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 of ‘Pop-Up’
팝업 스토어는 패션업계의 화두다.

1 6월 15일부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진행하는 ‘버버리 컨저버토리’ 팝업 스토어.
2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진행한 발렌티노의 ‘I♥Spike’.
백화점에는 소위 ‘명당’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다. 이를테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넓은 통로나 에스컬레이터 옆 자투리 공간 혹은 백화점 건물의 널찍한 광장 등.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철지난 상품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장소였다. 하지만 최근 이 공간이 화려하게 바뀌었다. 다양한 브랜드가 마련한 팝업 스토어 덕분이다. ‘떴다 사라진다’는 의미를 지닌 팝업, 즉 팝업 스토어는 짧은 기간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상점을 말한다(웹 페이지의 ‘팝업창’도 어찌 보면 같은 개념). <노블레스>의 패션 에디터들은 최근 1~2년 사이 팝업 스토어 취재 요청을 한 달에 여러 차례 받곤 하는데, 올 상반기만 해도 많은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를 방문했다. 발렌티노의 ‘I♥Spike’와 ‘VLTN’, 프라다의 ‘로봇’과 ‘실버라인’, 디올의 ‘2018 S/S’ 팝업 스토어, 미우 미우의 ‘클럽 디스코’, 델보의 ‘쿨박스 키친’, 보테가 베네타의 ‘퍼스널라 이제이션’까지. 그야말로 팝업 스토어의 전성시대다(생각나는 것만 적었음을 강조하는 바다). 그렇다면 세계적 패션 명가들이 백화점 내 ‘웅장하고 화려한’ 부티크를 놔두고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책상의 이유로 신분을 밝힐 수 없는 한 백화점 관계자에게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공식 부티크에서 신제품을 알리는 것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완벽하게 짜인 부티크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신규 런칭 브랜드의 경우, 팝업 스토어를 통해 국내에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도 하는데 정식 매장을 오픈하는 건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죠.” 여성 제품이 메인인 브랜드에서 남성 라인을 추가로 런칭할 경우에도 팝업 스토어로 성공 가능성을 점친다고. 그렇다면 팝업 스토어의 매출 효과는 어떨까? “하이엔드 브랜드는 수억 원대의 매출이 발생 하기도 해요. 철수 후 성장세가 유지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한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된 데다, 신제품 출시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자리를 차지하려는 브랜드 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도 있답니다.”

3 지난 5월 진행한 까르띠에 크리에이티브 팝업 부티크 포스터.
4 2017/18 파리-함부르크 공방 컬렉션을 주제로 한국 최초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샤넬.
5 까르띠에 팝업 부티크를 찾은 배우 신민아. 스타의 방문도 팝업 스토어의 필수 요건이다.
최근 팝업 스토어의 또 다른 경향은 바로 하이 주얼리 & 워치 메종의 참여다. 패션 브랜드에 비해 제품의 유행 주기가 느리기 때문에 부티크에서 제품 을 알리는 것만으로 충분했지만, 고객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유색 스톤을 사용한 트렌디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이를 대대적으로 알릴 수단으로 팝업 스토어를 택한 것. 지난해 피아제의 포제션 팝업 스토어에 이어 올해는 까르띠에의 까르띠에 크리에이티브 팝업 스토어, 불가리의 세르펜티 하우스, 부쉐론의 익스 피리언스 전시 팝업 스토어가 같은 시기에 문을 열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까르띠에와 불가리는 백화점을 벗어난 별도의 공간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이는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자사의 가치를 공유하고, 많은 사람이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린 팝업 스토어의 새로운 경향이다. 본지가 발행될 시점에는 버버리가 벨트 백을 주제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버버리 컨저버토리’ 팝업 스토어를, 샤넬이 SJ쿤스트할레에서 한국 최초의 팝업 스토어 ‘2017/18 파리-함부르크’를 오픈한다. 어떤 모습으로 고객을 맞이할지 문을 열기까지 알 수 없기에 더욱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것이 팝업 스토어가 시선을 끄는 이유이자 문을 여는 진짜 목적이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