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ir Second Story
지난 10월 16일, 우영미 파리와 미스터 포터가 함께한 캡슐 컬렉션을 공개했다. 벌써 두 번째 협업이다. 그들이 다시 뭉친 이유, 그리고 새로운 캡슐 컬렉션에 대해 우영미 파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영미와 정유경, 미스터 포터의 디자이너 브랜드 바잉 매니저 샘 로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미스터 포터는 영국에서 시작한 남성 온라인 편집숍이다. 제이크루부터 아크네, 구찌에 이르기까지 300여 개의 브랜드를 클릭 한 번으로 쇼핑할 수 있는 사이트로 해외 직접 구매를 선호하는 남성 사이에선 꽤 유명하다. 스타일링 팁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정보 등 유용한 콘텐츠를 공유해 쇼핑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아서다. 올해 초에는 영화 <킹스맨>의 의상 제작에 참여하고 이를 판매해 이슈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오직 이곳에서만 만나는 익스클루시브 컬렉션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슈트 브랜드 리처드 제임스와 뷰티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컬렉션은 특별함과 희소성으로 패션 피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중 하나가 2014년 S/S 시즌에 선보인, 우영미 파리와 함께한 캡슐 컬렉션이다. 첫 번째 컬렉션은 해외에서 특히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이들을 다시 뭉치게 했다. 2015년 F/W 시즌을 위한 우영미 파리와 미스터 포터의 두 번째 캡슐 컬렉션. 그 런칭 현장에서 우영미와 정유경, 샘 로반을 만났다.
왼쪽부터 우영미, 미스터 포터의 디자이너 브랜드 바잉 매니저 샘 로반, 우영미 파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유경

심플한 디자인과 스포티브한 무드로 포멀 룩과 캐주얼 룩을 아우르는 2015년 F/W 캡슐 컬렉션

2014년 S/S 시즌 출시한 우영미 파리×미스터 포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내년 1월이면 남성 컬렉션이 전개되는데 미스터 포터와의 협업도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우영미 정신없이 사는 것에 익숙해졌죠. 힘든 시간이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탄생하기 때문에 뿌듯함도 느낍니다. 2014년부터 우영미 파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딸 정유경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 디자인은 정유경 디자이너가 총괄하고 저는 아이디어를 보태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죠.
2014년 S/S 시즌에도 미스터 포터와 함께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정유경 미스터 포터에서 저희 옷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이미 저희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있었죠. 구체적인 얘기를 시작한 것은 파리에서 선보인 2014년 S/S 컬렉션 때입니다. 당시 미스터 포터의 부사장이 쇼장을 방문했고, 이후 이야기가 진행됐죠.
협업을 위한 브랜드로 우영미 파리를 두 번이나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샘 로반 우영미 파리의 디자인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또 미스터 포터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우영미 파리가 구현하는 이미지가 잘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절제미, 균형미, 댄디함 등이 그러한 요소입니다.
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샘 로반 컬렉션의 전체적 분위기와 이미지를 구상한 무드 보드를 우영미 파리 측에서 보내오면 그에 관한 미스터 포터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우영미 파리가 무드 보드를 기반으로 한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구상해 다시 보내죠. 최종 아이템은 저희 쪽에서 고객의 취향과 실용성 등을 고려해 선정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상상 속 뮤즈를 떠올리며 디자인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미스터 포터와의 협업에서도 생각한 뮤즈가 있나요?
우영미 2015년 F/W 컬렉션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특정 인물을 떠올리기보다는 남자가 지녀야 할 애티튜드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컬렉션을 준비하기 전 파리의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눈길을 끄는 한 남자가 있었어요. 완벽하게 차려입지도 않았는데 어딘가 흐트러진 듯한 그 모습에 왠지 모르게 끌렸고, 그 이미지를 컬렉션에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이번 캡슐 컬렉션을 관통하는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요?
정유경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캡슐 컬렉션은 2015년 F/W 컬렉션의 연장으로 다소 어둡고 우울해 보이는 블랙과 네이비, 그레이 컬러를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을 녹여냈죠. 그라피티를 통해 불우한 가정사와 인종차별에 대해 논한 그의 작품은 틀에 매여 있지 않지만 충분히 매혹적이죠. 이를 티셔츠와 스웨트 셔츠에 프린트해 컨셉이 잘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첫 번째 컬렉션과 2015년 F/W 캡슐 컬렉션의 차이점을 꼽는다면요?
샘 로반 일단 계절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명백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번 컬렉션의 컬러와 디자인이 밝고 경쾌했다면 이번 제품은 차분하고 고급스럽죠. 하지만 두 컬렉션 모두 매일 입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첫 번째 컬렉션이 뉴욕의 각종 매체와 고객에게 높은 호응도를 얻었기 때문에 이번 컬렉션 역시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캡슐 컬렉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있나요?
우영미 슈트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원단을 소재로 한 블루종과 조거팬츠입니다. 이를 우리는 트랙 슈트라 부르는데, 스포티하면서도 포멀한 느낌이 들죠. 우영미 파리의 아이덴티티를 잘 담아낸 완성도 높은 제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스터 포터를 선호하는 남성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많은 이들이 “모델이 의상을 착용한 사진을 통해 스타일링 팁을 얻을 수 있어서”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남성에게 이번 캡슐 컬렉션을 활용하는 스타일링 팁을 알려준다면요?
샘 로반 이번 캡슐 컬렉션을 구성한 트렌치코트와 재킷, 셔츠, 팬츠, 스니커즈 등은 실용성이 매우 높은 아이템입니다. 낮에는 비즈니스 룩에 활용할 수 있고 오후엔 캐주얼한 분위기로 연출이 가능하죠. 옷장에 블랙이나 그레이 슈트가 있다면 이번 캡슐 컬렉션의 티셔츠와 스니커즈를 믹스 매치해보세요. 스타일리시한 슈트 룩이 완성될 겁니다.
우영미 파리는 미스터 포터와의 협업 외에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매 시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업이 주는 이점은 무엇인가요?
정유경 흔히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낫다는 말을 하잖아요. 비슷하거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면 시너지가 폭발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죠. 그것이 가장 큰 이점입니다. 특히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작업은 우영미 파리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죠. 2015년 S/S 컬렉션은 힙합 뮤지션 빈지노가 컬렉션의 전체적 음악을 담당해 컨셉 전달은 물론 분위기도 신선하게 환기해주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우주과학 분야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입는 옷도 궁금하지 않은가요?
최근 한국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합니다. 협업 혹은 입점을 고려하고 있는 또 다른 한국 디자이너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샘 로반 미스터 포터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고, 한국 패션계는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은 서울패션위크가 열리는 기간으로, 이를 보는 것 또한 한국을 방문한 한 가지 목적입니다. 그렇지만 바잉을 할 땐 디자인과 소재, 디테일까지 꼼꼼히 보고 결정합니다. 우영미 파리와 같이 제품이 경쟁력을 갖춰야 하죠.
우영미 파리는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미스터 포터는 제품 그 자체를 보고 판매를 결정한다. 이 두 브랜드가 시너지를 이룬 이번 캡슐 컬렉션은 트렌디하면서 지극히 실용적이다. 데일리 룩으로 활용하기에 적당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에센셜 아이템을 찾고 있는 남성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물론 익스클루시브인 만큼 구매는 미스터 포터(www.mrporter.com)에서만 가능하다.
에디터 현재라 (hjr0831@noblesse.com)
사진 고운(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