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sh Room
자연의 신선함으로 가득한 집. 그 안에는 한여름 뙤약볕을 홀로 피해가는 듯 파우더리한 살결, 지나간 자리마다 싱그러운 잔향을 남기는 여자가 산다.
Almost Green
향수를 뿌리기 전에 이 향이 주변 사람들을 곁에 머물고 싶게 하는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만족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코끝이 시큰하거나 역하게 받아들일 확률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여름에는 더더욱. 향은 원치 않아도 강압적으로 공유하게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향을 다스릴 줄 안다는 것은 삶을 즐길 줄 아는 것”이라는 소설 <향수>의 구절처럼, 개인의 취향이 타인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 정도로 향을 즐겁게 향유하고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여름 내내 기분 좋은 향을 발산하는 법, 해법은 ‘그린’이다. 무성한 숲과 나무, 풀 향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세계대전이 끝나 유럽에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부터 그린 계열 향수는 가장 평온한 향으로 사랑받아왔으니 안심해도 좋다. 베티버, 갈바눔, 렌티스쿠스 등 식물의 잎이나 허브를 재료로 한 그린 계열 향수는 무더위로 정점을 찍은 불쾌지수마저 내려준다.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윤명섭 모델 이나(Inna)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김범석 플라워 스타일링 김경민 어시스턴트 송예인 장소 협찬 호텔 소설
Put on Layers of Citrus
레이어링은 향수 한 병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은 조향사를 슬프게 하는 단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뜰리에 코롱이나 조 말론 런던처럼 가벼운 콜로뉴가 주를 이루는 브랜드의 향수들을 섞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제조할 때부터 단독 사용은 물론 레이어링도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향을 겹겹이 쌓았을 때 궁극의 향을 완성하는 경우다. 현재 가장 강세를 보이는 향조는 시트러스! “시트러스는 같은 계열, 또는 플로럴 계열과 레이어링하기 쉬워요. 상큼한 라임 향이 파우더리한 아이리스와 만났을 때 장난기 가득한 스파클링 향조로 변신하는 것처럼요.” 아뜰리에 코롱 창립자 실비 갠터의 설명이다. 라임, 오렌지, 자몽, 만다린, 유자 등 시트러스 계열을 레이어링의 베이스로 활용해 나만의 향을 창조하는 고상한 취미를 즐겨보자.
왼쪽부터_ Atelier Cologne 세드라 애니브랑 시트론나무 열매인 세드라의 신선함을 담은 콜로뉴. Aesop 라인드 컨센트레이트 바디 밤 오렌지, 레몬, 핑크 자몽이 여름 피부에 리프레싱 효과를 준다. Jo Malone London 오렌지 블로썸 바디 앤 핸드 로션 향긋한 오렌지꽃 향기가 빠르게 스며들어 포근한 잔향을 남긴다. Bulgari 옴니아 인디안 가넷 뷰티 오일 포 바디 만다린과 샤프론의 조합이 활기찬 아로마 테라피 효과를 주는 오일. Penhaligon’s 쿼커스 영국 오크나무에서 이름을 딴 모던한 시트러스 콜로뉴. Hermes 오 드 만다린 앙브레 만다린 향기를 앰버가 차분하게 눌러 상큼한 잔향이 오래 지속된다.
화이트 드레스는 Mag & Logan, 볼드한 반지와 뱅글은 Tod’s 제품.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윤명섭 모델 이나(Inna)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김범석 플라워 스타일링 김경민 어시스턴트 송예인 장소 협찬 호텔 소설
Real Garden Bouquet
시트러스와 그린의 강세로 향수 시장에서 플로럴 향조의 영역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향수 브랜드들은 오히려 ‘진짜 꽃 같은, 보다 리얼한 꽃향기’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딥티크, 르 라보, 에디션 드 프레데릭 말, 바이레도, 조 말론 런던이 세계적으로 확보한 마니아층이 끝없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금 장미 꽃송이를 눈앞에서 꺾은 것처럼, 드넓은 라벤더 농장 위에 몸을 뉜 것처럼, 재스민나무 아래서 산들바람을 맞는 것처럼 리얼한 꽃향기일수록 트렌디한 플로럴 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리얼한 꽃향기를 담은 단일 노트 향수들을 동시에 뿌려 황홀한 부케 효과를 누려보길. 생각처럼 조악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정원에 피어난 싱싱한 꽃들을 갓 따서 만든 부케를 껴안은 듯한 기분이 들 것.
레이스 블라우스와 티어스커트는 Isabel Marant, 골드 체인 브레이슬릿은 Fendi 제품.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윤명섭 모델 이나(Inna)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김범석 플라워 스타일링 김경민 어시스턴트 송예인 장소 협찬 호텔 소설
Perfumed Dress
뿌리는 것이 부담된다면 향을 겹겹이 걸쳐보자. 향수 브랜드 부티크의 한편에는 향수만큼 다양한 퍼퓸드 보디 아이템이 구비되어 있다. 퍼퓸드 보디 크림이나 오일은 증발하지 않고 피부에 스며들어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하루 종일 은은한 향기가 난다. 반대로 향의 지속력을 높이고 싶은 경우에도 퍼퓸드 보디 제품은 필수인데, 나중에 뿌리는 향수의 특정 노트를 강화해 본연의 향을 오래 지속시키기 때문. 퍼퓸드 오일을 욕조에 풀고 입욕하면 향기로운 오일막이 보디 피부를 감싼다. 입욕 후 타월로 물기만 대충 털고 퍼퓸드 보디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면 된다. 건조한 편이라면 물기를 닦은 다음 오일을 한 번 더 바르고 보디 크림을 바르면 피부가 놀라울 만큼 매끄러워진다. 샤워젤과 오일, 보디 크림을 같은 라인으로 고집할 필요는 없고, 향수처럼 다른 향을 레이어링할 수 있다. 단, 강하지 않고 연한 계열의 향조를 차례로 입는다는 전제하에.
왼쪽부터_ Byredo 라 튤립 바디 로션 방금 꺾은 듯한 신선한 튤립과 숲의 향이 전해진다. Le Rabo 베티버 46 마사지 앤 배쓰 오일 호호바씨, 마카다미아, 스위트 아몬드 오일이 보디 피부를 촉촉하게 감싸는 퍼퓸드 오일. Annick Goutal 플뢰르 블랑쉬 퍼퓸드 바디 크림 바닐라와 레몬, 화이트 플라워를 조합해 완성한 은은하고 깨끗한 향의 보디 크림. Acqua di Parma 베르가모또 디 칼라브리아 오 드 뜨왈렛 칼라브리아산 베르가모트가 레몬, 베티버와 만나 청쾌한 휴식의 향을 완성한다. Rance 르 방케 프랑스어로 ‘정복자’를 뜻하는 향수. 바다처럼 청명하고 세련된 향이 난다. Diptyque 오 드 라벙드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라벤더 향으로 휴대하며 수시로 뿌리기 좋다. Creed 오리지날 베티베 스틱 데오도란트 신선한 베티버 향이 불쾌한 냄새를 지우는 무알코올 스틱으로 고체 향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프릴 장식 드레스는 Gucci 제품.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윤명섭 모델 이나(Inna)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김범석 플라워 스타일링 김경민 어시스턴트 송예인 장소 협찬 호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