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ir Lady
최현정 아나운서가 프리랜스 방송인으로 거듭난 지 1년여가 지났다. 최근 만난 그녀에게선 치열한 경쟁의식보다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여유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시선은 그녀의 맑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에스닉 패턴 드레스 Bottega Veneta
얼굴에는 한 사람의 삶이 담긴다. 지금은 젊고 부족한 것 없이 당당해도 순간순간을 욕심과 조급함 속에 살다 보면 그 세월이 얼굴에 고스란히 흔적을 남긴다. 생각보다 훨씬 호리호리한 모습의 프리랜스 방송인 최현정이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맑은 얼굴에 상냥한 말투, 그녀가 10여 년간 몸담은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더해주기도 했을 단정한 이미지 너머로 그녀의 성실한 삶이 엿보였다.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있었으면서도 어딘가 꺾이거나 상한 곳 없이 선한 자태가 드러나는 느낌이랄까. 1년 전쯤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프리랜서로서 좀 더 넓은 세상에 나온 그녀는 라디오 DJ와 서울시 홍보대사, ‘환자 샤우팅 카페’라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행사의 사회자 그리고 상담심리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공감의 감성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관심을 보이기 힘들었을 분야에 시간을 쏟고 있는 그녀는 티 없이 행복해 보였다. 주름이 아무리 많아도 인상이 아름다운 어르신처럼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심적 여유를 가지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그녀의 마음에는 이미 충만한 여유가 있었으니. 요즘 많은 이들이 말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그녀를 보며 그 어떤 스킨케어 비법보다 중요한 것을 새삼 깨달았다. 마음의 여유와 공감의 능력, 그 두 가지 가치에 대해서 말이다.
프린지 장식 재킷, 시스루 톱 모두 Boss Women
‘아나운서’ 하면 떠올리는 전형적인 단정함과 차분함, 지성미가 느껴져요. 원래 모습은 어떠세요?
저는 예전부터 꽤 차분하고 단정한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어릴 때 친구들을 만나면 제가 그러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말투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아마 아나운서로서 활동한 시간이 만들어 준 것도 있을 거예요. 대학 시절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모니터링할 때 제 목소리가 예쁘지 않고 거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고, 아나운서 초년 시절에는 사실 떨리고 두려운 마음을 감추려 더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게 말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10여 년의 시간이 쌓여 다듬은 말투와 태도가 지금 제 모습이 됐을 거예요.
단정한 이미지와 더불어 깨끗한 피부도 항상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죠.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어릴 때부터 별다른 트러블이 없어서 오히려 특별한 관리법은 없는 것 같아요. 단, 피부가 약하고 하얀 편이라 그 부분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겨울에는 잡티가 좀 가라앉았다 여름이 되면 다시 확 올라오죠. 방송에서 피부 톤이 다른 진행자와 한 앵글에 들어가야 할 때 제 피부 톤을 조금 어둡게 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점은 어두운 피부 톤은 제게 정말 안 어울린다는 것이죠. 하얀 피부 때문에 나타나는 잡티의 편차에 대해서는 너무 스트레스 받기보다 평소 기본 관리를 열심히 하려고 해요. 타고난 대로 하얀 피부를 잘 고수하려고요. 보습에 집중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요. 피부가 건조해 클렌징 제품은 오일 타입만 사용하고, 토너도 건너뛴 후 설화수 자여진에센스처럼 쫀쫀한 타입의 에센스와 크림만 바르죠.
프리랜서를 선언한 지 1년 정도 지났어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EBS 라디오 <책으로 행복한 12시, 최현정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제 3개월 정도 됐는데, 지난 1년 동안 읽은 책보다 최근 3개월 동안 읽은 책이 더 많죠. 청취자와 일대일로 소통하며 일하니 매우 즐거워요. 최근에는 서울시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어요. 각 분야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 활동하는데, 제 경우 방송 분야가 아니라 제가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의 추천으로 그 자리에 동참하게 됐어요.
활동하신다는 비영리단체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환자단체연합회라는 곳이에요. 그 단체의 활동 중 환자 샤우팅 카페라는 것이 있는데, 억울한 의료사고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행사예요. 자문단을 꾸려 환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솔루션을 마련해가는 모임이에요. 한 선배에게 몇 년전 우연히 그 행사 진행을 맡아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어요. 그렇게 우연히 참여한 행사에서 억울하게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사연을 듣고 제 마음이 격렬하게 움직였어요. 극단적으로 어려운 사연을 접하다 보니 처음 몇 달은 마음이 정말 힘들었죠. 행사 사회를 보러 가기가 두려울 정도로요. 그들과 같이 분노하고 울다 보니 어느새 4년 정도 시간이 흘렀고, 서울시 홍보대사라는 예상 못한 직책까지 맡게 됐네요.
대학원에서 상담 심리를 공부한다고 들었어요. 그런 활동이 계기가 된 건가요?
맞아요. 환자 샤우팅 카페 진행을 맡으면서 제가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전문성을 지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하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도저히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배우기로 결심했죠.
열심히 공부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라도 체력 관리가 중요하겠어요.
음식을 가리는 편이에요. 편식을 한다는 게 아니라 라면 같은 인스턴트식품은 가능하면 먹지 않으려 하죠. MSG가 들어 있지 않은지 식품첨가물도 꼼꼼히 따져보는 편이고요. 점심과 저녁은 밖에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침만은 소박한 차림이라도 밥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해요.
대단한 비법 없이도 맑은 피부와 아름다운 태도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마음의 여유인 것 같아요. 바쁜 커리어우먼에게 으레 느껴지는 뭔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어요.
스트레스에 허덕이고 싶지 않아요. 어쩌면 날카로운 경쟁에 스스로 견디지 못하는 걸 알기에 무의식적으로 모르는 척, 그런 요소를 차단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더 유연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내 생각과 달라도 ‘그럴 수 있지’ 하는 거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저도 모르게 제 기준을 고집할 때가 있는 것 같아 스스로 경계 중이에요.
스트레스를 잘 다스려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만으로 아름답게 나이 들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 같아요. 어떻게 나이 들고 싶으세요?
제가 존경하는 선배 중에 정말 많이 베푸는 분이 있어요.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사랑을 나누고, 관심을 베풀 줄 아는 분이죠. 그럴 수 있는 건 마음에 충만한 여유가 있기 때문일 거예요. 저도 그렇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변에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현재를 즐기고 싶고요. 어쩌면 학창 시절부터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유예해도 된다고 배운 것 같아요.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에요. 현재 느끼는 행복이 쌓여 결국 아름다운 인상과 여유 있는 마음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Her Favorite-

1 쫀쫀한 질감 덕분에 보습감도 오래 유지된다는 Sulwhasoo 자여진에센스. 토너는 생략해도 잊지 않고 바르는 필수품이다.
2 하얀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피부가 약한 편이라 가벼운 텍스처의 Lancome UV 엑스퍼트 XL 쉴드™를 사용한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이영학 헤어 & 메이크업엔끌로에 어시스턴트현국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