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thful Back View
모든 여자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또 수많은 뉘앙스를 담고 있다. 그동안 여자들은 미처 모르고 있던 사각지대, 뒷모습에 숨어 있는 뷰티 포인트.
Pure Nape
왈츠 리듬에 젖어든 두 남녀를 조각한 카미유 클로델의 ‘왈츠’를 본 적 있는가. 남자는 여자의 허리를 팔로 감싸고 여자는 그 팔에 몸을 의지했다. 남자는 금방이라도 여자의 목덜미에 키스를 할 것 같다. 남자는 분명 이 여자의 긴 목덜미를 사랑했으리라. 여자가 머리를 묶어 목덜미를 드러내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그러니 어떤 여자에 대해 알고 싶다면 목덜미를 볼 것. 온갖 겉치레를 걷어낸, 소박하고 여린 면모가 그곳에 있다. 곧은 목선을 따라 힘 없는 잔머리가 일렁이는 평온한 곳, 불현듯 품 안에 안고 싶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곳! 여자의 목덜미가 지닌 힘은 그 어떤 치명적인 유혹보다 강하다. 우리는 앞만 신경 쓰느라 황홀하도록 유려한 그 뒷모습을 버려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카키 집업 카디건은 Hermès.
에디터 정동현
사진 정동현 모델 나스탸(Nastya)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범석 어시스턴트 이현재
Slender Shoulder
목덜미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양쪽으로 곧게 뻗은 어깨는 긴 목과 단정한 쇄골을 강조하는 여자의 특권이다. 당신이 남자라면 등세모근이 발달해 어깨가 투박한 8등신 모델과 어깨가 가녀리고 곧은 아담한 여자 중 어느 쪽에 매력을 느끼겠는 가? 현명한 여자라면 의도적으로 가슴을 드러내는 대신 어깨선을 드러내는 것이 더 우아하고 효과적으로 여성성을 표출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소설 <롤리타>에서 험버트는 롤리타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소녀는 첫사랑에 빠진 그때 그 시절, 내 어린 연인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노르스름한 꿀빛이 감도는 가냘픈 어깨, 보드랍고 나긋나긋하게 파인 등….” 여물지 않아 순수한 여자의 어깨는 시선을 끌어당긴다.
레이스가 흩날리는 디자인의 화이트 드레스는 Mag & Logan.
에디터 정동현
사진 정동현 모델 나스탸(Nastya)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범석 어시스턴트 이현재
The Most Graceful Hourglass
아주 오래전부터 가느다란 허리는 곧 여자의 허리가 지켜야 하는 규범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가 숨을 참고 있을 때 유모는 코르셋을 힘껏 조였고, 에곤실레의 그림 속 풍만한 여인도 허리만큼은 쏙 들어가 있다. 여자의 허리는 왜 잘록해야 아름답다는 말인가? 여자의 허리는 상대적으로 부풀어오른 가슴과 엉덩이 때문에 더 가늘어 보인다. 어찌 됐든 가슴과 엉덩이는 그 크기가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결정적 역할을 하니, 가능한 한 허리를 조이게 되는 것이 여자의 본능일 터. 뒤에서 바라보는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날렵한 허리 라인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자의 일생에서 잘록한 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기가 얼마나 되겠는가. 잘록한 허리는 젊음을 상징한다.
그린 스카프는 Hermès.
에디터 정동현
사진 정동현 모델 나스탸(Nastya)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범석 어시스턴트 이현재
Voluptuous Hip
엉덩이는 가슴과 함께 여자의 성적 매력을 보여주는 부위로 간주한다. 하지만 복숭앗빛 둥근 엉덩이가 가슴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관능적이라는 사실을 여러 미술 작품이 증명하고 있다. 미술가들은 비너스의 아름다운 엉덩이를 찬양하다 못해 신성시하기까지 했다. 여자의 엉덩이는 탐스러운 과실에 비유되며 풍요와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포동포동하고 풍만한 곡선을 이뤄야 아름다운 엉덩이로 간주했고, 지금까지도 그 잣대는 변하지 않았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의 뒷모습이 관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다리가 길어 보여서가 아니다. 엉덩이가 위로 바짝 올라가 불룩해 보이고, 걸을 때도 엉덩이를 더 많이 흔들면서 걷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관능적인 오라를 발산하는 결정적인 뒷모습이다.
스킨 톤 보디 슈트는 Maison Martin Margiela, 벨트는 Fendi.
에디터 정동현
사진 정동현 모델 나스탸(Nastya)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범석 어시스턴트 이현재
Innocent but Seductive Legs
어떤 것도 숨기지 않는 듯한 순수한 맨발에서 가는 발목, 그 위로 미끈하게 뻗은 종아리, 유혹적인 허벅지로 이어지는 여자의 각선미는 단순히 아름답지만은 않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부터 노출되는 여자의 다리는 그녀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원인 모를 어떤 유대감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의 다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보티첼리는 맨발인 여자의 각선미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아티스트였다. 그가 그린 ‘비너스의 탄생’, ‘라 프리마베라’ 속 여인은 옷을 아예 벗고 있든, 꽁꽁 싸매고 있든 순수함과 기품을 잃지 않았다. 플라토닉 러브와 에로스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다리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맨발일 때나 납작한 신발을 신었을 때 빛을 발한다.
도트 패턴 망사를 덧댄 드레스는 Paul& Joe, 네이비 플랫 슈즈는 Repetto.
에디터 정동현
사진 정동현 모델 나스탸(Nastya)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범석 어시스턴트 이현재