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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Infinity and Beyond

LIFESTYLE

“예술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과학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나사(NASA)나 유럽우주기구(ESA)의 누군가가 한 말이 아니다. 픽사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존 라세터가 한 문장으로 설명한 픽사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1>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됐고, 이제 장난감은 마음껏 살 수 있지만 어쩐지 그 시절만큼 행복하지 않다. 아이들은 웃으면서 영화를 보지만, 어른들은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극장을 나서게 된다는 픽사의 매력. 우리와 함께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젊고 상상력 넘치는 픽사의 30년, 그리고 다가올 세기도 두렵지 않을 픽사의 비밀병기.

카우보이 인형 ‘우디’와 일명 턱돌이 로봇 ‘버즈’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해준 건 <토이 스토리 3>였다. 당시 에디터는 20대 중반이었는데 <토이 스토리 1>, <토이 스토리 2>를 재미있게 봤고 유쾌한 기억을 안고 극장을 찾았다. 100분의 러닝타임 중 후반부에 이를 무렵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났는데, 대학생이 된 앤디가 우디를 옆집 아이에게 물려주며 돌아서는 모습 때문이었다. <토이 스토리 3> 중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이 신에서 우디는 멀어지는 앤디를 보며 “잘 가, 파트너”라고 작게 읊조린다. 눈물이 난 이유를 떠올려보면, 처음으로 ‘이별’을 실감한 순간이 생각나서였다. 언제나 곁에 두고 (당시에는) 인생의 전부였던 장난감은 이제 존재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머릿속에서 까맣게 잊고 있던 시절이 갑자기 생각나서였다. 흐릿해진 인생의 행복한 찰나를 애니메이션 한 편이 다시 일깨웠고, 그 순간이 몹시 그리워 눈물이 났다. 더불어 유년 시절 장난감과의 헤어짐은 내 인생에서 ‘이별의 서막’이었음을 깨달으며, ‘그동안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이별을 했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1 니모를 찾아서   2 인사이드 아웃   3 업   4 라따뚜이

정확히 그날부터 픽사의 팬이 됐고, 이후 그동안 챙겨 보지 못한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모두 찾아 봤다. 간판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부터 파리 하면 에펠탑보다 먼저 생각나는 <라따뚜이>, 사회의 축소판을 그린 <몬스터 주식회사>, 풍선만 보면 생각나는 <업>, 내 안의 버럭이가 너무 많아 화를 잠재우고 싶게 하는 <인사이드 아웃>까지.
그런 픽사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마음을 훔치는 스토리뿐 아니라 독창적인 예술성과 최첨단 컴퓨터 기술을 더해 사랑받는 픽사 스튜디오도 이제 든든한 아카이브를 갖추게 됐다. 애니메이터 존 라세터를 시작으로 컴퓨터공학자 에드윈 캐트멀, 수식어가 필요 없는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거쳐갔다. 예술, 경영, 과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혁신가들이 픽사에 모였고, 애니메이션을 넘어 그래픽 테크놀로지를 선도하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 픽사의 오랜 팬들을 위해 픽사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도 30주년 기념으로 선보이는데, 이보다 더 기대되는 건 픽사의 비밀병기들이다.

5 인크레더블   6 코코

2017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카 3>를 비롯해 뉴 오리지널 무비 <코코>가 그 주인공.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멕시코의 축제이자 명절인 ‘죽음의 날’을 주제로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을 기리며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는 픽사의 대표 스토리를 내세운다. <토이 스토리 3> 연출을 맡은 리 언크리치가 감독을 맡아 더욱 기대되는 영화다. 무려 15년 만에 돌아오는 <인크레더블 2>는 슈퍼히어로물의 새로운 장을 열며 개봉 당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브래드 버드 감독은 “1편과는 다를 것”이라고 짧고 강력한 프리뷰를 전한 만큼 속편의 흥행을 점쳐봐도 좋겠다. 1차 발표 후 개봉일이 1년 더 늦춰진 <토이 스토리 4>는 2019년에 만날 수 있다. 존 라세터가 감독을 맡은 4편은 주인공 우디의 ‘사랑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 다만 <인크레더블 2>와 <토이 스토리 4>의 개봉 연도가 늦춰지면서 기존의 <토이 스토리> 팬들은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토이 스토리>의 광팬이라 아쉬운 소식이지만 그보다 픽사의 골수팬으로서 <카 3>부터 관람하며 후속작을 하나하나 만나볼까 한다.
<토이 스토리> 속 버즈의 가슴을 누르면 이런 말이 나온다. “To infinity and beyond.”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떠나고 또 탐험하는 픽사는 이 문장 하나로 그들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삶이 조금 팍팍하게 느껴질 때,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울고 즐기고 싶을 때, 픽사 애니메이션 한 편으로 잠시 현실을 탈출해보는 건 어떨까. 무한한 공간 저 너머에 아무것도 없을지언정 러닝타임만큼은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이 들 테니!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완성되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픽사의 아티스트들이 손수 완성한 드로잉과 페인팅, 3D 캐릭터 모형 같은 조형물을 포함해 45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4월 15일~8월 8일
전시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에디터 이아현(fcover@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