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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Smart or Not to be

WATCH & JEWELRY

2015년 시계업계의 화두는 단연 스마트 워치. 일각에선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것이 사실. 스마트 워치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점쳐본다.

2015년 바젤월드의 최대 이슈는 스마트 워치였다. 개막 첫날 열린 콘퍼런스 현장에도 스마트 워치가 제2의 쿼츠 위기처럼 스위스 시계 산업에 먹구름을 드리울지, 아니면 새로운 종류의 시계 카테고리가 늘어나면서 또 다른 발전의 계기가 될지 비관론과 낙관론이 어지럽게 공존했다. 기계식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계로서의 효용성뿐 아니라 기계식 시계의 영구적 가치와 아날로그적 감수성에 매료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는 이러한 부분을 결코 채워줄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기계식 시계에 대한 특별한 향수와 선망이 없는 10~20대나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어답터는 분명 스마트 워치에 열광하고 있다.

Apple Watch

스마트 워치 열풍의 진원지, 애플 워치
현재의 스마트 워치 열풍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애플 워치다. 2014년 여름 출시 계획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이미 전 세계 애플 팬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스위스 시계업계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초 4월 9개국에 먼저 소개한 뒤 6월 말부터는 한국 등 7개국에 동시 출시해 선풍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애플 워치는 38mm와 42mm 2가지 사이즈에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의 일반형 애플 워치(20종)를 비롯해 알루미늄 케이스의 스포츠(10종)와 18K 골드 케이스 에디션(8종) 총 3가지 버전의 38개 모델로 만날 수 있다. 지름 38mm의 알루미늄 케이스에 스포츠 밴드를 매치한 모델이 40만 원대로 가장 저렴하고, 가장 호화로운 골드 케이스 에디션은 무려 2000만 원대를 호가한다. 이렇듯 성공적인 런칭에도 애플 워치가 기대한 것만큼 혁신적이진 않다는 평가도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다. 애플 제품 특유의 미려한 디자인과 사용하기 편한 스트랩(브레이슬릿 포함)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짧은 배터리 사용 시간과 발열, 아이폰에 비해 제한적인 디스플레이와 지원되지 않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 등 단점도 꾸준히 불거지고 있는 것.

Frederique Constant, Swiss Horological Smart Watch

Bulgari, Diagono e Magnesium

Montblanc, TimeWalker Urban Speed e-Strap

스마트 워치를 향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의 반격? 혹은 화답!
스위스 시계 브랜드 중 가장 먼저 스마트 워치 개발에 착수한 것은 프레드릭 콘스탄트다. 이들은 올 초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스위스 오롤로지컬 스마트 워치’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스위스 오롤로지컬 스마트 워치는 아날로그 방식 시간 표시 방식을 고수해 브랜드가 그간 추구해온 클래식한 이미지를 완전히 저버리지 않았기에 자연스러웠다. 또한 자체 소프트웨어를 고안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풀파워 테크놀로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MMT라는 별도의 벤처회사까지 설립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자동으로 시간과 날짜를 조정할 수 있으며, 하루 활동량과 목표 운동량, 수면 주기 표시 기능 등이 있다. 한편 브라이틀링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갖춘 스마트 워치 ‘B55 커넥티드’를 올해 바젤월드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B55 커넥티드는 다기능 슈퍼 쿼츠 무브먼트를 사용한 기존 이머전시 라인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스마트폰과 실시간으로 연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 시각과 멀티 타임 존은 물론 고도, 비행시간, 거리 등 전문 파일럿이 비행 시 필요한 각종 계산이 가능하며 이를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도 있다. 불가리는 ‘디아고노 e 마그네슘’을 선보였다. F1 경주용 차와 인공위성 몸체에 사용하는 가볍고 내구성이 우수한 소재 마그네슘을 업계 최초로 케이스에 적용한 것은 물론, 스위스 보안 전문 업체 와이즈키(WISekey)와 협력해 시계 내부에 일종의 전자 칩을 내장해 스마트폰과 연동, 제어할 수 있는 시계를 완성한 것이다. 한편 몽블랑의 ‘타임워커 어반 스피드 e-스트랩’은 기계식 시계 본체는 건드리지 않고 스트랩에 각종 디지털 정보를 표시하는 LCD 디스플레이 장치를 부착해 발상의 전환을 보여줬다. 이후 IWC 역시 ‘IWC 커넥트’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발표했는데, 가죽 스트랩에 부착한 원형 디지털 장비를 통해 사용자의 하루 활동 정보와 스마트폰을 통한 각종 메시지 등을 표시할 수 있다. 아직 가시화된 제품은 없지만 태그호이어도 바젤월드 기간에 구글, 인텔과 협업해 안드로이드 기반의 혁신적 스마트 워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같은 LVMH 그룹 소속 브랜드 루이 비통도 최근 스마트 워치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워치가 일시적 열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스위스 시계업계를 잠식할지 현시점에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럼에도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그리고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쿼츠 위기를 겪은 1970~1980년대와 달리 현재는 보다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고 유행도 쉴 새 없이 바뀌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 하나에 사람들의 기호가 쏠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LVMH 그룹 시계 부문 수장인 장 클로드 비버 회장이나 리차드 밀의 창립자 리차드 밀의 말처럼 젊은 세대가 일찍이 스마트 워치를 착용해 시계에 익숙해지면 훗날 고급 시계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식의 낙관론도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에디터 |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글 | 장세훈 (시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