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ve] Part 2. Beyond Korea
확고한 철학과 새로운 감각,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로 해외가 먼저 주목한 브랜드 ‘김해김(KIMHEKIM)’과 ‘윈도우 00(Window 00)’, 그리고 슈즈 브랜드 ‘레이크 넨(Reike Nen)’. 더 넓은 세계에서 각자의 색깔로 빛나고 있는 세 브랜드의 디자이너와 나눈 대화.

KIMHEKIM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경계를 오가는 김인태의 김해김엔 파리와 서울의 감성이 모두 녹아 있다.
김해김(KIMHEKIM)이란 브랜드 이름의 의미가 궁금해요. 굉장히 한국적이에요. 제 성인 김해김의 영문 표기입니다. 파리에 있을 때 퍼스트 네임을 ‘김인태’로, 라스트 네임을 ‘김해김’으로 사용해 김해김 가문의 김인태(Kiminte.Kimhekim)로 표기했어요. 그렇게 표기하는 게 정말 세계적인 방법이라 생각했고, 브랜드에 이 이름을 붙였어요.
에스모드 파리와 스튜디오 베르소에서 공부하고 발렌시아가와 이브살로몬에서 일하며 파리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최근 다시 한국으로 거점을 옮겼어요. 스무 살에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졸업과 동시에 일을 시작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파리에서 브랜드를 런칭한 후 2017년부터는 서울에서 컬렉션 생산을 시작해 지금은 한국에 오래 머물고 있습니다. 이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든든한 울타리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김해김을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오트 쿠튀르로 선보인 첫 컬렉션 이후 기성복 컬렉션을 진행하다 2018년 S/S 시즌 다시 쿠튀르 컬렉션으로 돌아갔어요. 쿠튀르를 고집하는 이유는 뭔가요? 첫 컬렉션에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김해김만의 컬렉션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생산이 힘든 쿠튀르 피스에 더 흥미를 느낀 것 같아요. 새로운 쿠튀르 컬렉션 역시 상업적 이윤을 계산하지 않고 철저히 제 표현의 자유를 반영했습니다. 20년간 파리 아틀리에에서 디올 드레스를 만들어온 모델리스트 장인과 함께한 더블 코르셋 웨딩드레스를 시작으로 총 7벌의 드레스를 만들었어요. 저만의 독창성에 오롯이 집중한 덕분인지 레이디 가가, 엘 패닝 등 해외 셀레브러티에게 많은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파리와 서울 패션 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시장의 다양성입니다. 파리에는 트렌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해요. 그 다양성을 서로 존중하고요.
향후 해외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지난해에 미국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어 미국 내 판매처를 늘려나가고 있는데, 최근 홍콩에서 리조트 컬렉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앞으로는 파리 패션 위크기간에 패션쇼를 진행하고 해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오프라인 고객에게 직접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려 해요.
김인태가 그리는 김해김의 미래는 어떤가요? 개인적 미래는 모르겠지만 KIMHEKIM에 관해선 10년, 20년 후의 계획이 있어요. 머지않은 미래에 김해김은 의류, 피혁, 코스메틱뿐 아니라 문화, 관광, 교육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REIKE NEN
컨템퍼러리한 디자인과 감도 높은 비주얼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윤홍미의 슈즈 브랜드 레이크 넨에는 여전히 ‘처음’ 같은 신선함이 있다.
레이크 넨은 한국에서 출범한 브랜드예요. 처음부터 해외에서 런칭한 경우가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계기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게 됐나요? 2016년 F/W 시즌 제품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외 파워 인스타그래머들에게 리그램되기 시작했고, 많은 해외 팔로워가 생겼어요. 그때 지금의 해외 세일즈 에이전시 팀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레이크 넨은 전 세계 온라인 숍에서 사랑받고 있어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된 점이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전 세계 사람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생각지도 못한 나라의 소비자가 이메일로 질문을 할 때면 아직도 신기해요.
단순히 예쁜 신발이라기보단 아티스틱한 면이 눈길을 끌어요. 평소 떠오르는 생각과 관심 있는 문화, 예술을 늘 자료화하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때 영감을 얻곤 해요. 그렇게 정한 컨셉을 잘 표현하기 위해 글, 그림, 사진, 설치 작업 등 많은 것을 시도하려 하고요.
2017년 F/W 시즌엔 런던 패션 브랜드 머더오브펄과 협업 소식을 전했고, 얼마 전 김인태 디자이너의 김해김과도 함께 작업했어요. 의상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슈즈를 디자인하거나 룩을 더욱 과감하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는 실험적인 컬래버레이션 작업은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해나갈 생각이에요.
한국과 해외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국내시장이 많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디자이너를 그들의 색깔과 상관없이 따로 묶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반면 해외는 국적에 관계없이 브랜드 자체만 보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시장에 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018년 S/S 컬렉션은 언제 공개될까요? 2월 중순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주제는 ‘볼륨과 미니멀의 조화(voluminimal)’예요. 2017년에 진행한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에서 조금 더 발전된 방식을 선보일 겁니다.
향후 해외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좀 더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윤홍미가 그리는 레이크 넨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단단한 조직이 되어 간다면 좋겠습니다. 디자인만 잘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오래도록 일하고 싶고, 고객이 감동받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지금의 레이크 넨과 제 자신의 목표입니다.

WINDOW 00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하던 세 친구가 모여 만든 브랜드 윈도우 00. 모시현, 정성철, 정태양이 만든 신세계는 젊음과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Window 00이란 브랜드 이름의 의미가 궁금해요.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네이밍을 하고 싶었어요.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만난 인연으로 시작한 브랜드라고 들었어요. 유학 중에 브랜드를 시작한 용기가 대단해요. 처음 브랜드를 만들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정말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패션계의 산업적인 부분에 대해 너무 모르는 채로 시작했거든요. 지금도 매번 새로운 걸 경험하면서 저희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2017년 3월 한국에서 선보인 쇼는 가히 성공적이었어요. 첫 컬렉션을 런던이 아닌 서울에서 선보인 이유가 있나요? 우연히 그 당시에 팀원 모두가 서울에 있었고, 서울은 패션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라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11월에 선보인 컬렉션은 세 사람이 만나고, 브랜드가 태동한 둥지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진행했어요.
새로운 컬렉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두 번째 컬렉션은 저희만의 동양적이고 정적인 시각에서 히피, 넓게는 웨스트라는 큰 틀을 재해석했습니다. 카우보이와 히피 특유의 정서인 우울함과 저항정신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국 모델들의 활발한 활동과 Window 00의 컬렉션까지, 런던에서도 한국 디자이너와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 같아요. 해외와 한국 패션 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확실히 한국이라는 나라를 주목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해외와 한국 패션의 차이를 꼽으라면, 해외에 비해 한국은 패션의 히스토리가 짧다는 점이죠.
다음 컬렉션도 런던에서 선보일 생각인가요? 향후 해외와 국내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5월에 선보일 다음 컬렉션은 저희 세 사람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졸업 패션쇼입니다. 윈도우라는 이름으로 함께 진행할 예정인데, 당장은 이 무대에 모든 걸 집중할 생각이에요. 이후엔 해외, 국내로 국한하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Window 00의 미래는 어떨까요? 아직 브랜드의 미래를 내다볼 순 없지만, 우리의 디자인이 그리고 윈도우라는 브랜드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게 윈도우 00이 꿈꾸는 미래입니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