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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LESS & ICONIC

FASHION

국내 첫 부티크 오픈을 앞두고 방한한 아뇨나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파노 아이모네를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아뇨나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아뇨나라는 브랜드를 이해하려면 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도시 비엘라 출신인 나는 섬유 사업가 가문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섬유와 이 지역의 제조 전통을 몸소 체험하며 성장했다. 비엘라는 최고급 울 원단과 고급 섬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장 분위기가 아뇨나의 룩과 많이 닮았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부티크는 앞으로 몇 년간 계획 중인 매장 오픈 이슈 중 첫 번째 프로젝트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세심하게 설계했고, 부티크 공간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했다. 브랜드의 상징적 컬러인 블랙 & 화이트를 매장 콘셉트에 반영하기 위해 ‘베네치아 시디드(Venetian Seeded)’라는 전통 바닥 기법을 적용했다. 목재 카운터는 고급 양모를 운반하는 나무 상자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으로, 아뇨나의 자연 소재와 촉감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이번 컬렉션 테마 ‘명료한 사고에서 비롯된 가벼움’은 어떤 의미인가? 가벼움은 하우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컬렉션 테마는 지난여름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사무엘 그린(Samuel Green)이 만든 종이 동굴에 들어섰을 때 떠오른 생각과 감정에서 시작됐다. 갤러리에는 온전히 종이로 만든 동굴 모양 조각이 있었는데, 인간이 만든 시각언어와 자연의 시각언어 사이 명확한 상호작용을 보여주었다. 거대한 규모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에서 굉장한 가벼움을 느꼈다.
아뇨나의 여성복과 남성복은 모두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가? 여성복과 남성복을 모두 아우르는 하우스의 본질은 ‘시즌리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성과 남성 컬렉션은 각각 전담하는 팀이 연중 다른 시기에 디자인하지만, 공통된 열정과 니즈를 엮고 얽어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미학을 지향한다. 그러기에 언제나 같은 열정으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여성과 남성 컬렉션에 구분 없이 녹여낸다. 소재와 원단이 모든 것의 중심에 있고, 옷의 최종 표현에서 단순함을 추구한다. 하우스 창립자 프란체스코 일로리니 모(Francesco Ilorini Mo)는 “옷은 단순히 소매가 달린 원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소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전반적으로 중성적 컬러 팔레트가 눈에 띈다. 하우스의 컬러 팔레트는 항상 뉴트럴에서 시작한다. 이번 시즌에는 원재료의 부드러운 자연 컬러에서 영감받아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 컬러와 조화로운 색조를 개발했다. 시즌별 컬러 팔레트는 하우스의 상징적 컬러인 블랙 & 화이트와 대비를 이룬다.
눈여겨봐야 할 키 아이템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링 조합은? 담요처럼 포근한 오버사이즈 더블 페이스 캐시미어 케이프를 꼽고 싶다. 평소 즐겨 입는 미니멀한 룩에 무심히 걸치면 클래식하면서 우아한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아뇨나의 강점은 소재다. 중점적으로 사용한 소재는 무엇인가? 하우스의 상징적 소재이자 매 시즌 컬렉션에 등장하는 ‘더블 페이스’다. 1960년대 하우스에서 고급 섬유를 기반으로 개발·설계해 자체 제작한 가볍고 포근한 소재다. 그래서인지 더블 페이스는 F/W 컬렉션 룩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이 소재의 특별함은 구조에 있는데, 이는 세심한 수작업이 필요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제작 가능하다.
‘타임리스 럭셔리’는 하우스 본질에 가까운 정체성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옷을 만드는 것, 단순히 소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과 형태 측면에서도 오래도록 향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패션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방문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 인상적인 장소가 있었나? 한국 고유의 문화를 보존하면서도 미래 지향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서울의 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소는 청계천과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이다. 이제 모든 일정을 마쳤으니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스위스 출신 아티스트 우고 론디노네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 더욱 기대된다.

 

에디터 한지혜(hjh@noblesse.com)
사진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