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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즈 노_코드(No_Code) 프로젝트 수장 석용배를 만났다. 노_코드에 관한 실타래가 조금씩 풀려나갔다. 이는 패션에 국한한 이야기만은 아닌, 현대적 삶과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석할 토즈의 흥미로운 실험실이 될거란 사실이다.

세계의 눈이 서울의 속도와 혁신, 신구의 조화,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요즘. 토즈 역시 이에 찬사를 보내며 지난 5월 23일 노_코드 슈커 03 런칭 행사를 서울에서 진행했다. 노_코드(No_Code)는 매혹적 기술 세계와 장인정신이 깃든 전통 세계처럼 전혀 다른 두 세계의 융합, 그리고 무경계를 주목한다. 슈즈와 스니커즈를 결합한 슈커는 이런 가치의 발현이자 하이브리드 개념을 구현한 산물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유학을 마친 뒤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슈즈 디자이너가 되기 전 이탈리아 토리노의 자동차 회사 피닌파리나에서 산업 디자이너를 맡았다. 토즈의 페라리 컬렉션처럼 이탈리아는 자동차와 슈즈 브랜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런 계기로 슈즈 디자인에도 자연스레 눈뜨게 됐고, 2년 전부터 토즈 그룹 슈즈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노_코드 슈커 01, 02 그리고 03을 완성했다.

좋은 자동차와 신발은 남자에게 중요한 물건으로 꼽힌다. 두 분야를 디자인하며 느낀 공통점은? 신발 역시 자동차처럼 인간을 목적지까지 도달하게 하는 중요한 운송 수단이라 생각한다. 자동차가 안전하고 편안한 승차감이 강조되듯 신발 역시 발은 물론 몸이 편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미학적으로 디자인이 근사할수록 금상첨화라는 것도 일맥상통하고.

노_코드 슈커를 디자인하며 염두에 둔 점이 있다면? 오피스에서의 고된 일상과 저녁의 화려한 파티를 잇는 남자의 일상을 위해 우선 가장 클래식한 슈즈 형태를 떠올렸다. 슈트를 입고 발끝을 내려다볼 때 드러나는 완벽한 라스트를 상상하며 좁고 날렵한 형태를 유지했다. 편한 스니커즈지만 우아한 느낌을 담고 싶었다.

전시장의 영상을 통해 마르첼로 간디니,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 등 전 세계의 창의적 선구자들의 작업물과 비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깊이 영감을 준 인물이 있다면? 슈커를 디자인하며 자동차 디자이너인 마르첼로 간디니를 가장 많이 떠올렸다. 람보르기니 미우라와 쿤타치를 탄생시킨 전설적 인물로 그의 스타일과 삶, 작업물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자동차 디자인계의 미켈란젤로라 불릴 정도로 이상적 비율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인물이다. 슈커 03을 디자인하며 실제로 그를 만나 조언을 얻기도 했다. 감회가 깊었다. ‘성공한 덕후’의 삶을 실감한 경험이랄까.

마르첼로 간디니처럼 슈즈의 이상적 비율을 발견했나? 형태적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비율은 7 대 3으로 본다. 앞코부터 발등을 덮는 길이를 7이라 보면 발이 들어가는 정도는 3 정도인 것. 슈커 역시 이 비율을 기준으로 완성했다.

1 노_코드 슈커 03.   2 노_코드 슈커 03 런칭 행사 전경.

슈커는 이름처럼 슈즈와 스니커즈의 가장 우수한 특징만을 융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연한 고무 밑창과 발을 감싸는 니트 등 소재에서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다.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이 중요했다. 신고 벗기 편한 슬립온을 떠올렸고, 탄력적인 니트는 새로운 슬립온을 위한 핵심 소재였다. 우리와 협업하는 이탈리아 니트업체를 통해 축구화에 니트를 접목한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이는 선수들이 볼 컨트롤의 정확성을 높이고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끔 양말처럼 얇은 소재가 감각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이런 테크니컬한 축구화가 간편하고 빠르게 신발을 신고자 하는 현대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슬립온이 될 거라 생각했다. 물론 맨발로 신어도 좋을 만큼 통기성도 우수하다.

토즈 슈즈에 대한 국내 남성의 신뢰도가 높다. 슈커를 통해 새로운 슈즈 카테고리를 제시할 예정인데, 한국 남성의 일상에 어떻게 안착되길 기대하나? 오랜 고민과 연구를 통해 완성한 만큼 품질과 스타일에 대해 자신하지만 연령과 취향, 옷차림에 국한되는 ‘물건’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독창적 비전을 가진 노_코드의 컨셉과 철학을 이해하는 이에게 널리 주목받았으면 한다. 이에 흥미 있어하는 이들이 슈커의 매력에 빠질 거라 기대하고.

첨단 기술 세계와 장인정신이 깃든 전통 세계의 융합은 오랜 역사를 지닌 하이패션 브랜드, 럭셔리 하우스가 지속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이자 큰 과제다. 노_코드 슈커는 이런 고민에 대한 토즈의 해석이자 산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일궈내고 싶은 노_코드의 방향성과 행보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노_코드는 풀이 그대로 경계를 다루지 않는다. 신발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닌, 현대적 삶과 태도에 관한 모든 이야기인 것. 토즈 그룹 내 하나의 실험실(Lab)로 생각해주는 편이 좋을 거다. 각 분야에서 신선한 활동을 이어가는 건축가와 디자이너처럼 다양한 사람과 협업하는 것에 열려 있고, 분야에도 경계가 없다. 장인정신뿐 아니라 신기술과 관련한 모든 것에 주목할 예정이다. 전시에서 선보인 5편의 인물에 관한 영상 중 2명이 자동차 디자이너다. 같은 분야의 인물을 중복 선정한 것이 의아하겠지만, 자동차 디자인은 늘 10년 후 또는 그 이상의 미래를 바라본다. 얼마 전 출시한 노_코드 쿠더 협업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뤄졌다. 자동차와 스쿠터의 경계를 허문 것으로 평가받는 쿠더는 바퀴가 4개라 안정적이지만, 스쿠터의 간편함을 충족한다. 100% 전기로 동력을 사용하기에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이런 가치가 노_코드의 철학과 부합한다 생각했고, 협업 에디션을 출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이처럼 노_코드는 일시적 캡슐 컬렉션에 그치는 것이 아닌, 먼 미래를 바라보고 현재 변화하는 것을 끊임없이 반영하는 긴 이야기가 될 것이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사진 장호(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