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bol of Modernity
수많은 여성에게 기다림을 안긴 셀린느 플래그십 스토어의 장막이 드디어 걷혔다. 벽돌을 층층이 쌓은 파사드, 공간을 채운 세련되고 철저한 브랜드 미학은 모더니티와 프레스티지, 영원성의 정신을 대변한다.

벽돌로 이뤄진 파사드 전경
흰 장막으로 둘러싸인 채, 큼직한 캠페인 이미지와 ‘CELINE’라는 글자만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던 셀린느의 플래그십 스토어. 지난 3월 10일, 마침내 흰 장막을 걷어내고 아시아 최초의 셀린느 플래그십 스토어의 파사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규칙적인 구멍이 뚫린 적갈색 벽돌 외관은 단단하고 견고한 물성과 더불어 내부가 보일 듯 온전히 드러내지 않는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외장재로 사용한 벽돌처럼 내부 역시 콘크리트, 자갈 등 단순하고 기본적인 소재로 단장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각적인 셀린느의 제품처럼 특유의 예술적 감성과 기술을 더해 독창적인 조형미를 보여준다.

1,2 돌과 나무, 세라믹으로 만든 조형적 스툴 3 여백의 미를 강조한 디스플레이
1층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선글라스, 주얼리, 지갑과 백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마주한다. 빼곡하게 제품을 채우기보다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처럼 여백을 둔 디스플레이로 제품 하나하나의 존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름다운 공간의 미학은 각양각색의 자갈 조각이 박힌 콘크리트 테라초(Terrazzo) 바닥에서 시작된다. 마감재로 흔히 사용하는 콘크리트지만 수공으로 심은 자갈의 다채로운 색과 모양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전한다. 이처럼 보기 드문 재료가 주는 신선함은 매장 곳곳에 녹아 있다. 구름 낀 하늘을 닮은 대리석 쇼케이스, 캐러멜을 연상시키는 대리석 큐브, 나무를 깎아 만든 조형적 스툴 등이 바로 그것. 공간에 생기를 더하는 웅장한 야자나무 화분을 비롯해 대리석, 금속, 나무, 콘크리트, 세라믹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목한 행어와 선반, 쇼케이스 역시 저마다 소재를 달리해 개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 하나 도드라지지 않게 공간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했다.
벽의 모서리에 맞닿는 곡선 부분을 매끈하고 보기 좋게 마감한 브론즈 손잡이와 회색의 테라초로 만든 층계를 따라 2층에 오르면 폭넓은 레디투웨어와 슈즈를 위한 공간이 펼쳐진다. 1층과 달리 저마다 다른 색과 무늬의 직사각형 대리석을 마루처럼 깔았다. 독특한 형태의 주얼리를 감상할 수 있는 쇼케이스와 슈즈를 신어볼 수 있는 벤치의 조형적 형태 역시 장관이다. 무엇보다 2층은 VIP의 프라이빗 쇼핑을 위한 라운지 공간으로 좀 더 비밀스럽고 안락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천장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성근 짜임의 니트 파티션은 따뜻한 분위기와 더불어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독특한 구조의 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햇빛을 풍부하게 끌어들이는 넓은 창이지만 밖에서 내부를 온전히 들여다볼 수 없도록 설계했다. 구멍 뚫린 벽돌 파사드가 창문을 반쯤 가리도록 자리 잡았고, 창문과 수직이 되도록 가림막을 설치해 보는 각도에 따라 바깥 풍경을 완전히 드러내기도 하고 시야를 차단하기도 하는 것. 이 덕분에 햇빛의 양과 각도에 따라 대리석 바닥에 드리우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 역시 아름답다. 매장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고상한 아름다움은 음악을 다루는 데에서도 드러난다. 노출된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벽 속에 스피커를 매입했다. 마치 벽을 넘어 음악이 새어 나오듯 소리가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공간을 채운다. 덴마크 아티스트 FOS가 디자인한 램프, 콘크리트와 나무로 제작한 의자, 적갈색 화기 같은 비스포크 오브제 역시 셀린느가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브랜드 가치를 담아낸 볼거리다.

1 굵은 로프를 손으로 짠 니트 파티션이 공간에 따뜻함을 더한다. 2 상어의 지느러미를 닮은 가림막은 보는 각도에 따라 바깥 풍경을 완전히 드러내거나 차단한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