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고, 어떤 점이 어려운가? 이 일은 정말 매력적이다. 가장 먼저 무브먼트의 메커니즘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은 구조를 설계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무브먼트를 만들어내는 단계다. 그 각각의 단계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계업계에서 진정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 정말 많지만 하나만 꼽는다면 올해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소개한 아카데미 조르쥬 파브르 자코.

​지금 작업 중인 작품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나? 내년 신제품 작업이 한창이다. 내년에 놀라움을 선사할 테니 잠시 기다려달라.

에디터 |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