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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Tat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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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품질의 가죽에 새긴 타투는 파티나(그러데이션 형태의 염색 가공) 기법과 함께 벨루티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올가을, 벨루티의 컬렉션은 세계적 타투 아티스트 스콧 캠벨(Scott Campbell)과 협업을 통해 더욱 성장했다. 타투의 정교함을 즐길 캔버스는 결코 사람의 몸에 국한되지 않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벨루티 부티크를 찾은 스콧 캠벨

2016년 벨루티의 F/W 컬렉션은 가죽을 도화지로 사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드라운 가죽 위에 기하학적 그래픽부터 동물을 형상화한 패턴까지 다채로운 타투를 새겼다. 타투가 벨루티의 DNA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을 통해 기존의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좀 더 젊고 경쾌한 느낌으로 변모했다. 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타투이스트 스콧 캠벨과의 조우 덕분. 사람의 피부뿐 아니라 조류의 알, 지폐 등 다양한 사물을 캔버스로 활용하며 타투를 넘어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난 인물이다. 지난 5월, 벨루티의 새 컬렉션 런칭 행사를 기념해 스콧 캠벨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촉박한 일정 탓에 긴 이야기를 나눌 순 없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만족과 타투에 대한 열정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캠벨의 스케치에 따라 가죽에 정교하게 새긴 타투

스콧 캠벨의 독창적인 타투 스케치

유서 깊은 슈즈 브랜드와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된 건가? 미국을 여행 중인 알레산드로 사토리(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우연히 만났다. 전혀 다른 영역의 사람이었지만 벨루티가 20년 이상 타투 기법을 이어왔다는 그의 말에 큰 흥미를 느꼈다. 작업 대상은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같은 타투 기법을 구사하고 있더라. 그저 긴 역사와 전통 그리고 노하우를 겸비한 브랜드가 아니라 독창적인 예술 활동의 주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협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슈즈, 백, 레디투웨어까지 다양한 제품군에 당신의 패턴을 이식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기하학적 나선 모양 패턴과 뱀 모티브는 내가 최근에 만든 타투 작품의 일부다. 이 패턴은 움직임과 리듬감을 내 생각대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베스티어리(bestiary, 중세 시대 동물 우화집)에서 영감을 받은 동물 패턴은 타투 작업을 하는 데 빠질 수 없는 디자인으로, 우리의 사상과 생각을 드러내는 좋은 수단이다. 새는 자유, 뱀은 지혜, 호랑이는 용맹을 뜻한다. 각각의 동물을 내 방식으로 해석했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이를 소유한 사람의 몫이 아닐까?

협업을 통해 얻은 건 무엇인가? 내 밑그림이 사람의 피부가 아닌 벨루티의 다양한 가죽을 통해 실현됐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나는 이번 타투 컬렉션 작업을 위해 바늘이 아닌 연필을 들었다. 디자인에 관여했다는 얘기인데, 이들의 가죽에 타투를 새기는 건 이탈리아 페라라 지역의 워크숍 장인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워크숍은 정말 완벽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타투 방법을 지켜보는 건 최고의 경험이었다. 내 아이디어가 다른 이의 손, 다른 오브제를 통해 재탄생하는 특별한 순간을 맛봤다.

타투는 여타 하이엔드 브랜드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디테일이다. 기존 벨루티의 타투 컬렉션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앞서 말했듯, 그것이야말로 내가 벨루티를 선택하고 같이 작업을 진행한 이유다. 우아하고 기품 있는 디자인이 마음에 와 닿았다. 워크숍이 보유한 타투 노하우가 인상 깊었는데, 그들은 나와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하지만, 절대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 가죽에 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작업 중 애로 사항은 없었나? 전혀. 내가 이제까지 해온 협업 중 이번이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데, 이유는 명확하다. 벨루티는 내 작업을 위해 전폭적인 지지와 자유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나를 믿고 기다렸다. 그리고 나의 창작 세계를 온건히 받아들였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타투에 매료된 이유를 듣고 싶다. 각기 개성이 다른 사람에게 또 하나의 특별함을 부여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나는 타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한다.

타투를 새기는 것, 어떤 의미인가? 원하는 옷을 입고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표출하는 또 다른 방법. 게다가 그중 어떤 것도 같은 게 없지 않은가.

타투 작업을 하는 순간에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피부에 바늘을 대는 순간은 작업의 막바지라 해도 좋다. 타투를 새길 신체 부위도, 밑그림도 이미 결정이 난 상황. 그 순간은 오롯이 완벽한 결과물을 위해 몰두한다. 일종의 ‘명상’이라고 하면 좋을까?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장기적으로는 타투에 대한 열정을 작품으로 드러내는 것. 단기적으로는 회를 거듭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홀 글로리(whole glory, 타투 의뢰자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팔의 생김새만으로 타투를 새기는 퍼포먼스) 전시를 이어갈 생각이다. 아시아 지역의 전시도 계획 중이다.

스콧 캠벨이 완성한 호랑이 모티브 스케치

2016년 벨루티의 F/W 컬렉션. 타투뿐 아니라 가죽 위에 레이저 커팅, 프린팅 기법을 사용한 제품도 출시한다

스콧 캠벨의 독창적인 타투 스케치

벨루티의 2016년 F/W 레디투웨어 컬렉션. 스콧 캠벨이 디자인한 슈즈가 런웨이를 장식했다.

에디터 |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사진 | 기성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