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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parent Beauty

LIFESTYLE

수공예와 첨단 기술이 만나 탄생한 유리 가구. 모던 인테리어 공간에서 투명하면서 강한 오라를 발산하는 유리 가구가 지금 국내 가구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글라스 이탈리아의 ‘닥터 지킬 앤 미스터 하이드’ 수납장

토넬리의 ‘미라지’ 테이블

피암의 ‘시그미’ 테이블

청담동 가구 편집매장 보에(Boe)의 오픈과 동시에 메인 디스플레이를 장식한 ‘글라스 이탈리아(Glas Italia)’가 주목받고 있다. 이름 그대로 이탈리아에서 온 이 유리 가구 브랜드는 디자인으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단순한 제품이 아닌 예술 작품 같은 정교함과 우아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의구심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잘 깨지지는 않을까. 가구는 무엇보다 실용적이어야 하는데. 다른 가구와 믹스 매치하기는 어떨까. 너무 튀는 건 아닐까. 그러나 이런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먼저 1970년부터 45년째(유리 세공으로는 수 대째) 유리 하나에 올인해온 기업인 만큼 쉽게 깨질 확률이 낮고, 깨지더라도 유리 파편이 거의 튀지 않는 강화 유리(tempered glass)를 사용해 안전한 제품을 만든다. 또 세계적 건축가, 디자이너와 협업해 가구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설계한다. 투명한 재질은 어디에 있든 시선에 막힘이 없어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 가구와 소품에 따라 다양한 인테리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세기 초 모던 디자인이 태동하던 시절 가구 소재의 혁신이 일어났고, 유리와 금속(크롬 도금의 강철 같은)은 이때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주로 보조적 부자재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비해 지금 만날 수 있는 유리 가구는 ‘혁신’에 가깝다. 온전히 유리만으로 완벽한 가구 형태를 만들어내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두께가 훨씬 얇아졌음에도 더욱 튼튼하고, 기술의 발달로 직선과 곡선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그 덕분에 사무용이 아닌 가정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4개의 다리와 상판을 하나로 연결한 글라스 이탈리아의 페인트(Faint) 식탁. 군더더기 요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디자인을 유리로만 구현했고(작은 나사 하나 쓰지 않고!), 감상용이 아닌 그 위에서 일상적인 식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컬러 시트를 넣어 용접한 접합 유리로 만든 닥터 지킬 앤 미스터 하이드(Dr. Jekyll and Mr. Hyde) 수납장은 디자인 자체는 심플하지만 컬러풀한 유리의 빛반사가 아름답게 펼쳐져 확실한 포인트 가구가 된다. 유리는 종류도 많아 고르는 재미도 있다. 고전적 디자인의 다리 위에 매끄러운 상판을 얹은 포스트모던(Post Modern) 테이블의 경우 투명 유리를 비롯해 래커 처리한 유리, 불투명한 새틴 글라스, 산으로 부식시킨 혼탁한 유리 중 선택 가능하다.
글라스 이탈리아보다 한발 앞서 도무스디자인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피암(Fiam)’ 역시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기술력으로 수준 높은 유리 가구를 선보인다. 12mm짜리 유리 한 판을 벤딩해 만든 뉴트라(Neutra), 제니오(Genio) 티테이블은 100kg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책을 쌓거나 조명을 함께 올려두기에도 끄덕없다. 종이접기를 하듯 직선적으로 단면을 정리한 시그미(Sigmy) 테이블의 경우 소파와 침대 옆 간이 테이블로 안성맞춤. 아직 국내에선 수입하지 않았지만, ‘토넬리(Tonelli)’에서도 유리 가구를 향한 남다른 열정을 만날 수 있다. 유리와 스테인리스스틸을 접목한 바카라트(Bakkarat) 테이블, 우드를 포인트로 활용한 미라지(Mirage) 테이블처럼 유리를 주로 쓰되 다른 소재를 믹스해 다양한 질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산업화의 산물, 인공미를 대표하는 듯 보이지만 유리 소재는 공정 과정에서 일체의 화학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다. 게다가 첨단 기술력을 통해 자유자재로 원하는 형태를 뽑아낼 수 있으니 유리 가구의 미래는 밝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꿈꾸는 시대에 유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에디터 이재연 (jye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