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ess Classic
신부가 신은 운혜 한 켤레에도 어머니의 마음이 깃들어 있는 우리의 전통 혼례에서는 어떤 것이 오고 갔을까?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이 아끼는 물건과 함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함(函). 결혼의 숭고함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작가들의 작품과 ‘함’에 넣고 싶은 브랜드들의 클래식 백을 소개한다.
전통 혼례를 위한 함에는 혼서지와 채단, 오방주머니, 손거울과 쌍가락지 등을 넣어 보낸다. 채단은 명주실로 매듭짓지 않고 동심결로 묶는데, 부부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인생이 술술 풀리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기러기는 한번 짝이 되면 생을 마감할 때까지 헤어지지 않는, 사랑이 지극한 새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전통 혼례에서는 목각 기러기 한 쌍을 준비, 기러기의 영원한 사랑을 본받아 좋은 짝이 되라는 뜻을 전한다. 함에는 함을 지고 가는 이를 배려해 소창으로 엮은 띠를 매다는데, 이때 사용한 소창은 첫아이의 기저귀 소재로 쓰는 풍습이 있다.
신랑 집에서 예를 갖춰 예물을 담아 보내는 함이 최근에는 실용성을 더해 여행 가방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만 격식을 잃지 않도록 예와 정성을 다해 마음을 전해야 한다. 전통 혼례를 위한 함으로 꾸민 루이 비통의 상징적인 모노그램 캔버스 트렁크 시리즈. 견고한 가죽 손잡이에 골드 브라스 메탈로 장식해 시간이 흐를수록 멋을 더한다. 위부터 코테빌 40, 알저 60, 비스텐 65 모두 Louis Vuitton, 족두리와 기러기 목각 인형은 Damyeon, 다양한 크기의 자개를 빼곡하게 붙여 보는 각도에 따라 오묘한 빛을 발하는 이삼웅 작가의 옥토퍼스 테이블.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전재호 세트 스타일링 박경섭 어시스턴트 이서연, 박신영
“전통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발전하는 것이어야 해요. 케케묵은 박제를 전통이라고 하진 않죠.” 신경균 작가의 달항아리는 면면마다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 참나무를 태운 재로 만든 유약은 작가 고유의 독특한 색을 만들어내는데, 청백빛 도자에 은은하게 퍼진 황백 문양에는 작가의 고집스러운 창작 방식과 자연의 미학이 담겨 있다. 작가가 물레를 돌리며 형태를 빚은 항아리의 소담한 선에선 기품이 흐른다. 거실에 두면 공간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힘이 느껴져 예단 선물로도 많이 찾는다고.
대담하면서도 조화로운 컬러 블로킹 프린트가 한국의 조각보를 연상시키는 켈리 셀리에 28 백은 Hermes, 콘치셸과 제이드로 장식한 머리꽂이는 Minetani, 오색의 자연 비취석에 명주로 만든 술을 단 오작노리개는 Damyeon.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전재호 세트 스타일링 박경섭 어시스턴트 이서연, 박신영
삼베를 붙인 옻칠 캔버스에 새긴 쌍학흉배도, 거울이 달린 거북무늬 나전옻칠 장식함은 모두 Arijian, 은칠보 머리꽂이, 나비와 꽃 모양의 은칠보 브로치, 복을 누리며 행복하게 장수하라는 뜻을 담은 백수백복 은칠보 손거울과 은빗, 삼베를 덧댄 자작나무에 옻칠로 깊이 있는 색감을 표현하고 칠보공예 장식을 더한 화장대는 모두 Cheyul, 로즈 드 방 향수는 Louis Vuitton, 담수 진주 팔찌와 오팔 장식 브로치, 남양 진주 반지는 모두 Minetani, 볼륨감 있는 다이아몬드 퀼팅과 스터드 장식의 캔디 스터드 백은 Valentino Garavani.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전재호 세트 스타일링 박경섭 어시스턴트 이서연, 박신영
“옥토퍼스 시리즈는 전통 소재 자개를 사용했지만, 그 소재가 꼭 한국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매번 느끼는 건 한국적인 소품과 참 잘 어울린다는 거예요. 화려한 형상이지만, 그것과 함께하는 주변의 인물이나 사물을 더 빛나게 해주는 가구죠.” 한국의 전통 소재 자개에 현대적 상상력을 더한 이삼웅 작가의 옥토퍼스 테이블과 서랍장은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다른 얼굴을 지닌 유기적인 형태로 자개의 매력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크리스털 버클 장식 새틴 소재 힐은 Manolo Blahnik, 오닉스를 세팅한 뱀 머리 장식 클로저와 골드 라이닝을 더한 크림색 양가죽 소재 세르펜티 포에버 백은 Bulgari, 옥 장식 노리개는 Minetani, 국화당초 시계함은 Cheyul, 고급스러운 파이손 레더 소재의 레이디 디올 백은 Dior.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전재호 세트 스타일링 박경섭 어시스턴트 이서연, 박신영
전통적으로 혼례를 올리는 신부는 녹의홍삼을 차려입었지만, 요즘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의 한복을 맞춰 입기도 한다. ‘옷이 아니라 그 옷을 입은 사람이 빛나 보이는’ 한복을 만드는 담연의 이혜순 선생은 봄의 신부를 위해 연분홍 치마와 연보라색 배색의 흰 저고리를 제안했다.
한복과 곱게 수놓은 수노리개는 모두 Damyeon, 가방을 열면 청록과 주황, 노랑, 분홍 등 다채로운 컬러가 아코디언처럼 펼쳐지는 브리앙 백은 Delvaux, 은칠보 브로치와 노리개는 Cheyul, 트위드와 가죽을 조합한 옥스퍼드 슈즈는 Chanel, 크림 컬러가 현대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옻칠 나전장은 Arijian.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전재호 세트 스타일링 박경섭 어시스턴트 이서연, 박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