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y Ensemble
파크 하얏트 서울의 메인 레스토랑 코너스톤의 새로운 얼굴. 셰프 드 퀴진 슈테판 헤야트(Steffan Heerdt)와 페이스트리 셰프 애선 운(Aesun Aune)이 각자 시그너처 디시로 연출한 4코스 메뉴를 제안한다. 산뜻한 봄빛, 신선한 맛, 한국의 식자재와 유러피언 테크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그들의 미모만큼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완두콩 퓌레를 곁들인 구운 관자와 제주 흑돼지
Seared Scallop and Jeju Black Pork Belly with Green Pea Puree
버터를 두른 팬에 마늘과 타임을 넣고 향긋하게 구워낸 관자와 14시간 동안 진공 조리법으로 촉촉하게 익힌 제주 흑돼지, 크리미한 완두콩 퓌레와 민트 오일로 장식해 연출한 애피타이저. 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재료와 맛이 한데 어울려 싱그러운 봄의 에너지를 전한다.
왼쪽 _사각 플레이트는 Maison Lebeige 제품
푸아그라 테린, 파인애플 젤리, 건포도
Foie Gras Terrine, Pineapple Jelly, and Raisin
2일간 화이트 포트와인과 슈거 파우더에 매리네이팅해 잡내 없이 은은한 단맛이 나는 푸아그라 테린. 흔히 푸아그라 테린에 베리류의 소스를 곁들이지만 파인애플 젤리를 곁들여 먹는 색다른 방법을 제안한다. 파인애플주스에 타마린 파우더와 슈거, 레몬을 첨가해 만든 파인애플 젤리는 상큼하면서 향신료의 알싸함이 배어 푸아그라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점점 흩어진 건포도의 농축된 단맛이 포인트! 바삭하게 구운 브리오슈를 곁들여 낸다.
한우 갈빗살 조림과 안심 구이, 모둠 채소
Braised Hanu Beef Rib, Grilled Tenderloin and Assorted Vegetables
슈테판 헤야트는 한우는 유럽산 소보다 식감이 부드러우며 맛이 진해 한마디로 ‘매력 있다’고 표현했다. 한우를 이용한 그의 메인 디시는 쇠고기의 갈빗살과 안심 두 부위를 함께 즐기는 것. 기름기가 적은 갈빗살은 장시간 브레이징해 육즙이 포근히 스며들게 조리했고, 안심은 미디엄 레어로 구워 먹음직스러운 선홍빛 속살을 드러냈다. 데친 파와 아스파라거스, 당근 실린더와 구운 고구마, 레드 어니언 칩 등 갖가지 채소와 쌉싸래한 셀러리 퓌레까지 다채롭고 풍성한 맛을 한 접시에 담았다.

자염을 가미한 캐러멜 생토노레
Salted, Caramel-flavored Saint Honore
밀크 초콜릿, 아몬드 프랄린, 시리얼로 만든 크런치 판 위에 캐러멜 크림으로 속을 채운 3개의 슈를 올리고 캐러멜 휘핑크림으로 장식했다. 슈 위에는 캐러멜 맛 초콜릿인 블롱드 둘세(Blond Dulcey) 초콜릿 칩을 동그랗게 잘라 얹고 자염을 톡톡 뿌렸다. 혀 위에서 초콜릿 칩을 뒤집어가며 먹으면 진한 달콤함 뒤에 감질나게 따라붙는 소금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재미난 디저트. 크리스피 라이스를 곁들인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깔끔한 마무리까지 선사한다.
Who is He?
젊음과 열정, 자신감으로 무장한 셰프, 슈테판 헤야트
스크린에서 걸어나온 듯한 배우 포스의 이 남자. 훤칠한 키와 말끔한 용모, 여기에 다정한 표정과 몸짓으로 요리에 대해, 그 안에 담긴 열정에 대해 설명하는 슈테판 헤야트 셰프. 이제 갓 이립(而立)의 나이가 되었지만, 이 독일 출신 젊은 셰프의 책임은 막중하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메인 레스토랑 코너스톤의 주방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것. 열여섯 살에 요리를 시작, 독일 크라운 플라자 호텔 견습을 통해 프로 요리 세계에 입문한 그는 2003년 파크 하얏트 함부르크에 입사하며 하얏트와 인연을 맺었다. 파크 하얏트 취리히를 거쳐 파크 하얏트 서울에는 지난 2월에 부임했다. 그의 음식 철학은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가장 신선한 제철 식자재를 이용해 맛과 영양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가 가장 즐겨 쓰는 조리법은 수비드(sous vide). 진공포장한 생선, 육류, 채소 등을 저온에서 조리하는 방식으로 고유의 맛과 향, 수분, 질감, 영양을 보존할 수 있는 정교한 조리법이다. 푸아그라 테린과 함께 수비드로 조리한 연어(오이 주스와 식초에 절인 사과를 곁들여 입맛을 산뜻하게 돋워주는 애피타이저)를 대표 메뉴로 꼽는다. 앞으로 코너스톤에 어떤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지 그의 포부를 물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매우 현대적인 공간입니다. 이런 특성을 살려 가장 모던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 것입니다. 다양한 한국 식자재에도 적극 도전해 한국 사람들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Who is She?
달콤하고 섬세한 터치로 마음을 녹이는 페이스트리 셰프, 애선 운
파크 하얏트 서울 최초의 프랑스인 페이스트리 셰프, 그것도 전형적인 프렌치 시크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여인이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니 놀랍지만 그래서 왠지 정감이 간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프랑스 이름이 아닌 한국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애선 운 셰프. 다양한 호텔과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은 후 파크 하얏트 파리-방돔과 파크 하얏트 도쿄에 이어 2013년 파크 하얏트 부산을 통해 마치 운명처럼 한국에 입성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로 옮겨온 지는 이제 2개월 남짓이다. “디저트는 식사의 절정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먹어도 디저트가 맛없다면 식사 전체를 망칠 수 있죠. 반면 디저트로 식사 경험이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섬세하고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책임이 있죠.” 특히 파크 하얏트 서울은 매우 화려하고 실존적 자아가 있는 호텔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어울리는 프랑스의 전통 디저트를 두루 소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생토노레가 그 시작이다. 솔트 캐러멜, 딸기, 바닐라 등 여러 가지 맛으로 선보일 예정. 또한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건 하나의 놀이처럼 신나기 그지없는 일이라는 그녀는 한국의 식자재를 활용한 디저트 개발에 대한 열의를 내비쳤다. “한라봉은 마치 주스로 만든 구름을 먹는 듯한 느낌이죠. 팥과 견과류, 꿀도 좋아합니다.” 아직 구체화된 건 없지만, 그녀의 섬세한 손놀림을 보면 기대가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냥 달콤하고 사랑스러울 것만 같다.
에디터 이재연 (jyeon@noblesse.com)
사진 김황직 코디네이션 마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